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에세이를 많이 쓰지 못했다. 에세이와 같은, 감성적인 글을 쓰기 위해서는 내 마음속이 행복감과 같은 긍정적인 생각들로 채워져 있어야 하는데, 요 근래에는 직장생활에 너무나 집중을 했는지, 행복 에세이를 쓸 수 있는 감성이 메마른 상태였다. 그리고 사회생활에 흠뻑 물든 나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되었다.
슬프게도 '사회생활을 안다'는 것과 '사회생활에 물든다'는 것은 서로 다른 표현이다. 만약 어떤 사람에게 배신감을 느끼거나 실망을 했다면 그것은 아직 사회생활에 완전히 물든 상태가 아니다. 사람에게 실망을 한다는 것은 어떠한 기대가 있었을 때 가능한 것이다. 사람에게 상처를 받고 실망하는 패턴을 반복하다 보면, 어느새 '그럼 그렇지..'하고 멘탈을 단단히 붙잡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실망을 하기 전에 기대를 버리고, 마음의 준비를 그때 그때 해놓는 것이다.
'그럼 그렇지..'에서 점점 '그래 그럴 수도 있지..'가 된다. 나를 힘들게 하거나 배신한 사람을 보면서 슬픈 감정을 느끼기보다는 점점 그럴만한 사정이 있을 거라며 이해해 보는 단계에 다다른다. 누군가가 타인으로 인해 크게 상처받거나 절망하는 모습을 보며 '저 사람은 순수하구나', '저 사람은 아직 감정이라는 것이 남아있구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내가 마지막으로 사람에게 실망했던 적이 언제인지 떠올려보려 한다.
그럼에도 상처받은 사람을 보면 안타깝다.
나는 이미 강한 사람이 되어있다. 나는 상관없지만, 타인의 시선을 신경 쓰며 스스로 자조하는 사람들을 보면 안아주고 싶다. 타인의 시선은 그리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고, 타인의 사랑을 받을 필요는 없다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말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