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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J Jun 27. 2023

카톡을 잘못 보냈다

동생에게 재미있는 영상을 보냈다.


“영상 링크 보낸다면서?”


“링크 아까 보냈잖아!!”


“아무것도 안 보냈어.”


동생과 한 카톡을 확인해 보니 영상링크가 없었다. 그럼 난… 누구한테 보낸 거지??


으… 악!!!


흔히 회사에서 메신저로 동료가 아닌 상사에게 보냈더라.. 같은 무시무시한  사건이 일어난 건 아니지만… 아주 잠깐, 이 세상에서 사라져 버리고 싶었다.


나는 까무러치게 놀라 허겁지겁 메시지 삭제를 눌렀다. 카톡에서 영상이 사라졌다. 카톡기능이 이렇게까지 발전한 것인가. 삭제를 하며 상대방에게 삭제표시가 뜨는 걸로 알고 있는데.. 나는 의심이 담긴 눈빛으로 갸우뚱했으나 카톡의 눈부신 기술적 발전을 믿고 싶었다.


다시 확인해 보니 내 카톡에서만 삭제하기를 한 것이었다.(그럼 그렇지..) 상대방에게 카톡이 오지 않았다. 아~ 다행이다! 놀란 가슴을 쓰러내렸다. 상대방이 읽기 전에 삭제를 해서 전달되지 않은 건지도 모른다. 히히!


“띠링!! “


얼씨구?


카톡이 왔다.


다른 사람들은 이해하기 어렵겠지만 운둔 기질이 다분한 나 같은 사람에게는 동공지진이라도 일어날 상황이다.


카톡 상대방은 이전에 공공근로에서 알게 된 분이다. 오십 중 후반 여성으로, 언제나 개인적인 모임과 용무가 바쁜 ‘인싸’ 느낌이 물씬 풍기는 분이었다. 코로나 시기에 대규모 채용으로 이십 대부터 오십 대까지 다양한 연령층과 함께 근무를 했는데 어정쩡한 삼십 대 후반이었던 나는 오십 대 어머님(?)들 무리에 끼어 든든한(?) 보호막 아래 근무를 할 수 있었다. 쭉 주부로만 지낸 분들도 있고 코로나타격으로 무기한 휴직이 된 분들도 계셨다.


조금씩 친해지면서 당연히 이 그룹의 막내인 나에 대한 궁금증이 없을 리 없다. 언제가 그런 질문이 올 거라 예상은 했지만 조심스러워서 묻지 않은 것 같았다. 한 창 일할 나이 삼십 대가 공공근로를 하고 있으니 말이다. 같이 근무했던 분들 중에는 나보다 한 두 살 많은 분들이 있었다. 그들은 완전히 원자화된 독고다이 스타일이었는데 나조차도 그녀와 그가 뭘 해 먹고살았는지 궁금했으니 말이다. 그분들은 단단해 보였다. 나 같은 찐따는 아닌 것 같았다. 진짜 궁금해서라기보다는, 단순한 호기심이다.


그러던 어느 날, JJ는 이전에 뭐 했니?라는 질문이 시속 100킬로 속도감으로 날아왔고 나는 얼렁뚱땅 사무직 같은 일을 했다고 대답했다. 사무직이면 사무직이지 무슨 같은(?)은 뭔가..(땅굴이라도 파서 들어가고 싶었다.)




다음 편에 이어 쓰겠습니다



2023. 06.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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