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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hubhi Mar 13. 2022

펀잡에서 라자스탄 여행 가기(3)

라자스탄 음식 예찬



라자스탄을 여행하면서 좋았던 점은 음식이 입에 맞는다는 것이었다.


인도에 산 지 어느덧 3년 차가 되어 가지만 나는 아직도 인도 음식과 낯을 가리는 중이다.

그런데 이번 라자스탄 여행에서 인도 음식만 먹었는데 너무 잘 먹는 나를 보고 나도 놀라고 남편도 놀랐다




그래서 소개하는 여행 중에 먹었던 라자스탄 음식들!








1. 도착하자마자 먹었던 로띠(차파티), 알루 사부지, 파니르 사부지, 다나 메띠(Dana methi) 사부지, 산그리(Sangri) 사부지



사실 도착하자마자 먹었던 것은 포하였지만 포하를 먹고 조금 지나서 먹었던 것이다.

우리가 행사하는 기간 동안 학교에서 급식을 담당하시는 분이 식사를 준비해 주셨는데

도착한 날은 쉬시는 날이라 밖에서 사 와야 했다.




평소에도 알루 사부지와 파니르 사부지는 좋아했는데 다나 메띠 사부지는 처음 보는 거라 먹기 두려웠다.


그래도 여행의 즐거움은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


처음 딱 먹고 이건 무슨 맛이지 하면서 얼굴을 찌푸리고 말았다.

맛이 어릴 적 먹었던 한약 같은 맛이 났기 때문이다.

그런데 웬걸 한번 먹고 나니 이상하게도 또 먹고 싶어졌다.


다나 메띠는 메띠 = 호로파 씨앗으로 만든 사부지인데,

호로파는 한국 카레에도 들어가는 마살라의 한 종류이다.

한의학에서는 복통이나 산통에 쓰이는 약재로도 쓰이는데, 생리통을 완화하거나 모유량을 증가하고 가슴이 커진다거나 성욕을 증진시킨다고 한다.

하지만 독성이 있어서 하루 권장량을 주의하면서 먹어야 하는데,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많이 함유되어 있어 임신을 준비 중이거나 임산부는 피해야 하는 음식 중 하나이다.


처음에는 아차르인 줄 알고 집에 가기 전에 꼭 사야지 했는데 상할 수 있다고 해서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이건 라자스탄 특산물인 산그리(Sangri)로 만든 사부지인데,

산그리는 프로소피스 시네래리아(Prosopid cineraria)라고 불리는 나무에서 자라는 콩이다.

프로소피스 시네래리아는 보통 물이 극심하게 부족한 지역에서 자란다고 한다.








마지막 날 기념품을 사러 시장에 가니 아유르베다 가게에서 말린 산그리를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여행을 마치고 장으로 보러 왔는데 집 근처 시장에서 신선한 산그리를 발견할 수 있었다.

(물론 내가 먼저 알아본 것은 아닌 남편이 먼저 알아봤다.)

상그리, 신그라, 상그라 이름은 제각각이지만 펀잡에서도 구할 수 있었다.


다나 메띠의 맛은 이상하지만 끌리는 맛에 산그리 사부지도 도전을 해봤지만 내 취향이 아니라 더 먹어보지는 않았다.

채소 본연의 맛을 좋아하신다면 추천!


2. 인도 어디서든 먹을 수 있는 기본식 챠월, 알루 사부지, 달, 라여타


둘째 날 아침부터는 요리사 바이야께서 요리를 해주셨다.



완두 콩이 들어간 밥과, 감자로 만든 알루 사부지, 인도 사람들이 빼먹지 않는 달, 옥수수가 들어간 라여타.




이 구성은 인도 어디를 가도 먹을 수 있는 기본 탈리인데 구성은 같지만 맛은 다르다는 것!


라자스탄의 기본 탈리는 펀잡의 탈리보다 순한 맛이었다.

들어가는 밥과 라야타에 들어가는 채소들도 한국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채소들이라 거부감 없이 먹을 수 있었다.


3. 인도식 떡(?)  베선 걷타(Besan gatta), 로띠(차파티), 달


저녁에는 처음 보는 요리가 나왔다.

그건 바로 베선 걷타 였다.


인도에 와서 본 적이 없는 요리에 안에 들어간 원통 모양의 건더기가 당근인 줄 알았다.

식감도 아삭아삭한 게 딱 당근이었다.

남편에게 물어보니 베선(칙피_병아리 콩) 가루를 반죽해서 물에 익힌 거라고 하며 인도식 떡이라고 설명해 주었다.


