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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다 Mar 10. 2024

번아웃된 자의 주말

번아웃 상태에 갑자기 약간의 자유가 주어지니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조급한 마음으로 시간을 흘려보내고 있다.

그렇게 조급해하지 않아도 되는데.. 이 시간이 너무 소중하다보니 뭔가 대단한 걸 해야 할 것만 같나보다. 책을 읽고! 모임을 갖고! 브런치에 글도 쓰고! 운동을 막!!!

…실제로는 누워서 그 모든 걸 하는 상상만 몇 시간 잔뜩 하다가 이미 피곤해졌다. 그리고 계속 누워 있기만 하고 한 것도 없이 상상만으로 피곤해졌다는 점에 자책하다가 마지막에 온 힘을 끌어모아 동네 산책을 다녀왔다.

‘주말 내내 누워서 아무것도 하지 않은 사람’에서 ‘주말에 동네 산책이라도 다녀온 사람’이 되었다! 아무도 뭐라고 하지 않았는데 도대체 왜. 내가 좋아하는 걸 찾기 이전에 아무것도 하지 않는 상태도 받아들이는 법을 배워야 할 필요가 있다. 번아웃이 맞기는 한가보다… 그래도 산책은 좋았다. 오늘은 전부터 가보고 싶던 공원까지 조금 멀리 산책을 다녀왔다.

그림 그리기도 뭔가 다른 구상을 하고 있었지만.. 결국 손이 가지 않아 낙서만 잔뜩 했다. 오늘의 그림은 나의 저녁 메뉴. 배가 상당히 부르다.

이대로 남은 시간도 대충 누워서 별로 하는 일 없이 보낼 예정이다. 난 동네 산책이라도 다녀온 사람이니까 ㅎㅎ 아무래도 산책을 가야만 한다고 느낀 건 스스로에게 면죄부를 주기 위한 용도였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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