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회고록
7월 회고록은 7월을 대표하는 짤이나 혹은 키워드 위주의 정리를 하지 않는 방식으로 써보려 한다. 평범함에서 벗어나 그냥 흘러가는 대로 시간을 보냈기에 감상에 남는 일이 극히 줄었기 때문이다.
7월은 전체적으로 의욕도 현저히 줄었고 무언가에 열정을 낼 수 있는 에너지도 생기지 않는 한 달이었다. 여름 감기와 근육통이 근 2주 동안 지속되어 기력이 약해진 상태에서 날까지 더워서인지 기운이 계속 없는 채로 지냈다. 그러다 보니 문득 7월 말이 되어 회고록을 쓰고 있는 이 지점에 시간을 소비시켰음에 아쉽지만 오히려 머리를 비워내는 시간이었다고 생각하니 나름 위안을 얻는다.
최근 권고사직을 받아 퇴사를 당했는데 그 이후로 여러 차례 면접을 보고 최종합격을 받은 회사가 있었다. 그러나 계속 회사를 다니는 것이 현재로서는 생각 정리가 덜되어 고민하게 만드는 부분이다. 어떤 분들은 이런 생각에 대해 “요즘 같이 어려운 시대에 그냥 회사 다녀”라고들 말씀하시는 분들이 종종 계시는데 나 또한 이 말에 동의한다.
그러나 의문을 가지고 고민을 하게 된 부분은 주변인 분과 그간 겪은 일화를 주고받다가 “회사를 다닐 때가 아닌 것 같다”라는 말을 듣게 됨에 있었다. 이에 대한 생각을 더 풀어보고자 한다.
서울에 상경할 당시만 해도 “내가 어떻게 사는지” 보다 “돈만 계속 벌 수 있으면 되지”라는 마인드가 강했다. 그만큼 서울에 발 붙이고 일을 할 수 있는 것 그 자체에 대해서만 집중했다. 시간이 흐르고 어느 정도 회사에 대한 경험이 쌓이다 보니 “어떻게 사는지”에 대한 의식이 강해져 갔다. 회사를 다니면서 만나게 된 “업”을 진지하게 고민하시는 분을 보며 바뀌게 된 변화였다.
변화를 겪고 나서 정리했던 추구하려던 삶의 방식은 일과 삶의 일관성이다. 일을 통해 전문성과 경험을 쌓고 삶을 통해 이러한 경험과 전문성을 공유하면서 시간을 보낸다면 20~30년 뒤에도 재밌게 살 수 있지 않을까를 문득 기대했다. 나름의 방식을 세운바 회사를 다니는 동안에는 계속 꾸준히 “일”에 대해 고민하고 “삶”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도록 노력했다. 그러나 한 가지 간과했던 점이 있었는데 회사는 회사라는 점이다. 결국 본인의 밥그릇을 지키기 위해 성과를 통해 내가 쓸모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증명해야 하며 누군가를 찍어 누르는 보이지 않는 싸움을 해야 하는 자본주의 게임인 환경이라는 것이다.
다시 돌아와 회사를 계속 다니는 것에 대한 고민을 하는 것은 이런 지점이다. “회사를 다닐 때가 아닌 것 같다”라는 주제를 곰곰이 되짚어보면서 어떤 회사에 다니고 싶은지 그런 환경을 제공할 수 있는 회사의 모습은 어떻게 파악할 수 있는지를 제대로 정립해 놓을 필요가 있으며 회사를 다닐 때에는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를 다시금 생각할 시기라는 점이다.
시간은 언제나 어제보다 오늘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어제 고민해서 생각해 놓은 방향들이 오늘 도움이 되지 못하더라도 “과정”의 힘을 믿어보려 한다.
7월 회고는 이것으로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