글을 쓰기 전에 음식 이름이 생각이 안 나서 어떻게 찾아야 하나 고민을 했는데

이번에 팔로우 하기 시작한 미니어처 인도 요리 인스타에서 눈에 익은 조리법이 올라왔다.

바로 내가 까먹었던 베선 걷타였다.


만드는 법이 궁금하시다면 

https://www.instagram.com/reel/Cat5FfrB0nW/?utm_source=ig_web_copy_link




        

4. 언제 먹어도 맛있는 푸리, 촐레 사부지, 아차르(산그리, 밀치)


제가 가장 좋아하는 인도 음식을 물어본다면 '알루 푸리'라고 이야기할 것이다.

알루 덤(졸인 알루 커리)과 푸리를 합쳐 알루 푸리라고 하는데,

인도에 처음 왔을 때 남편과 데이트하면서 함께 먹었던 추억이 있어서 더 좋아하는 것 같다.




이날 아침 요리사 바이야에게 오늘 아침밥을 물어봤는데 촐레 바투레라고 알려주셨다.


(촐레 바투레가 궁금하시면 아래의 링크에서 )


알루 푸리 다음에 좋아하는 것이 촐레 바투레여서 신이 나 동네방네 오늘 아침은 촐레 바투레라고 소문을 내었다.

그렇지만 중간에 푸리로 메뉴를 바꾸셨다...

둘 다 반죽을 밀어 기름에 튀기는 거라 상관이 없었지만 쫀득한 바투레를 기대했기에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바투레는 메다(Maida)로 만들고 푸리는 아타(Atta)로 만드는 줄 알았기에 의아했는데 꼭 그렇게 안 만들어도 되는 거였나 보다.


한국 하면 김치를 빼먹을 수 없듯이 인도하면 아차르를 빼먹을 수 없는데 라자스탄에서는 산그리로도 아차르를 만든다.

나는 피클도 안 좋아하는 사람이다 보니 아차르도 좋아하는 편이 아니라 남편이 내 몫까지 먹어주었다.



5. 라자스타니 스위츠 피자 게벌 러브리(Ghevar Rabri)


저녁을 먹고 쉬고 있는데 친구가 상자를 들고 사람들 사이를 누비었다.


라자스탄 스위츠인 게벌 러브리를 나눠주고 있었는데,

친구에게 이게 뭐인지 물어보니 라자스탄 스위츠 피자라고 한다.

중간에 받은 거라 원래 모양은 못 찍었지만 파이 혹은 진짜 피자 모양이다.


인도 스위츠들은 너무 달았는데 러브리는 푸석푸석하고 많이 달지 않아서 꼭 사고 싶었던 것 중 하나였다.

비카네르 가게들이 일찍 닫는 것을 알지 못해 못 산 게 지금도 아쉬울 정도이다.






6. 친구 어머님이 만들어 주신 로띠(차파티), 달, 알루 사부지, 부지아, 챠월



인도의 기본식 2.



하지만 어머니의 손맛이 들어간 안티의 요리이다.

기본 탈리와 구성은 같지만 정성 때문인지 더욱 맛있었다.










라자스탄에서는 로띠(차파티)와 사부지, 부지아(사진에 있는 가는 스낵)를 함께 해서 먹데,

전에 입맛이 없을 때 밥과 함께 남킨(인도식 스낵)을 섞어서 먹는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로띠에도 같이 먹는 것은 이번에 처음 알았다.

라자스탄 식으로 먹어보니 입속에서 바삭바삭 씹히는 부지아가 입맛을 더 돋우았다.

로띠와 사부지, 부지아를 한데 모아 먹고 샐러드로 입가심을 하며 계속 먹다 보니 밥을 먹기도 전에 배가 꽉 찼다.

나는 달을 즐겨 먹는 편이 아닌데 '안티의 음식이 이렇게 맛있는데 달은 얼마나 맛있을까?' 하는 생각에 배부름을 뒤로하고 밥과 달을 먹어 보았다.

먹는 순간 배가 불러도 흡입이 가능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남편이 해주는 달이나 다바(식당)에서 먹는 달은 묽고 향신료 향이 강하다고 느꼈는데 안티의 달은 부드럽고 향신료가 들어가 있지만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조화로웠다.

채소가 들어가지 않은 키치리(인도식 죽) 같았다.


결국 싹싹 발우 공양하듯 긁어먹었다.

남편이 이렇게 잘 먹으니 안티에게 레시피를 배워야겠다며 나보다 더 좋아하더라






결론은 라자스탄 음식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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