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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elly Apr 06. 2024

소중한 음악 인연

다음 해인 2021년 봄, 바이올린에 열정적인 분들이 모여 단톡방을 열었고, 아주 가끔 만나 그동안 연습한 곡을 발표했다. 사는 곳이 다들 멀고 일하는 분들이라 자주 만나지는 못하지만 음악과 삶을 수시로 나누며 우정을 쌓아 왔다. 그중 한 분을 오랜만에 만났다. 지금 레슨 받는 학원에서 버스킹이 있다고 해서 응원차 관람을 갔다.


바이올린 학원 앞에 키보드와 마이크, 보면대를 세팅하고 의자까지 놓으니 야외 공연장이 되었다. 선생님의 지도력이 좋은지 초보 아이들의 음정이 꽤 정확했고, 아이들이 긴장하지 않고 연주를 했다. 아이들의 순서가 끝나고 성인반 차례였다. 두 번째로 나온 J 씨, 평소에도 늘 느끼는 것이지만 정말 연주를 감동적으로 잘한다. 어렸을 때 배웠다가 성인이 되어 다시 배우는 분들의 연주에서는 무언지 모를 자연스러움이 느껴진다. 이분의 연주로 큰 감명을 받았다.


공연이 끝나고 해장국을 먹으며 짧은 시간에 엄청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약사님이라 속이 나쁜 남편의 증상을 말했더니 유익한 건강 조언을 해 주셨다. 밥을 먹으면서 핸드폰에 메모를 해 가며 들었다. 특히 운동에 대한 말이 인상 깊었다. 남편이 10년 동안 매일 저녁 한 시간씩 걷고 가끔 골프를 치곤 했는데 주 2~3회만이라도 땀 흘리는 운동, 예를 들면 조깅, 테니스, 탁구와 같은 것을 하는 게 좋겠다는 말씀을 해 주셨다. 바로 남편에게 이야기했더니 밤에 뛰러 나갔다.  


소중한 음악 인연을 만나 좋은 대화를 나누니 참 기쁘다. 이게 살아가는 재미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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