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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윤효 Dec 20. 2024

하루 한 권 독서

[The Diamond of Darkhold]- Jeanne Duprau

‘만약’이라는 가정을 가장 사실적으로 보여 줄 수 있는 소설이다. ‘The City of Ember’의 책 3번째 시리즈 책이다. 청소년 소설이지만, 성인이 읽기에도 흥미진진하다. 


 만약 핵으로 인한 3차 전쟁이 일어나 전 지구가 다시 허허벌판이 되어, 살아남은 자들만이 힘겨운 삶을 살아간다면 어떨까.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전쟁 중이고, 상대적으로 힘이 우세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꺽지 못하고 있다. 러시아 푸틴이 핵으로 전쟁을 끝내고 싶어 한다면, 누군가 예언하듯이 전 세계가 갑자기 견제를 위해 서로를 향해 인류 파멸을 가져오는 핵을 터드릴 때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을 소설이 이야기해 주는 듯하다.

 인류 파멸을 예상한 과학자들이 지하에 도시를 건설하고, 그 도시에서 수백 년을 살아낸 400~500명의 엠버 사람들이 다시 지구상위로 올라왔다. 도시의 수명이 다해 나올 수밖에 없었지만, 지구상에서 적응하기는 쉽지 않다. 처음 만나는 동물들, 꽃들과 하늘 높이 떠있는 해와 달 그리고 처음 만나는 계절을 적응하는 과정을 보여 준다. 전쟁 겨우 살아 남은 300명 남짓한 스파크 사람들이 엠버 사람들을 마을의 일원으로 받아들이는 과정을 보여주는 게 2부였다. 스파크 사람과 엠버 사람들이 마을을 이루고 살아가지만, 인류 역사가 그 오랜 시간 동안 발전시켜 문명이 다 파괴되어 겨울을 함께 보내는 일은 마치 원시 시대 같은 느낌을 준다. 


 전기도 없고, 식량은 부족하고 추운 겨울 바람을 온몸으로 받아들이는 마을의 긴장감은 커진다. 주인공 Lina와 Doon은 다시 한번 엠버로 돌아가 필요한 것을 얻고자 한다. 지하도시였지만, 전기도 있었고, 집안에 있는 화장실과 온수는 다 파괴된 지상의 삶보다 나았다. 


 파괴된 도시를 돌아다니며, 남아 있을 물건들을 모으는 직업이 roamer(방랑자)다. 사람이 더 이상 살지 않는 회색빛 도시의 무너진 건물들 사이로 쓸만한 물건을 찾는 일이 방랑자의 일이다. 여기저기 흩어져 살아가는 작은 마을들을 찾아가 자신들이 발견한 물건과 음식을 교환하는 일을 방랑들이 한다. 옛날 시골 마을에 나타났던 엿장수 역할 같기도 하다. 화폐도 없어 먹을 것과 생활에 필요한 물자를 교환하는 물물교환의 시대가 다시 열렸다. 엠버에서 가져온 성냥이 화폐가치로도 쓰인다. 


 남루한 옷차림과 다 쓰러져가는 마차를 끌고 다니는 모습과 깡마른 말이나 양에 대한 묘사는 쓸쓸하기까지 하다. 과학자들이 지상으로 나와 다시 생활 할 엠버 시민들을 위해 햇빛으로 전기 자가 충전용 보석을 숨겨둔 장소가 방랑자에 의해 발견된다. 떠돌이 방랑자들은 두꺼운 설명서를 단지 불을 지피기 위해 사용했고, 몇 장 남지 않은 책이 듄에게 발견되고, 리나는 그 책을 사서 그에게 선물한다. 몇 장 남지 않은 책에서 언급된 전기에 대한 내용은 듄을 엠버로 다시 돌아가게 하는 동기가 된다. 


 전기에 대한 강한 호기심을 가진 듄은 리나를 설득해 엠버를 찾아 같다. 지진으로 인해 지상에서 지하로 가는 엠버도시에 통로가 생겼다. 이를 발견한 두 아이는 엠버에서 희미하게 나오는 빛을 보고 어렵게 들어가지만, 이미 방랑자 Trog가족이 그 도시를 차지하고 있었다. 트라그는 엠버의 전기와 물 그리고 먹거리가 남아 있는 것을 발견했고, 그곳이 세상에 알려지기를 두려워해 듄의 발에 족쇠를 채워 둔다. 루나는 다행히 트라그에게 발각되지 않아 도움을 요청하기 엠버를 빠져나온다. 트라그 가족과 함께 살아가는 다리를 저는 소년의 도움으로 가까스로 탈출에 성공한 듄은 미리 빠져나온 루나와 만나지만, 늑대들을 만나 위험에 처한 그녀를 구하느라 다리를 다치게 된다. 


 루나가 만난 트라그의 누이를 통해 책이 발견된 곳과 트리그가 가지고 있던 엠버의 보물을 보관한 곳을 발견한다. 수백 개의 보물들이 희망이라는 선물로 엠버 시민을 위해 준비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사라진 루나와 돈을 찾아 나선 친구들로 인해 마을 사람들이 둘을 데리러 오게 되고, 엠버 도시에서 필요한 물건들을 꺼내오고 각자의 집에 배분이 되면서 겨울은 모든 사람들에게 견뎌낼 만한 시간이 된다. 밤에 책을 볼 수 있고, 길거리에는 다시 불빛으로 마을을 환하게 비춘다. 전설처럼 떠돌던 보물에 대한 시적인 노래가 결국, 과학자들이 구두로 전해내려 준 선물이었다. 


 지금 우리가 누리고 있는 것들이 전쟁으로 한 순간에 사라졌을 때 삶이 어떻게 진행될지가 눈에 보이는 듯했다. 만약 3차 전쟁이 일어나, 서로를 향해 핵무기를 쏜다면 책에서 묘사된 지구 위의 삶은 황무지와 같을 것이다. 경제가 어려워지고, 나라 간의 협력이 아니라 자국 이익중심으로 사회적 분위기를 만들어 내는 각 나라의 리더들이 대중의 선택을 받는 현상이 위험할 수 있다. 각국의 상생이 아니라 타국의 희생이 자국의 이익으로 정당화되는 세계는 분명 위험하다. 


 읽어 가면서, 핵무기를 언제든 사용할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내는 러시아 리더인 푸틴이 생각났다. 북한 또한 핵무기를 가지고 국제 사회에 자신들의 국익을 위해 간헐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리더의 한순간의 잘못된 선택으로 전쟁이 일어난다면, 이는 전 인류와 앞으로 태어날 후손들에게 씻을 수 없는 죄를 짓는 것이리라. 책을 읽어 가는 동안 주인공들이 만나는 시련을 해결해 가는 과정이 궁금해 계속 읽게 된다. 미래 리더가 될 청소년들에게 좋은 책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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