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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물처럼 May 31. 2024

<12> 일관된 진정성으로 신뢰를
구축하라

<정직>

-거짓말은 두려움의 산물이다 

-정직은 평생의 행복을 보장한다


“자녀가 거짓말을 배우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부모의 엄격한 진정성이 반드시 필요하다.” 



거짓 없이 바르고 곧은 심성, 즉 정직한 마음가짐은 가장 확실한 지혜이자 인생 최고의 처세술이다. 성공과 행복의 원천이라고도 할 수 있다. 누구나 정직하면 스스로 당당하기 때문에 자존감을 갖고 산다. 마음의 평화와 만족감이 자존감을 안정적으로 지탱해 주기 때문이다. 당연히 자신감도 넘치게 된다.


정직한 마음은 또 인간관계에서 신뢰를 구축하는데 탁월한 역할을 한다. 공감, 이해, 배려, 존중의 심성으로 타인과의 의사소통을 원활하게 해 준다. 간혹 오해나 갈등이 생기더라도 평소 쌓은 믿음을 바탕으로 어렵지 않게 해결할 수 있다. 학교에서, 가정에서 정직을 교육의 중요한 지표로 삼는 이유다.


러셀도 자녀를 키우면서 정직에 대해 각별한 관심을 기울였다. ‘교육에 관하여’를 저술하며 ‘진정성’이란 챕터에서 거짓말하지 않도록 키우는 방법을 상세하게 소개했다. 요약하면, 부모가 일관되고도 엄격한 진정성을 갖고 아이와 신뢰를 쌓아야 한다는 것이다. 


러셀은 진정성을 습관화하는 것이 도덕교육의 중요한 목표가 되어야 한다고 했다. 그것도 말뿐만이 아니라 생각이 진실해야 한다고 보았다. 그런 사람으로 키우려면 부모부터 정직하고 진실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아이에게 거짓말이 죄악이라고 가르치면서 부모의 거짓이 아이에게 드러날 경우 그 부모의 모든 도덕적 권위는 무너지고 만다. 


러셀은 아이에겐 기본적으로 두려움이 거짓말을 부른다고 보았다. 철학자의 관찰은 예리하다. 그에 따르면, 거짓말은 모든 아이에게 공포의 산물이다. 아무런 두려움 없이 자란 아이는 정직하다. 여기서 정직이란 도덕적 노력에 의한 것이 아니라, 그 이외에는 아무것도 모르기 때문에 생겨난 것이란다. 평소 친절하게 대접받고 자란 아이는 솔직한 눈빛을 지니고 있으며, 전혀 모르는 사람에 대해서도 겁내지 않고 대한다. 


반대로 평소 잔소리를 많이 듣거나 심하게 다루어진 아이는 야단맞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 때문에 자연스럽게 행동하면서도 규칙을 어긴 게 아닐까 자주 겁을 먹는다. 규칙을 어겼다고 판단되는 순간 거짓말을 내뱉을 가능성이 있다.


러셀에 따르면, 이런 거짓말이 처음부터 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두려움에 떠는 어른들을 관찰하면서 배우게 된다. 그러므로 자녀의 거짓말은 대부분 부모 책임이라고 봐야 한다. 부모가 생각과 말을 정직하게 하고 두려운 모습을 보이지 않을 때 아이도 그것을 편안하게 따라 하게 된다.


이와 관련해, 러셀은 아이가 묻는 모든 질문에는 상세하고도 정직하게 대답해야 줘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에 따르면, 억압받지 않고 자란 아이는 끊임없이 질문하는 것이 당연하다. 아이가 종교나 죽음, 전쟁, 사형에 대해 물을 때도 아는 것을 숨김없이 대답해줘야 한다. 


듣기 거북한 질문에 대해서도 최선을 다해 말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부 어른들이 성에 대해서는 슬쩍 거짓말해도 괜찮다고 생각하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게 러셀의 주장이다. 그것은 성을 불결해하거나 죄악시하는 심각한 부작용을 낳으며, 친구를 통해 진실을 알게 되고 부모의 거짓말이 밝혀지면 부모와의 신뢰는 하루아침에 깨지고 만다. 이는 아이의 거짓말 행진을 가속하게 만든다.


