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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alaxy Dec 26. 2022

B2B 마케터가 하는 일

백 가지 일을 하더라도 B2B 마케터에게 필요한 능력은 딱 하나

해 한 일을 회사에 보고하는 시즌이 되었다. (a.k.a 인사 평가) 기왕 정리한 김에! B2B 마케터의 일상이 궁금하신 분들께 실제적인 도움이 될 것 같아서 경험을 기반으로 B2B 마케터의 업무 리스트를 소개해 본다.


이 모든 일을 1년 안에 한 것은 아니니 일이 너무 많다고 겁먹지 않으셨으면 좋겠고, 글 말미에는 B2B 마케터로서의 커리어를 고민하고 계신 분들께 작은 팁이 될 만한 이야기도 적어 보았다.


내년 연간 업무계획이 채워지고 있는 요즘




1. 정보 수집 활동

나는 '마케터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정보 수집이다'라고 주장해 오고 있고, 실제로 내가 어떤 콘셉트를 기획하고 콘텐츠를 제작할 때, 대부분 정보 수집 활동에서 얻은 힌트를 가지고 방향성을 정한다.


최근 주니어급의 B2B 마케터와 대화를 나누다가 회사에서 마케팅 인력은 늘려주지 않는데, 매년 일은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 대해 푸념과 위로를 나누다가 '그래도 나는 뉴스 클리핑은 나한테도 도움이 돼서 놓지 않고 꼭 한다'라고 말했다. 그 얘기에 '뉴스 클리핑이 다른 활동에도 영향을 미치냐?'는 질문을 받았는데, 그 질문에 대한 답이 담긴 뉴스 클리핑, 마케터를 위한 정보전의 시작을 공유하며 아래와 같은 취지로 대답했다.

  

마케팅 전략의 바이블 STP를 떠올려 보자. 시장을 세분화하고(Segmantation), 세분화된 시장 중 우리가 집중할 시장을 겨냥하고(Targeting), 우리가 겨냥한 시장의 기준에 맞춰 우리 제품을 정의하는 것(Positioning)에서 마케팅은 시작한다. S-T-P 어느 단계도 우리 제품 안에서는 답을 찾을 수 없다. 모두 시장에 대한 정보가 필요하다.

그래서 최근 시장에 대한, 경쟁사에 대한 뉴스를 파악하고 있는 것은 마케터의 기초 체력과 같다.

반이 찬 물컵을 두고 '물이 반이나 있다' 또는 '물이 반 밖에 없다'라고 판단하는 서로 다른 관점은 전략의 차별성이 될 수 있지만, 물컵에 물이 얼마나 차 있는지 아예 모르거나 잘못 알고 있는 것은 문제가 된다.


B2B 마케터는 업무의 절대량은 많지 않더라도, 수행해야 하는 마케팅 활동의 범위가 넓은 경우가 많아 '정신없이 일을 쳐내기' 바쁜 경우가 많고 나 역시 그 점이 어렵다. 하지만 머릿속에 올 한 해 해내야 할 업무 일정표가 들어 있는 상황에서 꾸준히 정보 수집 활동을 하다 보면, 정보를 수집하며 얻게 되는 힌트나 떠오르는 아이디어가 마치 빈 책장 같았던 업무 일정표 안에 제 자리를 찾아 들어가는 것 같은 경험을 하게 된다.


정보 수집 활동으로 추천하는 것은 이 세 가지다.

뉴스 클리핑 : 뉴스 클리핑, 마케터를 위한 정보전의 시작

관련 교육 참여 : B2B 마케터가 세일즈 없이 직접 고객 만나는 법

뉴스레터 읽기 : B2B 마케터가 구독하는 뉴스레터 리스트 



2. 마케팅 머티리얼 제작

보통 회사에서 B2B 마케터에게 바라는 업무는 회사소개서, 제품 소개서, 카탈로그, 홍보 영상 같은 마케팅 머티리얼을 제작하는 일이다.


