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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랑글렛 May 15. 2023

2023 플레이엑스포(PlayX4) 관람기

플레이 중심의 게임 전시회, 게이머를 위한 테마파크

게이머들을 잔뜩 흥분케  행사가 지난 10일부터 14일까지 일산 킨텍스에서 개최됐다. 국내에서 열리는 가장 큰 게임 전시회 중 하나인 플레이엑스포(PlayX4)는, 11월에 개최되는 지스타(G-STAR) 보다 일찍 게이머들을 맞이하는 오프라인 행사다.


관람 후기를 한 마디로 말하자면, 다양한 취향과 가치관이 공존하는 나노사회(개개인이 미세한 단위로 조각난 사회)의 축소판을 경험한 것 같다. e스포츠, 인터넷방송, 대형게임사와 인디게임, 레트로게임, 아케이드게임, 게이밍기어, 굿즈 등 수 많은 카테고리가 한 데 어우러진 종합상점이었다. 다채로운 먹거리가 혼합되어 있으면서도, 그 중심에는 ‘플레이’가 있었다. 여러 가지 체험을 모두 무료로 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플레이엑스포의 정체성이 확고하게 느껴졌다.

전시장 전경. 게임을 주제로 이렇게나 다양한 것들을 보여줄 수 있구나 싶은 경외감이 들었다.

플레이엑스포를 찾아온 관람객들의 연령대 또한 다양했다. 콘텐츠와 즐길 거리가 풍부해 아이부터 어른까지 전 세대가 흥미를 느낄 수 있는 환경이었다. 방방 뛰며 오락기기를 작동하는 아이들, 귀여운 굿즈를 구입하는 청소년, 의자에 앉아 게임을 플레이하는 성인남녀, 게이밍기어와 레트로장터를 서성이는 아재들까지, ‘게임’을 필두로 각기 다른 목적이 한 데 규합된 현장이었다.


전시장 안을 가득 메운 코스어(코스튬 플레이어)들이야 말로 가장 주목할 만한 포인트였다. 마치 이세계에 온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코스어들이 즐비했다. 아직까진 고지식한 문화의 경계에서 이상한 눈초리를 받는 그들이, 환호와 조명 속에서 취향의 실현을 할 수 있는 장소였다는 점에서 특별했다.

게임만큼이나 주목받았던 코스어들. 카메라를 들고 개인방송을 하는 사람도 심심찮게 볼 수 있었다.

플레이엑스포는 아케이드 게임에 진심이었다. A구역에선 대형 아케이드 게임기들이 자리해, 자신의 실력을 뽐내는 고수들의 진풍경이 펼쳐졌다. 추억의 게임장에선 패미콤과 같은 레트로 게임기들을 옛날 환경 그대로 플레이 할 수 있게끔 꾸며졌다. 주말에 열린 레트로 장터에선 수많은 레트로 게임과 소장품들이 판매되어 마치 박물관에 온 듯한 기분이 들게 했다.


전시장 중심부에선 인디게임과 중·소규모 개발사들의 신작을 직접 체험할 수 있었다. 정해진 시간만큼 플레이하고 나면, 설문조사를 통해 의견을 낼 수 있고, 굿즈와 경품도 받을 수 있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전시회에서 맞닥뜨리는 게임이 대부분 모바일 플랫폼에 국한된 경향이 있었는데, 이번 플레이엑스포에선 모바일 못지않게 많은 PC와 콘솔기반 게임을 마주할 수 있었다.


게이머를 위한 테마파크에 가까웠던 플레이엑스포는 게이머들의 열정과 관심을 현장에서 목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었다. 게이머는 무수히 많고, 더욱 늘어나는 중이다. 그들의 취향도 나날이 세분화되고 있다. 게임을 소비하는 방향에 있어서도 그 방법이 다채롭게 변화되고 있다. 게임 산업의 앞으로의 발전과 향방이 기대되는 행사였다.

대형게임사들의 행보처럼, 중·소규모 게임사도 스팀(PC 게임 플랫폼)과 콘솔을 활용한 게임을 많이 준비하고 있었다. 메타버스와 VR·AR은 그 열기가 식은 듯, 찾아보기 힘들었다.

아쉬운 점도 있다. 입장권은 저렴한데 반해 주차비용은 터무니없이 비싼 것(일일 12,000원)과 관리 인원이 없어 입장권 발급 대기 줄이 중구난방으로 얽혀있었다는 점(직원조차도 대기 줄의 시작점을 몰랐다), 휴게공간의 좌석과 테이블이 사람 수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고, 참가한 대형게임사의 수가 적은 등의 문제가 있었다. 이는 앞으로도 플레이엑스포가 국내 메이저 게임행사의 지위를 유지하는 데 있어 개선해야 할 지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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