아이 때 배운 거짓 언행은 나이 들어서도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거짓말은 일종의 버릇이자 습관이다. 세 살 적 버릇 여든까지 간다고 했으니, 그 버릇 나이 든다고 없어질 리 없다. 학창 시절 시험 때 커닝하는 사람, 줄 서기 때 새치기를 밥 먹듯 하는 사람은 모두 정직하지 못한 거짓 심성의 소유자다. 이런 사람이 각종 사기꾼 행렬에 끼어들 가능성이 높다. 애당초 갚을 마음이 없으면서 돈을 빌리는 행위가 대표적인 예다. 한국의 각종 사기 혐의 고소고발 사건이 다른 선진국들에 비해 확연히 많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어쨌거나 거짓말은 세상살이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남을 속이는 행각으로 잠시 권력이나 부를 취할 수도 있겠지만 결국 파멸하고 만다. 마음이 불안해 스스로 불행해질 가능성이 높다. 그럼에도 거짓 행보를 계속하는 것은 어리석음 이외에 다른 아무것도 아니다. 이런 금언이 오랫동안 왜 전해 내려오는지 곰곰이 생각해 봐야겠다.


“거짓말로 땅 끝까지 갈 수 있지만 다시 돌아오지는 못한다. 거짓말은 그 말 한 사람의 눈빛을 비천하게 한다.”(안톤 체호프) “모든 사람을 잠시 속일 수 있고, 일부 사람을 줄곧 속일 수 있지만, 모든 사람을 줄곧 속일 수는 없다.”(에이브러햄 링컨) “거짓말쟁이가 받는 가장 큰 벌은 그 사람이 진실을 말했을 때 다른 사람들이 믿어주지 않는다는 것이다.”(탈무드)


“사람이 정직하게 말하는 것은 무엇 때문인가? 신이 거짓말을 금지했기 때문이 아니다. 그것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 것이 마음 편하기 때문이다.”(프리드리히 니체) “거짓은 한 다리로 서지만 진실은 두 다리로 선다.”(벤저민 프랭클린) “한 가지 거짓말을 참말처럼 하기 위해서는 항상 일곱 가지 거짓말을 필요로 한다.”(마르틴 루터)


부모의 관심과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이가 거짓말을 일삼는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당연히 부모가 책임지고 그 원인을 제거해나가야 한다. 거짓말하는 것이 왜 좋지 않은지 부드럽게, 그리고 이치에 맞게 설명해줘야 한다. 아이에겐 두려움이 거짓말의 원인임을 부모가 다시 한번 자각해야 한다. 


러셀은 이때 벌주는 것을 능사로 생각하지 말라고 각별히 조언한다. 벌은 두려움을 증가시켜 거짓말의 원인을 제공할 뿐이라고 말한다. 특히 실천하지도 못할 큰 벌을 주겠다고 아이를 위협하는 것은 최악이라고 했다. 만약 벌을 줌으로써 거짓말하는 습관을 고칠 수 있다고 확신한다 해도 실행 가능한 벌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한다. 부모의 허풍이 먹혀들어 실행할 필요가 없을 것이라는 행운을 바라지 말라고도 했다. 자칫 어른들의 위협이나 조언을 완전히 불신하는 아이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러셀은 자녀 교육에서 부모의 진정성이라는 것이 위선적인 사회에서는 혹여 장애가 될 수도 있겠지만, 아이에게 두려움을 주지 않는다는 이점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보상이 된다고 했다. 자기 아이가 정직하고 솔직하고 자존감 있는 사람으로 성장할 수만 있다면 그것으로 성공이라는 것이다. 부모자녀 간 관계가 원만하다는 것은 행복의 덤이다. 


그렇다. 삶에서 정직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러셀이 태어나 100년 가까이 살다 간 영국의 속담 한 마디가 이를 단적으로 말해주는 듯하다. 


“하루가 행복하려면 이발을 해라. 일주일 동안 행복하려면 결혼을 해라. 한 달 동안 행복하려면 말을 사라. 한 해를 행복하게 지내려면 새 집을 지어라. 그러나 평생 행복하게 지내려면 정직해라.”


정직은 사랑과 성공, 품격, 행복 모두를 결정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자녀를 위한 정직 교육은 성장기 내내 계속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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