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녀 시절아, 내 처녀 시절아, 나를 남겨두고 어디로 가 버렸느냐? 나 다시는 당신께 돌아가지 아니하리, 다시는 아니 가리.
※ Reproduced with permission of the Licensor through PLSclear. ※ Rayor, Diane J., trans. & ed. Sappho: A New Translation of the Complete Works, Cambridge University Press, 2nd ed. 2023. Introduction and notes by André Lardinois.
결혼식 준비를 위해 치장하는 신부(BC 330-320)
("Wedding preparation", shakko, CC BY-SA 3.0, via Wikimedia Commons )
<note> <단편 104>와 비슷한 정서가 흐르는 결혼식 노래다. 첫 행과 두 번째 행은 서로 다른 화자가 대화하는 형식으로 보는 견해가 일반적이다. 먼저 신부(1행)가 떠나고 있는 자신의 처녀 시절에 안녕을 고하고 있고, 그 처녀 시절(2행)이 신부에게 화답한다.
결혼을 함으로써 자신이 나고자라며 늘 함께 해왔던 가족, 친구, 집과 영원히 단절되어야 하는 고대 여성들은 혼인을 마냥 즐겁게만 받아들일 수는 없었으리라. 그래서 그네들의 결혼식에서는 합창단이 흥겨운 축가뿐 아니라 신부의 마음을 헤아린 이런 결혼 비가(悲歌)(Wedding Lament, Wedding Cry)도 불러주며 그 복잡한 심사를 자연스레 표현해 줌으로써 되려 일종의 위로를 전할 수 있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