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는 의외의 빅매치였다. 아이유 언니의 공연이 같은 날이었다. 모두가 아는 떠들썩한 공연과 처음으로 사람들 앞에 서는 주주의 첫 공연이 시간도 겹쳤다.
어느 고등학교 부설콘서트홀에서 열렸는데 홀이 꽉 찼다. 물론 그날 온 사람 중에는 공연 관계자 지인들이많았다. 그래도 불안한 리허설을 딛고 본공연에서는 주주의 삶과 닮아있는 노래를 불러냈다. 2시간 가까운 공연 시간 중에 8여분을 그곳에 온 사람 모두는 그녀의 노래에 마음이 요동쳤다.
노래를 부르기까지 지극히 낮은 어느 곳에서부터 험난한 과정을 거쳐 무대에 설 수 있었는데, 어떤 사연도 밝히지 않았는데도 사람들은 노래가 전하는 애잔함을 통해 주주가 살아온 시간을 느끼고 있었다. 공연 후 뒤풀이에서 들었던 말 중에
- 이미 다 갖고 있어요. 무엇을 바꾸려고 더 채우려고도 하지 말아요. 자신이 가진 것을 꺼낼 수 있도록 우리가 도와줘야 해요.
- 힘들다고 돌아갈 생각도 하지 말아요. 오늘 이 순간이 시작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요.
일부러 곁에 와 주주를 응원해 준 사람들의 말은 예언 같았다. 화려한 데뷔가 성공을 보장하는 것도 감동이 계속되어 주주의 모든 삶이 순탄한 것도 아니다. 그날의 공연은 그냥 그녀가 선택한 삶의 시작이었다.
시작을 했기에, 새로운 길의 변곡점을 찍었기에 다시 발걸음을 내딛딜 수 있는 것이다.
아이유 언니의 화려한 성공이 알려지는 날, 같은 도시 알려지지 않는 공간에서, 주주가 처음으로 좋아했던 아이유 언니가 부른 노래 '너의 의미'처럼 누군가에게 '의미 있는 노래'를 남겼다면 그것이 성공의 시작이다!
공연의 버거움인지 주주는 제대로 음식 섭취가 안되었다. 공연을 위해 수고하신 분들과 나눈 식사자리에서도 부담감을 덜어내지 못한 듯 불편해했다.
먼저 일어나 어둠이 깔리기 시작하는 거리를 산책했다. 벤치가 따로 없는 곳에 걸터앉아 눈에 들어오는 풍경을 바라보았다.차량 이동을 통제하는 문구인 SLOW가 유난히 마음을 비집고 들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