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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영 Sep 11. 2024

요정남

학교에서 십 여분 떨어진 무인카페 안에는 다행히 아무도 없었다. 주말을 집에서 보낸 후 기숙사로 다시 돌아가야 하는 일요일 저녁 7시까지 우리는 학교 앞 무인카페에서 만나 유튜브 라이브를 찍기로 했다.

64억 컨텐츠 바다 한 가운데에 휴지 조각처럼 버려진 영상을 찾기 위해서는 최대한 많은 검색자가 필요하다. 우리는 동성의 유튜브 채널을 살려내 시청자를 늘리고 가능하다면 그들의 검색력을 빌려 말룡샘과 율리아샘의 영상을 찾기로 했다.       


호박 쫀디기, 밭두렁, 꿀맛나, 꾀돌이, 나나콘, 별뽀빠이, 쌀대롱, 달고나, 오부라이트, 가루껌, 숏다리……. 동성이가 준비한 음식은 수십 개의 불량식품을 모두 섞은 후 피자 도우에 두껍게 쌓아 올린 음식이었다. 보기 좋도록 피자모양을 하고 있었지만 실은 불량식품 잡채를 만든 거나 다름이 없었다. 불량식품들이 한데 어우러져서 어떤 맛을 낼지 상상이 되지 않았다. 피자 도우에 올릴 수 있는 재료들에는 한계가 없다는 사실을 동성이로 인해 알게 되었다. 식욕이 억제되는 듯한 기분은 들었지만 피자 비주얼은 이제껏 본적이 없는 모습이었다.      

동성은 신분 노출이 될 것을 염려해 집에서 가져온 썬글라스를 쓰고 아이폰 앞에 섰다. 썬글라스를 쓰든 안 쓰든 별 다를 바가 없었지만 사기 저하가 될까봐 그런 얘기는 동성에게 해줄 수가 없었다.   

“안, 안녕하십니까? 반, 반갑습니다.”  

사마귀가 고개를 젓는다. 

“뉴스 아니다…… 그냥 편하게 얘기해.” 

“애들아 나 너무 떨려.”  

“동성아, 네가 준비한 음식 보고 시청자들이 더 떨 수도 있어.” 

동성이는 심호흡을 한 번 한 후 입을 열었다. 

“요, 요리에 진정한 남자 요정남 인사드립니다. 평소에 말입니다. 피자 토핑이 너무 얇아서 속상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지 말입니다. 제가 정말 사랑하는 애를 건드려서 죄송한 마음이지만 새우 피자…… 한 조각에 새우 두세 개가 전부…… 그거 너무 간드러지게 사람을 애태우는 거 아닙니까? 먹고 나서도 깊은 불만족감으로 찜찜한 마음이 대체 가시지를 않습니다. 다시 실망하게 될 것을 알면서 다음 날이면 주문을 하고 있는 저를 제가 이해가 되지 않으면서도 이해가 된다는 말입니다…… 그러나 그런 악순환의 반복이 지겹지는 않습니다. 그런 것이 결국엔 이런 컨텐츠를 만들어내는 힘이 되는 게 아니겠습니까. 결핍…… 그것은 창조의 원천이니까요.”  


동성이는 언제 저런 멘트를 준비했나 모르겠다. 역시…… 구독자 2명의 유튜버는 뭔가 다르다. 


“요리는 말입니다. 응용이지 않겠습니까? 도우에 일반적인 토핑 대신 불량식품을 잔뜩 쌓아 올린 것을 입에 넣고 실컷 씹어보고 싶었습니다. 초딩 시절에 그런 꿈을 수도 없이 꾸고는 했습니다. 이제야 꿈을 이뤄보는데요 여러분. 감격적인 순간이 아닐 수가 없습니다. 아. 이런. 제가 하나를 빠드릴 뻔했네요. 올리브 오일.” 


