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슬픈 마음 있는 자

|길을 물으려다 해방이 있는 곳을 물었다|

by 이닻


신은 파괴당하지 않는다
창조되지 않기 때문이다
상처를 호령할 뿐이다
태초에 어둠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슬픈 마음 있는 자를 부른다
부름 당하는 방식으로 부른다
태초의 사랑은 아마도

메아리였으니까?

부딪혀야만 돌아온다
그러니까ㅡ스스로 있는 자였을 적부터
스스로를 쪼개가며 발굴한 사랑이었을 것

태초에 그는 괴로움이었다
허무와 괴로움의 방백
빛이 있으라ㅡ
하니 빛이 있었다
제 안을 일부 부수고 튕겨 나온 부산물

그러니 신은 제단에 묶여 파괴당하지 않는다
태초에 균열이었기 때문이다
상처를 받을 뿐이다
스스로 지은 세계가 너무 광활해서
빛이 태어나지 않는 것을
견딜 뿐이다

우는 마음으로 나무 아래 앉아있다
슬픈 마음 오래된 자를 부른다

이것은 아주 오래전부터 불리어
여전히 서성이는 노랫말

매거진의 이전글16. 여름의 연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