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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angmagazine Jun 14. 2021

역사 왜곡과 오류, 현대와 미래_이승훈

_6월호 <역사 고증 반영의 문제와 역사의식>

각종 미디어에서 쏟아져 나오는 역사 정보들.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어디까지가 거짓일까?

애초에 역사에 진실과 거짓이라는 구분이 있을 수 있을까?

정치는 역사를 어떻게 수단적으로 이용하는가?

역사를 잊은 우리는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가?

이러한 문제들에 대해 나름의 해답을 내려본 우리 시대 사학과 대학생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현대 사회에서의 역사 왜곡과 오류


 2017년에 수능에 한국사 영역이 따로 추가되어, 필수로 지정되었다는 건 모든 수험생들은 물론이고 세간에도 잘 알려져 있을 것이다. 이러한 분위기 덕분인지, 세간에서는 조금씩 역사에 대하여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사람들도 적지 않다. 그러나 이에 비례하여, 잘못된 고증으로 알려진 책이나 대중 매체 때문에 기존 역사를 잘못 알게 되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다. 이는 유사 사학이나 야사를 기반으로 알려진 것이 대다수인데, 이는 현재 적지 않은 부작용을 낳고 있다. 이는 나 또한 겪었다.

  내가 역사에 대하여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초등학교 5, 6학년 때, 어머니가 사주신 역사 만화책이 계기였다. 처음에는 그저 재미를 위해 보기 시작한 만화였다. 조선시대의 야사의 대부분을 중점으로 다루고 있었지만, 그래도 역사에 대해 전혀 몰랐던 나는 무척 재미있게 읽은 기억이 있다. 총 10권을 시리즈로 있던 책은 매일 1~2권씩 읽으면서 계속해서 이야기에 빠져들었다. 어머니는 이를 알아채시고 추가로 다른 역사 만화책들을 구해다 주셨으며, 난 반갑게 맞이하여 그것들을 읽었다. 그러나 사학을 전공하게 되면서 사실 내가 즐겨 읽었던 책들이 야사를 기반으로 하거나, 잘못 알려진 내용도 있다는 걸 알게 됐다. 전반적인 역사 흐름에서는 크게 벗어나지는 않는 것도 많았지만, 인물에 대한 평가가 180도 바뀌는 등 꽤 충격적인 내용도 있었다. 이는 조선의 선조가 해당됐는데, 과거에 내가 읽었던 책에서는 이순신을 박해하고 무능한 왕으로 묘사됐었다. 물론 이순신을 박해한 건 사실이긴 했지만, 그 외의 실제 업적이나 능력으로 봤을 때는 확실히 지도자로서 자질은 뛰어났다. 다만 현대에 이르기까지 명장으로 칭송을 받는 이순신을 박해한 탓에 수군을 괴멸 직전으로 몰은 그가 잘못이 없다는 것은 아니나, 어느 정도는 객관적으로 치적을 평가할 여지는 있다는 뜻이다.

