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외-2
B는 게으르다거나 예의 없는 사람이 아니었다. 누군가 심연 속에 빠진 그에 대해 이렇게 얘기했다.
"걘 원래 마음이 좀 약한 편 아니었어? 마음을 단단히 먹어야지 호락호락한 세상인가 어디"
그 사람의 말 한마디로 B를 걱정하던 사람들 중 몇몇은 그의 약함을 혐오하기 시작했다. 어떤 사람은 화를 내며 왜 그런 약한 놈까지 걱정해야 하는 거냐며 씩씩대며 B가 빠진 심연에 침을 뱉고는 자리를 떠났다. 시끌벅적하던 B의 심연 근처에 몰린 사람들은 하루가 채 지나기 전에 모두 뿔뿔이 흩어졌다. 그들이 떠난 자리에는 그들의 발 밑에 묻은 흙먼지가 어지럽게 떨어져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