회사 차원에서 니즈가 있는 업무라는 것은 마케팅 외의 세일즈, 컨설팅, IR 등 다른 조직에서도 많이 필요로 하고 언급이 되는 업무라는 의미다. 보는 눈이 많은 만큼 마케팅 조직의 의견 대로만 만들기는 어렵고, 자주 사용하는 유관 부서의 의견을 취합해 만들어야 한다는 어려움도 있지만, 그만큼 회사에 도움이 되는 일이기도 하다.


회사 소개서 : 가장 빈번히 사용되는 자료. 보통 2~3개월에 한 번 꼴로 연혁, 고객사 등의 콘텐츠를 업데이트하고 1~2년에 한 번 꼴로 전면 리뉴얼을 한다.


제품 소개서, 카탈로그 : 경험 상 품이 가장 많이 들어가는 자료. 회사 소개서는 일반적인 목차가 있는 반면, 제품 소개서는 자사 제품 특성에 맞춰 강조해야 하는 부분이 다르고 표현 방식도 다르기에 기획력이 많이 필요하다. 제품에 대한 정보를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제품을 소개하는 자료를 만들기 위해서는 우리 제품의 어떠한 장점을 소개할 것인지가 명확해야 하는데, 여기에는 정확하고 풍부한 정보가 필수적이기에 정보 수집, 사실 확인 등에도 에너지가 많이 들어가는 작업.


홍보 영상(SW 기준) : 제품을 구체적으로 보여주고 싶은 경우 실제 구동되는 화면을 소스로 활용한 데모 영상(예 : 엑셈 XAIOps 데모 영상)을 제작한다. 이와 반대로 제품보다는 회사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싶다면 실제로 촬영한 영상을 활용한 실사 방식(예 : 네이버 테스트베드 인터뷰 영상)을 많이 선택한다. 이 둘을 포괄하는 것이 2D/3D 그래픽으로 그리는 방식(예 : 쏘카 10주년 영상).



3. 홈페이지, 블로그 등 owned media 구축 및 운영

분야를 막론하고 정보 수집의 시작은 온라인에서 출발하기에 온라인 기반의 ownde media는 효과성을 논하는 것이 아니라 필수성의 측면에서 다뤄지는 시대다. Owned media를 위한 활동에는 구축, 콘텐츠 제작, 검색 엔진 최적화(SEO)/검색 엔진 광고(SEA) 등이 있다.


홈페이지 구축 : 어쩌다 보니 B2B 기업으로 이직을 할 때마다 홈페이지 리뉴얼을 맡게 되어 2번의 리뉴얼을 담당했다. 홈페이지 구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좋은 에이전시 찾기라고 생각하는데, GDWEB에서 에이전시 리스트와 포트폴리오 등을 한 번에 확인할 수 있다.


온라인 콘텐츠 제작 : Owned media 구축 이후엔 꾸준히 콘텐츠를 제작해서 게시하는 과제가 시작된다. 시간이 많이 들어가지만, 했을 때는 티가 안 나는데 안 하면 티가 나는 마치 집안일과 같은.. B2B 마케터의 온라인 콘텐츠 제작에 관한 이야기는 1인 체제 마케팅 팀원의 B2B 뉴스레터 제작기를 참고해 주세요.


검색 엔진 최적화(SEO)/검색 엔진 광고(SEA) : 이 부분은 경험치가 중요한 부분이고, 경험치 만렙의 전문가 분들께서 쓰신 아티클을 참고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면 트윈워드 블로그, 데이터리안 블로그



4. 온/오프라인 행사

오프라인 전시회 : 나는 오프라인 전시회(a.k.a 박람회, 엑스포, 산업전...)를 B2B 마케팅의 종합 예술이라고 표현한다. 준비해야 할 것도 많고 비용도 많이 투입되지만, 리드 수집의 양과 질에 있어서 효과적인 방법. 오프라인 전시회에 대한 이야기는 B2B 리드 수집하는 법 '오프라인 전시회', 오프라인 전시회 잘 고르고 잘 준비하는 법 에서 자세히 풀어 보았다.

세미나, 웨비나 : 내실 있는 B2B 기업이라면 세미나 정도는 가능한 역량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나도 아직 경험이 없다. ㅋㅋ 23년 업무 계획에 오프라인 세미나가 포함되어 있다. 무사히 치르고 그 후기를 브런치에 공유할 수 있길...


