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연

에필로그

by 콩두부

심연 속에 빠지는 것은 위험하고도 흔한 일일지 모릅니다. 깊고 빠져나오기 힘든 그 심연 속에서 스스로 빠져나오기를 기대한다는 것도 흔하지만 위험한 일 일지도 모르죠. 우리는 하루에 몇 명의 사람들을 지나치고 흘려보내거나 마주치고 있을까요, 당신은 마음이 강한 사람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약한 사람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이도 저도 다 거두절미하고 마음 따위에 신경 쓸 여력조차 없는 상태이신가요. 사실 이런 질문들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어느 것도 같은 자리 같은 시간에 그대로 멈춰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사람도 그리고 사람의 마음도 그렇습니다. 오늘 약해진 마음이 내일은 단단해진 마음이 될 수도 있으며 가장 빛나보였던 사람이 내일은 눈 깜짝할 사이에 심연 속으로 빠져버릴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아무것도 정해진 게 없고 예측할 수도 없다면 우리는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누구도 자기 발로 심연에 뛰어들고 싶어 하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그곳은 외롭고 고통스러우며 알 수 없는 곳이기 때문이죠. 사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간단합니다. 매일 마음을 똑바로 마주하는 것입니다. 핸드폰의 날씨를 확인하듯 보이는 그대로 보고 고개를 끄덕이고 나면 그만입니다.

만약 확인하지 못한 마음들이 쌓여 어느샌가 심연이 가까이 고개를 내밀고 있어도 무서워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당신을 위해 반딧불처럼 빛나는 꽃을 뿌려줄 누군가가 보이지 않는 곳에 분명히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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