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hubhi Sep 28. 2021

인도 연극으로 알아보는 영화

'Nagamandala(나가만달라)_뱀과 사랑을 나눈 여자'


출처. 위키트리


이번에 좋은 기회로 인도의 연극을 보러 다녀 왔다.

연극을 보기 위해 우리가 간 곳은 찬디가르 Sector 18에 있는 Tagore Theatre(타고르 시어터).






타고르 시어터는 1961년에 인도의 노벨 문학상 수상자인 라빈드라나트 타고르(Rabindranath Tagore)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만든 극장이다.

코로나로 인해 운영을 안하고 있다가 이번에 규제가 풀리면서 운영을 시작했다.




이번에 본 "NaagMandal(나그만달)"

A. K. Ramanujan(A. K. 라마누잔_시인 및 민속학자, 극작가 등)에 의해 전파 된 민담을 바탕으로 Girish Karnad(기리쉬 카르나드_ 배우 겸 영화 감독, 극작가)가 만든 극본이다.

기리쉬 카르나드의 극본으로 T. S. Nagabharana(T. S. 나가바라나)감독이 1997년에 영화 'Nagmandala(나그만달라)'도 만들었을 정도로 인기 있는 이야기인 듯하다.




극장 안으로 들어가니 생각보다 큰 무대를 볼 수 있었다.

알고 보니 최대 600명을 수용할 수 있다고 한다.



포스터에 '방역 지침을 따릅니다' 라고 적혀 있었는데,

안으로 들어가니 의자에 한칸씩 띄어서 '이곳에 앉으시오'라는 스티커가 붙여 있었다.


그러나 이곳은 인도...

안으로 들어가니 방역 수칙은 고사하고 마스크를 안쓰는 사람들도 많이 있었다.

그래서 우리는 마스크를 조금이라도 벗지 않기로 했다.






(줄거리. 스포 있음)





이야기의 시작은 한 남자가 이야기를 나누는 정령들을 만나는 것으로 시작이 된다.


한 여자가 한 남자와 결혼을 해서 남자의 집으로 들어온다.

하지만 남자는 아내를 혼자 집에 두고 매일 밖으로 나갔으며 가정폭력도 하는 사람이었다.

그러던 어느날 그녀에게 장님의 안티 마(남편 왈 어린시절 친구의 엄마라고 한다.)가 집으로 찾아오고 여자는 안니 마에게 자신의 남편이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며 자신의 불행한 결혼 생활을 이야기 한다.

그러자 안티 마는 너는 충분히 이쁘다는 말과 함께 마법의 약초(혹은 뿌리. 아유르베다)를 건내준다.

이걸 우유에 타서 주면 남편이 너를 사랑해 줄거라는 말과 함께.

여자는 안티 마의 말을 듣고 그날 저녁 남편에게 마법의 약초를 간 가루를 우유에 넣어 남편에게 준다.

마법의 가루가 든 우유를 마신 남편은 그대로 쓰러지게 되고 여자는 놀라 남편을 깨우지만

약초(혹은 뿌리)를 갈아 먹으면 남편이 자신을 사랑하게 될거라는 말과 달리 남편은 여전히 그녀를 싫어한다.


다음날 안티 마가 다시 그녀를 찾아오는데 남편이 똑같다며 크게 슬퍼하는 여자에게 더 큰(많은) 마법의 약초(혹은 뿌리. 아유르베다)를 준다.

여자는 다시 마법의 가루를 만들지만 중간에 포기하고 집 근처에 있는 바위 뒤에 가루를 버린다.



그리고 그 바위 뒤에서 뱀이 등장한다.




뱀은 여자가 있는 집으로 들어와 그녀의 남편으로 변신한다.


처음에는 갑자기 바뀐 남편에게 어색함을 느끼다가(뱀 남편일 때는 잘해주고 진짜 남편일 때는 못 되게 굴어서 혼란스러워 함) 자신에게 잘해주는 뱀 남편과 사랑을 나눈다.


그리고 행복해 하는 아내의 모습에 진짜 남편은 아내를 의심하며 개를 문지기로 데리고 온다.

그날 밤 뱀 남편은 여자의 집으로 찾아 오는데 집 앞에 있는 개와의 혈투에 승리해 여자를 만난다.

아침, 자신인 데려 온 개가 죽자 남편은 아내를 더욱 의심하며 더 사나운 개를 데리고 온다.

이날 밤 뱀은 새로운 개와의 사투 끝에 부상을 입고 부상을 입은 뱀 남편을 여자가 간호를 해준다.


그렇게 여자와 뱀 남편은 서로 사랑을 나누고 시간이 지나 여자가 뱀 남편에게 당신의 아이를 가졌다고 알린다.

뱀 남편은 아침에 자신에게 이 사실을 알리지 말라고 하지만 여자는 아침에 진짜 남편에게 이 사실을 알린다.

자신과 밤을 보낸 적 없는 아내가 임신을 하자 진짜 남편은 아내를 추궁하며 마을 법정에 그녀를 세운다.




마을 법정에서 그녀는 자신이 진실 됨(이 아이가 자신의 남편의 아이임)을 이야기 하고,

마을 사람은 그렇다면 여자에게 스스로 결백함을 보이라고 한다.

이에 여자는 바위에 손을 얹고 "나는 당신만을 만졌습니다"라며 맹세를 한다.

