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계 초침소리가 심장소리를 듣고 박자를 맞추는 걸까 라는 생각으로 시작된 지루한 생각들은 마치 줄줄이 연결된 소시지처럼 이어지고 또 이어졌다. 붉은 옷을 입은 누군가는 내가 생각을 멈추려고 할 때마다 그의 머리 색만큼이나 붉은 와인을 부드럽게 권했다. 마치 몸에 좋은 약이라도 구하듯이 말이었다. 그러면 나는 그것을 정말 약처럼 삼키고는 조금 더 늘어진 기분으로 생각의 소시지들을 이어나갔다. 푸른 새벽에 시작된 생각들은 이제 오후를 맞이하고 있었다. 곧 해가 질 것 같은 불안함이 블루베리빛 유령이 되어 둥근 탁자를 뱅뱅 맴돌았다. 어찌나 뱅뱅 도는지 쉭쉭 바람이 뷰는 소리가 들릴 정도였다. 나는 마치 상한 음식을 먹은 사람처럼 속이 울렁거리기 시작했다. 와인잔은 비어있었고 와인을 권하던 누군가도 온데간데 없어진 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