5. PR

'PR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피할 건 피하고, 알릴 건 알린다'라는 고전 유머가 있었다. PR이란 Public Relations의 약자로 '공중과의 관계 형성'이라는 뜻이지만 흔히 '홍보'라는 의미로 쓰이기도 하고 아래와 같은 의미로 쓰이기도 하기에 저런 고전 유머가 살아남지 않았나 싶다.


보도자료 작성, 배포(Press Release)

언론 매체와의 관계 형성(Press Relations)


Public Relations의 의미에 맞게 언론 매체를 통한 활동뿐만 아니라 직접 대중과 관계를 맺는 활동(예 : CSR 활동 등)을 포함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기업에서는 언론 매체를 통한 홍보의 관점에서 PR을 이해하는 것 같다.


나는 B2B 마케터가 되기 전에 B2C 상장사의 PR 담당자였는데, B2C 기업에서의 경험과 거칠게 비교해 본다면 B2B 기업(의 오너들)은 PR에 대해 불필요하게 여기거나, 쑥스러워하거나, 또는 언론 매체와의 관계 형성은 귀찮지만 보도자료는 기사화되기 바라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그래서 B2B 마케터로 커리어를 전환하면서 PR은 거의 안 하긴 했는데 지금 다니는 회사가 상장을 준비하면서 내년에는 PR 활동을 많이 하게 될 것 같기도 하고 직장인 팔자 뒤웅박 팔자... 하여간 기회가 된다면 B2B 기업의 PR 활동에 대해서도 아티클을 남겨 보겠어요.



6. 시기별 이벤트 대응

연하장 제작, 배포

굿즈 제작


7. 데모 시나리오 개발

기업마다 차이가 있지만, Pre sales나 consulting을 담당하는 조직에서 데모 시연을 하기도 하는데, 보통 기술적인 기반에서 출발하신 분들이 프리 세일즈나 컨설팅에 계시는 경우가 많다 보니 좀 더 고객 관점에서 쉽게 전달할 수 있는 데모 시나리오 개발을 위해 마케터가 투입되기도 한다.


데모 시나리오 개발이라 하면 화면별 시연 순서나 각 기능별 셀링 포인트 발굴, 화면별 스크립트 작성 등의 업무로 이뤄진다. 잘 정돈된 데모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위에 《 2. 마케팅 머티리얼 제작 》 에서 소개한 데모 영상을 제작하기도 한다.



백 가지 일을 하더라도 B2B 마케터에게 필요한 능력은 딱 한 가지


이 글을 읽으신 (예비) B2B 마케터 분들께서는 '이걸 다 하라니!'라는 생각도 들 것 같고, '이걸 다 하려면 엄청나게 다재다능해야 하는 거 아니냐?'라는 생각도 들 것 같다. 하지만 실제로 업무를 해 본 입장에서는 딱 한 가지 능력만 있으면 될 것 같다. 그것은 바로 '글을 구성하는 능력'


'글쓰기 능력'이 아니라 '글을 구성하는 능력'이라고 표현한 이유는, 이건 내가 예전에 했던 오해인데, 회사에서 필요로 하는 글쓰기 능력이란 아름다운 문장을 쓰는 능력이 아니기 때문이다. 읽는 사람이 시간을 아낄 수 있도록 간결하고 이해하기 쉬우며, 그러면서도 끝까지 읽고 싶게 만드는 아이템을 잘 집어넣어 빌드업을 하는 구성 능력이 회사에서 필요로 하는 글쓰기 능력이다.


이렇게 짜임새 있는 구성을 글로 표현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B2B 마케터가 커버해야 하는 대부분의 일은 해낼 수 있고 그 외 소소하게 필요한 디자인 역량 등은 동료의 도움을 받거나 서비스의 도움을 받으면 된다.


써 놓고 보니 '글을 구성하는 능력'은 B2B 마케터가 아니라 어느 포지션에서도 환영할 능력 같은데, 그다음 필요한 것은 B2B 마케터로 커리어를 만들어 가고 싶다는 의향이 있느냐 없느냐, 쉽게 말해 B2B 마케터와 본인의 성향 간 핏의 문제인 것 같다. 그래서 조만간 B2B 마케터에 적합한 핏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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