그리고 그 바위 뒤에서 뱀이 튀어 나오며 여자를 추궁하던 마을 사람들을 위협하는데,

갑자기 나온 뱀에 놀랐던 여자는 자신에게 다가오는 뱀을 두려워 하지만 그 뱀과 접촉하는 순간 여태 자신을 사랑해준 남편이 이 뱀이 였다는 것을 깨닫는다.









이 연극은 인도에서 처음으로 본 연극인데 그렇다 보니 '인도의 연극은 이렇다' 라고 할 수 는 없지만 이 연극과 한국에서 봤던 연극들과의 차이점을 이야기 해보려고 한다.



가장 쉽게 느낄 수 있었던 차이점은 공연 중간에 계속 박수를 쳤다는 것이다.

특히 뱀이 나오는 장면이나 중간에 뱀 남편과 사랑에 빠진 연출 부분 등 극에 포인트가 될 부분들에서 박수를 치고 휘바람을 불렸다.

이런 무대 매너는 다른 인도 전통 극(힌두 신화이야기)을 볼 때도 볼 수 있었는데 신이 등장하거나 신이 악마를 무찔렀을 때 특히 큰 박수 갈채를 받는다.




다른 특징은 무대 음악을 녹음해서 쓰는 것이 아닌 연주자와 가수가 직접 한다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당연히 녹음 한 음악을 틀어주는 거겠지 했는데 옆을 보니 연주 하시는 분들과 가수 분들이 배우들의 연기에 맞춰 라이브를 하고 계셨다.






이 극 중에 인상 깊었던 부분 들도 있었는데




아내와 뱀 남편이 사랑을 나누는 연출.


뱀이 남편으로 변하는 연출을 위해 무대 중앙에 가벽을 세워 뒀는데 뱀은 항상 오른쪽(뱀)에서 왼쪽(사람)으로 변신을 한다.

그리고 그 가벽 앞에서 둘이 하나의 형상을 만들고 뱀이 하얀색 가루를 이 연인들에게 뿌려준다.

처음에는 저게 뭘까(공연은 힌디로 되어 있기 때문에 대사를 다 알지는 못했다.)했는데 나중에 남편의 추가 설명으로 서로 사랑을 나누는 것을 연출 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무대 위의 3개의 문


무대 위에는 3개의 문이 있었는데, 중앙의 문은 가벽으로 오른쪽은 뱀이 왼쪽은 사람이 그려져 있다. 

왼쪽의 문은 여자와 안티 마가 만나는 뒷문으로 여자와 남자가 그려져 있다.

오른쪽의 문은 남편이 이용하는 문(집을 나가는 문)으로 여자와 뱀이 그려져 있다.


왼쪽 문과 오른쪽 문은 그림이 숨겨져 있다가 여자가 뱀 남편과 사랑에 빠졌을 때 드러나는데

문들이 연인의 사이를 왔다 갔다 돌아다니면서 남자가 뱀과 사람으로 교차 되는 연출이 극 중 최고였다.








연극 'Naagmandal'과 영화 'Nagamandala'의 차이점




아무래도 같은 이야기를 가지고 있다고 하지만 장르의 한계점이나 연출하는 사람이 다르다보니 내용 면에서도 차이점이 보였다.


연극에서 남편이 여자가 행복해 하는 모습으로 의심을 가졌다면 영화에서는 아침에 돌아온 남편이 침대 위에 반쯤 벗은 아내와 꽃을 보고 의심을 하기 시작한다.


또한 남편이 아내의 부정을 밝히기 위해 연극에서는 개를 데리고 왔지만 영화에서는 체육관에 있는 한 선생님이 도와 주었다.


아내가 자신의 결백을 밝히기 위해 한 행동은 'Naga divya'로 뱀을 잡고 결백함을 보이는 인도의 풍습 중 하나인데, 영화에서는 여자가 뱀을 잡지만 극에서는 바위에 손을 대는 것으로 표현이 되었다.

이런 풍습은 오직 뱀을 잡아 결백을 보이는 것이 아닌 자연물을 잡고 결백을 맹세한다고 한다.


연극에서는 여자가 뱀이 여태 자신이 사랑했던 남편임을 깨닫고 끝이 나지만 영화의 결말은 다르다.

영화에서는 'Naga divya'로 결백을 증명 받은 아내를 계속 의심하던 남편이 뱀이 자신으로 변해 아내와 사통했다는 것을 깨닫는다. 뱀은 여자의 남편을 죽이려고 했지만 남자가 자신의 독(마음의 병)을 제거 했다는 것을 깨닫고 여자의 남편을 살려주기로 한다. 하지만 남편은 그 뱀을 불에 넣고 태워 죽이고 다정하게 변해 자신의 아내(이전의 다정한 남편이 뱀이였던 것을 모르는)와 축제에 함께 가는 것으로 영화는 막을 내린다.



물론 나는 영화가 아닌 연극을 보았고 연극의 대사는 힌디였기에 모든 대사를 이해 할 수는 없었지만

연극을 보는 동안 배우들의 훌륭한 연기와 기가막힌 연출로 쉽게 이해 할 수 있었다.

극 및 영화의 내용들은 인도 내에서의 여성들의 삶과 'Naagmandal(나그만달)'의 민담이 있는 인도의 카르나카나 지역의 민속학적인 내용도 볼수 있었다.

이 민담은 Kannada(칸나다)어로 되어 있는데 카르나카나 지역의 사람들은 특히 마법이나 마술에 관심이 많았다고 한다.(그래서 사랑 받기 위해 마법의 약초(뿌리)를 사용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매거진의 이전글 뭄바이를 배경으로 한 영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