디즈니플러스 구독 결제를 완료했다. 일단 아직 보지 못했던 샹치와 텐링즈의 전설을 먼저 봤다. 역시 영화관에 가서 보지 않길 잘했다. 이제 유튜브에서 리뷰 영상만 봤던 완다비전, 팔콘과 윈터솔져, 로키를 차례대로 본 후에, 지금 업데이트 되고 있는 호크아이를 볼 것이다.
나는 드라마를 무지 좋아한다. 하지만 집에 텔레비전을 들여놓지 않았고, 넷플릭스도 가입하지 않았다. 주말 온종일 티비만 보고 있을 것 같아서였다. 정말 하루종일 드라마만 본 날도 있었으니까. 너무 보고 싶은 드라마가 있을 땐, 한 회씩 결제해서 시청했다. 이렇게 해야 절제가 될 것 같았다.
오징어 게임이 유행할 땐 약간 고비였다. 깐부가 대체 뭐냐고.. 넷플릭스 결제할까.. 친구가 넷플릭스 좀 보라고, 유튜브 리뷰만으로는 부족하다고 할 때도 보지 않았다. 내가 한 번 시작하면 못 멈추는 거, 다들 알고 있기 때문에 주변 사람들도 그러려니 하는 것 같았다.
그랬던 내가, 디즈니플러스를 구독했다. 디즈니플러스는 넷플릭스에 비하면 아직 오리지널 콘텐츠는 적은 편이다. 마블 말고는 볼 게 없다는 사람들도 있다. 그래도 상관없다. 마블 보려고 구독했으니까. 요즘 마블 콘텐츠가 너무 재밌다.
무언가를 좋아한다는 게 그런 것 같다. 일관적이지 못 하게 되거나, 비이성적이게 된다. 예를 들면, 요즘 추워서 퇴근하면 집 밖에 나가질 않았는데, 오늘은 무조건 나가자고 남편을 조른다. 붕어빵 먹고 싶으니까.. 혹은, 미술에 관심도 없던 어떤 소년이 갑자기 미술학원을 다닌다. 그곳에 좋아하는 소녀가 있으니까.. (으악, 부끄)
꼭 이성적으로만 살아갈 필요는 없는 것 같다. 너무 깊게 생각할 필요도 없고. 그냥, 마음이라는 건 바뀔 수도 있는 거다. 남한테 피해주는 게 아니라면, 내 마음은 내 꺼니까, 갈대처럼 흔들려도 부끄러워하지 말자. 그러다가 누군가 '너 어제까지는 이거 싫다고 하지 않았어?'라고 물어본다면, 그냥 히- 하고 웃어주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