  다시 앞부분으로 돌아가서, 요즘은 첨단 기술의 발전으로 인하여 대부분의 사람들은 책 보다 인터넷이나 영상 매체를 통해 정보를 접한다. 그렇기 때문에 현대는 정보화 사회라고 불리면서 빠른 정보의 습득과 공유가 이루어지고 있지만, 이는 역으로 잘못된 정보가 퍼지는 것도 순식간이라는 얘기이기도 하다. 이러한 정보는 당연히 역사에 대한 잘못된 인식이나 오류도 포함된다. 기본적으로 역사는 현대의 정치나 사회, 대중들의 의식에 크게 영향을 끼치는 부분이다 보니, 상당히 민감한 사안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이 순간에도 왜곡과 오류로 점철된 역사 정보들은 마치 사실인 양 퍼져나가고 있다. 이를 조금이나마 방지하기 위해서는 우리 사회가 관심을 가지고 잘못된 정보를 바로 정정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물론 역사 왜곡의 원인에는 역사 해석자의 관점의 차이도 있을 것이다. 기본적으로 역사는 주관적인 시각으로 해석하여 읽어낸다. 그렇기에 사람마다 어느 한쪽에게 유리한 시각으로 역사를 해석하게 되고, 이로 인해 논쟁이 발생한다. 이러한 논쟁이 정치적인 면으로 번져 나가게 됨으로써, 오늘날의 역사 왜곡이 일어난다. 역사는 국가의 정체성을 확립할 수 있는 중요한 분야이기 때문에 이러한 역사 논쟁은 정치적 차원에서 끊이지 않는다. 그러나 역사가 주관적으로 해석된다고 해서 한쪽으로 치우쳐서는 안 된다. 역사를 바라볼 때는 기본적으로 중용을 중시해야 하며, 특히 기록일 경우에는 기록자의 편향된 관점으로만 바라본 기록인 경우가 많은 탓에 당시 기록 상황까지 고려하여 해석해야 한다. 객관적 시각으로 사료를 해석하는 힘을 가지고 중국의 동북공정이나 일본의 임나일본부설 등과 같이 자국에 유리한 상황으로 역사를 해석하는 주장들에 휩쓸리지 말아야 한다.



역사의식, 현대와 미래


 역사는 모든 학문의 원뿌리이다. 현대 사회를 이루고 있는 모든 것들은 역사가 모두 일궈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수학이나 과학, 당연히 현대인들의 인권이나 법까지 모든 것은 과거로부터 전해져 내려오는 기록이나 구전을 참고하고 발전시켜 이룩해낸 것이다. 그렇기에 역사는 누구보다 중요시되어야 할 기초 학문임에도 불구하고 푸대접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관련 커뮤니티의 글이나 지인과의 대화에서 이러한 현실을 느낄 때마다, 나는 역사의 중요성을 알려주기 위하여, 목에서 피가 터져 나오도록 연설했던 기억이 있다. 역사를 하찮게 여기지 않았으면 하는 작은 바람으로 시작된 일장 연설이었다.

 현재 우리 사회는 과학이나 기술학을 우대하고 인문학을 하대한다. 인문학 계열은 취업에 도움이 안 된다는 이유로 대학에서 수학하기 꺼려지는 분위기이다. 물론 최근에는 타국과의 잦은 역사 분쟁으로 인하여, 조금이나마 대중들이 역사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아직 부족하다. 기초적인 역사조차 제대로 몰라서 각종 미디어에서 망언을 퍼붓는 사람들, 그것을 어떠한 비판적 사고도 하지 않고 흡수하는 미디어 소비자들의 모습을 확인할 때마다 걱정스러운 마음이 든다.

 사자성어 중 ‘삼인성호(三人成虎)’라는 말이 있듯이, 거짓된 역사를 지속적으로 주장하다 보면 언젠가는 이것이 기정사실화가 될 수도 있다. 이는 앞서 말했던 중국의 동북공정 등이 해당된다. 선조들이 피와 땀을 흘리면서 이루어낸 역사가 우리의 무관심으로 인해 왜곡되고 훼손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의 역사를 지키기 위해, 역사에 무관심한 분위기를 최대한 바꾸어 나가는 것이 현대사회의 가장 큰 숙제라고 생각하고 있다. 한국사 과목을 수능 필수과목으로 지정한 정책이 이 문제를 일부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대학 진학을 목표로 하는 학생들은 기본적으로 한국사를 공부하게 될 터이니, 미래에는 학생들의 역사의식이 조금 더 높아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이는 완전하고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 일반인들도 일상에서 역사를 쉽게 접할 수 있게 여러 가지 홍보나 행사, 프로그램 개발을 통해 우리 역사에 대한 관심이 끊어지지 않도록 하는 방안이 고안되어야 할 것이다. 민간단체들의 노력뿐만 아니라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과 정책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잊힌 역사만큼 국가와 미래에서 최대의 비극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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