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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과장 Jan 09. 2022

사무실 안 냉정과 열정 사이

동기 퇴사 이후 넋두리...

'님'이라는 글자에 점 하나만 찍으면 '남'이 되는...


예전 가요 가사 속 둘 사이만큼이나 편한 회사와 펀(fun)한 회사  거리감은 멀게 느껴진다. 탄력근무제, 정시 퇴근 및 자유로운 연차 사용이 보장되는 지금의 편한 회사를 뒤로 하고, 해보고 싶은 게 있다며 ㅇ프로가 스타드업으로 이직했다. 18명 입사 동기 가운데  8번째 퇴사다. 이제는 무던할 만도 한데, 연이은 동기들 퇴사가 복잡한 울림을 준다. 최전선 고지전에 보충인력을 충원시키듯, 매년 인사팀에서 유통 사업부로 5~6명의 신입 사원을 배치하지만 연말 즈음 어김없이 그중 2~3명은 사라진다.


더 이상 대기업 사원증 목걸이 그리고 높은 연봉이 우리들의 자존감을 채워주지 못하는 듯하다. 왜 그럴까? 회식 자리에서 어느 날 ㅂ전무가 꿈과 야망이 충만한 신입 사원에게 본인 생각보다 회사 전략 틀 안에서 충실해 줄 것을 당부하는 일장연설을 한 며칠 뒤 공교롭게 그 신입은 회사를 떠났다.


21세기 전 세계 산업계는 테일러주의 이념 아래 빠르게 성장했다. 개개인 성보다 시스템 위주 경영을 우선시하고, 이를 위해 근로자들에게서 모든 기획, 통제, 의사결정 권한을 빼앗아 새로운 기획자 계층에게 이양하고 업무 처리를 표준화할 책임을 맡겼다. 그로부터 100년이 지난 지금 더 이상 매입-매출 그리고 생산 효율성에 기업의 명운이 결정되지 않는다. 당시 전무의 고리타분한 조언은 젊은 사회초년생이 극복하지 못할 벽으로 느꼈어도 이상할 거 없다


오늘날 기업은 과거 비해 대부분 인력 고용 유발 효과가 적다. 앞으로도 대규모 인력에 대한 기업 수요는 줄어들고, 소수의 창의적 인재 만이 '갑'의 지위에서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게 될 가능성이 크다. 물론 아직까지 정규직들에게 먼 이야기로 들린다. 펀(fun) 함을 추구하는 대신 자신의 Comfort Zone 안에서 머무르는 것을 차선책으로 받아들이는 직원들은 늘어나는 추세다. 필자도 자신의 눈높이에 알맞게 세팅된 모니터 높이와 쿠션감 있는 의자가 편하다.


꼰대는 다른 게 없다 학습을 멈춘 자라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요즘 대한민국은 나이 불문하고 꼰대 천국이다. 식후 커피 타임에 동료들과 각자의 라떼 얘기가 회사에서 갖는 소소한 즐거움 중 하나다.


기업과 마찬가지로 개인도 성장 혹은 쇠퇴만 있을 뿐이다. 안타깝게도 모두가 바라는 현상유지는 없다. 회사는 일반적으로 삶의 가장 기본 단위이지만 동시에 자기 자신을 드러내는 도구이다. 과거와 달리 이제 개인의 선택에 따라 직장 생활은 다른 의미를 가질 것이라고 본다.


참고 서적 : 평균의 종말, 토드 로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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