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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elly Jul 22. 2024

2부만 본 오페라 '마술피리'

간혹 모여 연주하는 오케스트라 내 동아리 선생님들과 뮤지컬 ‘마술피리’를 예약했었다. 오래전이라 잊을 즈음 단체 대화방에 조만간 보러 간다는 메시지가 와서 일정표에 4시로 적어 두었었다. 전날 다른 분이 토요일에 공연 보러 가자는 말씀을 하셔서 하루 종일 고민했다. 비가 많이 오기도 했고, 오전에 일정이 있었고 다음 날도 공연 보러 갈 예정이라 토요일까지 연주 보러 가기가 남편에게 미안했기 때문이다. 그 연주가 5시였다. 몇 시간 전까지 고민하다 못 간다고 말씀드리고 남편과 시간을 보냈다. 


마술피리 보는 날, 왜 5시라고 생각을 했을까? 토요일 공연 5시가 마음속에 남아 있었나 보다. 예배 후 남편과 카페에 갔다가 가면 되겠다 싶어 앉아 있었고, 배터리가 별로 없어 멀리 있는 충전기에 꽂아 두었었다. 4시 5분쯤 핸드폰을 확인하다가 깜짝 놀랐다. 이미 선생님들이 와 계셨고, 나를 찾는 메시지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제야 확인하니 공연이 4시가 아닌가. 얼마나 놀랐는지... 남편에게 집까지 조금 멀지만 걸어가라고 하고 바로 출발했다. 다른 공연도 있었는지 들어가는 입구가 너무 막혀 한참을 기다렸다 결국 그 옆 건물에 주차를 하고 공연장으로 들어갔다. 1부 중간에 들어갈 틈이 세 번 있었지만 다 놓쳐 인터미션 때 들어가라고 하셔서 밖에서 거의 30분을 기다렸다. 


인터미션 때 반가운 선생님들을 만나 2부 공연을 함께 관람했다. 밖에서 노래를 듣고 줄거리도 읽어보았지만 2부만 보는 건 이해하기가 쉽지 않았다. 노래 가사가 옆 화면에 씌어 있는 건 좋았다. 원래 예정되었던 국립 오페라단에 사정이 생겨 다른 팀이 하긴 했지만 그동안 전국 순회 다닌 팀이라 그런지 굉장히 잘했다. 아이 세 명의 목소리가 너무 예뻐서 놀랐다. 마술피리 공연은 처음 보는 것이라 놓친 1부가 아깝긴 했지만 2부를 앞에서 관람해서 행복했다. 연주도 훌륭했다. 마치고 함께 맛있는 식사를 하며 한참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런 분들과 함께인 게 정말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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