어디서 본 건 있어 가지고 다양한 음식을 한 데 어우러지게 하기 위해서는 올리브 오일이 필수라는 요정남. 요정남이 불량식품 위에 올리브 오일을 잔뜩 뿌려댄다. 드디어 요정남이 불량피자 한 조각을 손에 들고 크게 한 입 베어문다. 맛이 그리 궁금하지는 않은데 묘하게 계속 보게 된다. 라이브 시청자 수가 백명이 넘어간다. 


동성이의 눈빛은 달달 애뜻 간절 그 자체다. 먹방을 찍을 땐 조명이 필수라고 네이버 지식이 말해줬지만 동성의 눈빛 조명 앞에서 어떤 것이든 대단하게 보이지 않을 수가 없을 것 같다. 먹방러들은 그냥 먹기만 하는 것이 아니었다. 동성이로 인해 그것은 화면 가득 자신의 불량스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었다. 불량피자가 세상에서 꼭 먹어봐야 할 음식으로 바뀌어버리는 마법. ……침이 고였다. 동성이의 먹는 모습을 보며 그 누구도 식욕을 되찾지 않고서는 못 견딜 것이다. 


채팅창에 글들이 올라왔다. ‘음식을 탐하는 그대의 눈빛에 빨려들어가지 않을 수 없네요. 불량식품에 진심인 것이 느껴집니다. 살면서 꼭 먹어봐야 할 소울푸드. 그대는 진정 불량남자…….’ 


“불량식품 말고도 쫄면, 볶음면, 파스타, 누들을 잔뜩 얹어서 먹고 싶어요. 누들피자. 그야말로 탄수화물 폭탄…… 생각만 해도 너무 설레는 거 아니겠습니까. 아…… 그건 이미 먹어보셨다고요. 제가 좀 업댓 속도가 느리긴 합니다. 또 있기는 있어요. 카라멜 팝곤, 지렁이 젤리, 튀긴 순대, 명란젖, 닭발, 생미역줄기, 돼지껍데기…… 아 그리고 요즘 그렇게 핫하다는 고소한 애벌레도 잔뜩 올려서 먹어보고 싶습니다. 상상만 해도 너무 좋으시죠? 저도 그렇습니다.”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영상을 보고 있던 사마귀가 결국 참지 못한다. 


“가만히 있는 벌레를 네가 왜 먹어!”

“조용히 하라고 지금 방송 중이잖아.” 


유가와 사마귀의 목소리가 그대로 방송에 나간다. 주변 사람들 입을 좀 막아달라, 보는 것에 집중이 안 된다, 먹방 하는 중에 음소거는 예의인 거 모르냐…… 채팅방에 글이 쏟아진다. 아우성치는 시청자들의 목소리 중에서 나의 시선을 끄는 것이 하나 있었다. 부산요괴님. 


“잠시만, 얘들아 여기…… 여기 좀 봐봐.”


‘부산에 사는 17세. 학교 자퇴하고 방구석 요괴로 사는 중에 요정남의 먹방을 보고 있어요. 방을 나갈 엄두는 아직 나지 않아요. 요정남을 보며 저도 제가 가장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봤어요. 저는 냥이를 좋아해요. 냥이 카페에 가서 그 녀석들을 쓰담쓰담해주고 싶어요. 그건 하루종일 할 자신이 있거든요. 그것부터 시작해보려구요. 내가 가장 좋아하는 그것부터 조금씩 시작해볼래요…….’      


……요정남의 영상을 보고 어떤 이는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해볼 용기를 갖게 된 것이다. 사마귀와 나는 채팅창에 하트 이모티콘을 무한 발사해주었다. 요정남도 부산요괴의 댓글을 보고는 잠시 할 말을 잃은 듯한 표정이었다. 


“정말 무슨 말씀을 드려야 할지…… 부산요괴님. 이번 영상이 아니었다면 당신을 만나지도 못할 뻔했습니다. 저에겐 새로운 인생의 문이 열린 것 같아요. 지금 당신의 보잘 것 없는 첫 시작이 인생의 새로운 문을 여는 기회가 되기를!” 


……동성은 먹으면서도 팬 관리를 하는 욕심쟁이 불량남자가 맞았다.      


