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외-1
심연 속으로 빠지고 있었던 B는 수많은 문들도 보았다.
문의 색은 다 달랐지만 B는 이상하게도 검고 푸른 문이 자꾸 신경 쓰였다. 추락하는 와중에 그는 눈을 감고 그 검고 푸른 문을 상상했다. 그러자 신기하게도 그 문은 스스로 열려버렸다. 그 안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누군가 머물다 간 흔적은 보였지만 어떤 온기도 느껴지지는 않았다. 그 안으로 발을 내딛자 걷잡을 수 없을 것 같은 불안감과 절망감이 B를 짓눌렀다. 엄청난 압력에 그는 갈비뼈가 으스러지는 느낌이 들었다. 당장 그곳에서 나와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왜인지 발이 떨어지지 않았다. 눈을 떠야 해! B는 생각했다. 하지만 그가 그렇게 간절하게 나오고 싶을수록 발은 더 딱딱히 바닥에 고정되었고 두려움이 커져갔다. 그때 아주아주 멀리서 누군가 자신을 부르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B는 잠시 빠져나갈 수 있다고 생각해 귀를 더 기울여봤지만 아무 소리도 들려오지 않았다. 완전한 어둠 속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