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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elly Apr 26. 2024

2024 교향악축제 - 수원시향 관람

좋은 분들과 교향악축제 공연 중 하나를 관람하기로 했다. 7명 날짜 맞추느라 25일밖에 안 되어 이날을 골랐다. 수원시향의 공연은 처음이라 궁금했다. 바이올린 협연인 것도 좋았다.


일찍 모여 저녁을 먼저 먹기로 했다. 다른 분들을 기다리는 동안 바로 옆에 있는 갤러리에 가서 무료 관람을 했다. 독특한 무늬가 예뻤고, 세 겹으로 된 작품들은 보는 곳에 따라 다르게 보여 환상적이었다.


식사 인원이 모이자 우리는 쌀국수 가게에 가서 이야기를 한참 나누며 느긋하게 식사를 했다. 아직 못 오신 분들을 기다리는 동안 무용원 건물 옆 나무 그늘에 가서 또 한참 이야기를 나누었다. 오케스트라 연주 관람이 처음인 분들도 계셔서 혹시라도 지루하지 않으실까 걱정되기도 하고 멀리서 오신 분들이 계셔서 집에 가는 길도 염려되었다.


시간이 되어 안으로 들어가 표를 찾은 후 늦게 오신 분들을 만나 사진을 찍고 연주회장 안으로 들어갔다. 1 바이올린 쪽에 앉았는데 약간 바깥이라 연주자들의 뒷모습만 보이는 것이 조금 아쉬웠다. 다음에는 미리 예매해 가운데 자리에 앉으면 좋을 것 같다. 오케스트라 공연은 너무 앞쪽보다는 가운데가 소리 면이나 악기를 골고루 보며 역동적인 모습을 즐길 수 있다는 면에서 나은 것 같다.


오스트리아와 유럽에서 활발히 활동한다는 김응수 바이올리니스트를 이번에 처음 알게 되었다. 그가 연주하는 베토벤 바이올린 협주곡은 파워풀하면서도 애절하고 발랄했다. 1부가 끝나고 우리는 박수와 환호를 많이 보냈다. 인터미션 동안 곡과 오케스트라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오케스트라 공연이 처음이신 분들을 위해 아는 한에서 말씀을 드렸다. 쇼스타코비치의 교향곡은 나도 처음이어서 기대가 되었다. 느리고 빠르고 느리고 빠른 네 개의 악장이 연결되어 약음기를 끼웠다 뺐다 하며 여리고 환상적인 분위기에서 세찬 폭풍우 같은 부부까지 자유자재로 오가며 우리를 감동시켰다. 영화음악 같으면서도 현대음악적인 새로운 시도가 돋보이는 작품이었다.


두 곡에 앙코르도 없었지만 곡 자체가 워낙 길어 생각보다 늦게 끝나는 바람에 다들 서둘러 집에 가느라 끝나고는 이야기를 많이 나누지 못했다. 처음 보는 오케스트라 공연이 생각보다 좋았다는 분도 계셨고, 오랜 시간 앉아서 보느라 힘들어하는 분도 계셨다. 나는 보면 볼수록 교향곡의 세계에 빠져드는 자신을 느끼며 감동의 시간을 보냈다. 좋은 분들과 함께여서 더 행복했던 것 같다. 무사히 귀가하시길 바라며 나도 발걸음을 서둘렀다.


집에 돌아와서도 사진과 감동을 나누느라 11시를 넘겨서까지 단체 대화방이 북적였다. 좋은 추억으로 남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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