“여러분…… 여러분에게 부탁드리고 싶은 게 있는데 말입니다…….”


구독자 라이브가 무르익어가면서 실시간 시청자가 이백 명이 넘어가고 있었다. 때가 되었음을 직감한 동성은 실종된 유튜브 영상의 행방을 찾고 있다고, 영상의 주인을 화면에 올려놓을 테니 이분들의 영상을 본 적이 있으면 채팅창에 올려달라고 도움을 요청했다. 사마귀는 치악고 홈페이지에 올려진 말룡샘과 율리아샘의 사진을 화면에 띄웠다. ‘나는 주류에 속해 있지 않다. 비주류에 속한 영상들만 선호하고 사랑한다. 버려지고 관심받지 못한 영상들에 나는 흥미를 느낀다. 그것들을 찾아내 세상에 알리는 것이 내가 원하는 바다……’ 도움에 응한 수많은 시청자들이 응원의 글을 올렸고 그리고 십 여분 만에 영상이 올라왔다. 썸네일에 띄워진 두 샘의 얼굴만 봐도 우리가 찾는 영상임을 알 수 있었다. 말룡샘은 불닭삶은면, 율리아샘은 엘라스틴의 하루, 가 채널 이름이었다. 역시…… 비주류를 사랑하는 요정남의 시청자들에겐 이런 건 일도 아닌 듯했다.      


동성이는 먹방을 계속 하도록 놔두고 사마귀, 유가, 나는 설레는 마음으로 말룡샘의 영상을 클릭했다.      


십년 전의 말룡샘은 언뜻보면 산에서 구조를 기다리는 사람 같았는데 자세히 보니 가식없고 털털한 시골 청년……에 가까운 도인이었다. 장발에 긴 턱수염을 한 말룡샘. 십 년 전이지만 지금보다 훨씬 더 나이 들어 보이는 진기함에 놀라울 따름이었다. 말룡샘이 만든 첫 번째 영상은 말 한마디 없는 비빔밥 먹방이었다. 십여 분간 우리는 말없이 영상을 감상했다. 영상을 보는 중에 갑자기 사마귀가 물을 찾았다. 

“물…… 물, 물 가진 사람 없어?”

첫 영상이라 말룡샘은 약간 욕심을 부린 것 같았다. 먹방의 핵심은 음식이 주인공이 될 수 있도록 화면 속에 음식을 맛지게 담고 눈을 지그시 감거나 이따금 흐음, 흐음 소리를 내면서 음식 맛을 시청자들이 상상할 수 있도록 연출하는 것인데 말룡샘은 채널을 키우기 위해서는 음식을 입으로 많이 빨리 밀어넣기를 하면 되는 것이라 생각한 것 같았다. 영상을 보는 내내 목구멍이 막혀 왔다. 그래서 조회수는 11.      


좀더 업그레이된 두 번째 영상에서는 쿠킹과 먹방, 말룡샘의 목소리까지 들을 수 있었다. 영상 속에서 김밥을 말며 티셔츠 안에 손을 집어넣고 벅벅 긁어대는 말룡샘. 퉁퉁한 뱃살을 아무렇지도 않게 노출하는 무심함이 순수해 보였다. ……영상을 중간쯤 감상하는데 사마귀, 유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나와 같이 모두 그쪽을 보고 있는 것 같았다. 겨드랑이 근처의 짙은 명암. 영상 속 날씨는 여름이라 더웠던 것 같고 말룡샘은 땀이 많이 나는 체질인 것 같았는데 의지적으로 다른 곳을 보려 해도 너무 적나라게 색이 달라서 시선이 잘 옮겨가지도 않았다. 이것 역시 시골 청년의 순수함 그리고 야성미…… 가 아니겠냐고 나는 생각해보았다.      


영상 끝부분에 말룡샘이 무농약으로 키운 상추, 고추, 시금치, 부추를 따와 물에 씻는 장면은 힐링 그 자체였다. 다만 신경이 쓰였던 부분은 말룡샘의 턱수염 밑쪽에 붙어 있는 밀가루 같은 것이었다. 


“김밥을 가장 좋아합니다. 간단하고 배부르고 쉽고 맛있고 제게 김밥은 선물 그 자체입니다. 사실 별거는 없습니다. 입맛대로 만들면 되고 그저 제가 하고 싶은 대로 넣으면 그만인 음식이니까요. 언제든 어디서든 그저 옷을 입히는 대로 어울리고 먹는 사람을 편하게 만들어주는 음식이 김밥인 것 같습니다. 오뎅김밥, 김치김밥, 치즈김밥, 멸치김밥, 오이김밥, 맛살김밥, 달걀김밥…… 김밥 같은 사람이라고 누가 그러면 제게는 칭찬입니다. 어느 곳이든 어떻게 살든 그곳에서 만족하며 살아갈 수 있다는 사람 같이 들리는 것 같거든요. 늘 그렇게 살고 싶습니다. 어디든 누구와 있든지 그곳에 배경처럼 섞여 살아가는 것…….”


말룡샘이 유기농 채소들로 김밥을 말 때마다 그 턱수염이 재료를 살며시 터치하였고 된장국에도 말룡샘의 턱수염이 살포시 담궈지곤 했다. 완성된 김밥을 된장국에 담궜다가 입에 넣고 씹는다…… 그리고는 된장국을 원샷으로 드링킹하는 말룡샘. 


“양마리, 나 오늘부터 김밥은…… 평생 못 먹을 것 같다.” 

“나 왜 말룡샘 보고 슬퍼질까 갑자기…….” 

“말룡샘. 이거 삭제 안 하시면 평생 결혼 못하실 것 같은데.”

“이 영상은 영원히 계속 묻어두기로.”      


우리는 다시 호흡을 가다듬고 율리아샘의 영상을 클릭했다. 율리아샘은 집 주변 산책로를 걸으면서 본인이 직접 영상을 찍은 것 같았다. 화면은 자주 흔들리고 특별한 볼거리 없이 다소 밋밋했지만 영상을 보는 내내 누군가 책을 읽어주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아토피가 있는 아들의 피부를 치료하기 위해 아버지가 직접 로션을 만들어요. 먹을 수도 있는 그 로션은 사람들에게 소문이 나기 시작하면서 결국 그는 그가 만든 로션을 통해 업계 최고의 기업을 이루죠. 집에 있는 아이들에게 하루 하루 건강한 끼니를 챙겨주고자 했던 것이었는데 여성은 어느 순간 다른 사람을 감동시키는 훌륭한 요리사가 돼요. 여자의 요리책은 수많은 사람에게 영감과 감동을 줍니다. 이런 이야기는 많이 들어보셨을 것 같아요. 바로 우리 주변의 이야기에요. 남들이 부러워하는 성공의 내막에는 어이없을 정도로 단순한 사랑이라는 동기가 존재해요…… 단순히 돈만 쫓아가면 돈에 속고 돈에 배신당하기 쉽지만, 사랑을 쫓아가면 성공이나 돈은 어쩌면 사랑을 이뤄내는 과정 속에서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봐요. 사람의 마음은 무언가를 사랑하게 되어 있어요. 마음의 진공상태는 없죠. 반드시 사람은 무언가를 사랑하게 되는데…… 그 사랑이 쌓이고 쌓여서 흘러넘치면 그 사랑과 상관없는 다른 사람까지도 유익을 얻어요. 눈에 보이지 않는 사랑은 눈에 보이는 무언가를 만들어내요. 사랑은 눈에 보이는 것을 만들어내고 창조하는 원동력이죠. 사랑…… 당신은 사랑으로 무언가를 창조해나가고 있는 사람인가요. 세상에서 무언가를 강력하게 사랑하는 사람만큼 무서운 사람은 없어요. 그들은 세상을 변화시키니까요…… 무언가를 사랑하는 사람만큼 전문가도 없죠. 그들은 누군가로부터 사실 배울 필요가 없어요. 그들은 사랑으로 스스로 그들 자신을 가르치고 있으니까요. 당신의 그 사랑으로 최고의 전문가가 될 수 있습니다. 세상은 말해요. 너가 아닌 다른 사람처럼 살아보라고. 너가 아닌 다른 사람이 되어 보라고. 속지 마세요. 당신의 마음에 사랑이 있다면 당신은 이 세상에서 가장 강한 사람이 될 수 있다는 증거에요. 사랑하세요. 있는 힘을 다해 사랑하세요. 당신의 사랑으로 세상이 변화되기를 기다릴게요.”


영상의 제목은 사랑이 밥을 먹여 줄까요. 조회수는 2.      


말없이 영상을 보던 사마귀가 입을 연다. 

“그러니까 사랑이 밥을 먹여준다는 얘기 맞지?”

심드렁하게 영상을 보며 고개를 젖는 유가. 

“성공이나 돈은 어쩌면 사랑을 이뤄내는 과정 속에서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것이 아닐까…… 그건 좀 동의가 안되네.” 

이런 영상이 묻어 있다는 게 나는 너무 안타까웠다. 

“이런 분을 남자들이 못 알아보는 건 비극이다. 두 분 진짜 잘 어울리는 것 같지 않아?”

“…….”     


외로운 섬들을 연결하기 위해 우리는 드디어 행동을 개시했다.      


사랑과 김밥, 이라는 주제로 학교 홍보 영상을 만들고 있다는 명분으로 우리는 말룡샘과 율리아샘에게 제작과 관련된 자문을 구했고 두 분은, 그 주제는 자신의 전문분야라며 흥쾌히 도와주겠다고 하셨다. 


4층 복도 끝에 작은 작업실을 만들고 두 분을 기다렸다. 두 분은 만나자마자 이야기를 시작했다. 마치 이전부터 이 순간을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너무 이런 대화를 갈급해왔다는 것처럼 두 분의 이야기는 한 번도 끊어지지 않았다.  


유튜브는 왜 시작한 건지, 애정하는 유튜버는 누군지, 영상은 어디서 찍었는지, 편집은 어디서 배운 건지, 영상 주제는 뭐였는지, 어느 카메라를 사용했는지, 마이크를 어디 제품이 가장 좋았는지, 라이브를 해봤었는지, 왜 그만 둔 것인지, 다시 할 생각은 없는 건지…… 율리아, 말룡샘 모두 유튜브를 다시 시작할 마음도 이전 유튜브 영상을 공개하고 싶은 마음도 없다고 했다. 말은 하지 않았지만 유가, 사마귀, 동성 모두 말룡샘의 턱수염 영상은 영원히 묻어 둘 수 있겠다며 안심하는 것 같았다. 물론 나 역시도. 


두 샘은 우리에게 자신들의 모든 노하우를 전해주었다. 율리아샘은 시청자들이 영상을 클릭하게 하는데 가장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 썸네일이라며 가능한 포토샵을 사용하라, 이미지를 확대하라, 색감을 진하게 하라, 신기하고 기이한 이미지를 만들어 관심을 얻고 동시에 충격을 줘라, 고 하셨고 말룡샘은 지루하게 만들지 마라, 디테일이 생명이다, 중간 중간 새로운 장면을 집어넣어 유머 포인트를 두라, 고 조언해주셨다. ……이 모든 것이 헛되지 않을만큼 두 분은 만나자마자 한 시간이 넘도록 뜨겁게 대화를 나누었고 공통의 관심사가 그들을 연결시켰음에 분명했다.      


샘들이 돌아가고 나서 제일 흥분한 사람은 동성이었다. 

“서로에게 호감을 가지는 것 같았어…… 그치?”

“서로 통하는 게 있다고 생각한 건 확실해.”   

나 역시 사마귀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다. 감격스러워 하는 우리를 유가가 한심한 듯 바라본다. 

“방심은 금물! 이제 겨우 외로운 섬에 다리 하나 놓은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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