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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한 권 독서

<명상에서 찾은 경영의 길>-김범진, 노상춘

by 조윤효

움직이지 않으면 어떤 곳에도 도착하지 못한다. 그러나 바쁘게 움직이면 어느 곳에도 도착하지 못한다. 분주함이 일상이 될 때, 잠깐 멈추고 가야 할 곳을 차분하게 보는 눈이 명상이다.

거대한 수레바퀴를 돌리는 경영자에게 필요한 것이 명상이라는 믿음을 주는 책이 [명상에서 찾은 경영의 길]이다. 개인의 삶도 어떻게 보면 작은 경영이다. 나를 경영하는 것, 내 삶을 경영하는 것은 모든 인간이 해야 하는 일이다.


명상코치 김범진과 경영자 노상충이 한 권의 책을 사이좋게 나누어 썼다. 지혜롭고 평온한 리더를 위한 명상과 일터에서 만나는 감정을 소개하는 김범진 명상 코치는 전문가답다. 명상하는 CEO를 소개하는 노상충 경영자의 글은 현실적인 교훈이 잘 담겨 있다. 책 마지막 부분에서 소개하는 ‘일터에서 쉽게 할 수 있는 명상법’은 바로 실천하기 좋은 내용들이다.


시간의 속도가 빨라지고, 유통되는 정보의 양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개인의 선택은 고개를 타는 광대처럼 위태로워질 수 있다. 세계 리더들과 회사를 경영하는 CEO에게 명상이 필수라는 시대적 요구가 당연하다. 리더들의 바른 판단으로 수많은 삶을 나아지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명상은 내면의 소리를 듣고, 긴장을 이완하여 현상을 알아차리는 것이라 이야기한다. 그래야 삶에 집중할 수 있다. 명상은 ‘따뜻한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라 정의하는 명상 코치 김범진의 말이다.

실제 명상하는 사람의 뇌는 7.5세 더 젊다는 연구 결과가 아니더라도 정신적 안정에서 나오는 사람들의 표정에서는 온화한 빛이 나온다. 얼굴 가득 삶의 온기를 품어내는 사람은 주위 사람들에게 기쁨을 준다.


좋은 질문이 그 자체로 하나의 명상도구라는 것, 지금 여기를 충분히 경험하는 것이 명상이라는 깨달음을 준다. 살아가면서 느끼는 싫고 좋음이라는 마음재료를 잘 볼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하다. 의식, 물질이나 몸, 느낌, 생각 그리고 의도와 경향성이라는 5가지가 우리 자신이 아니다는 것을 알게 해주는 게 명상이다. 명상을 지속하다 보면 스토리를 만들어 내는 우리를 알게 된다. 번뇌와 잡념이 다양한 형식으로 파도처럼 밀려들지만, 그것을 한 발치 떨어져서 바라보는 힘을 주는 게 명상이다.


여러 사람과 일한다는 것은 미처 우리 안에서 발현되지 못했던 감정들이 튀어나오는 계기가 된다. 자신 안에 ‘이런 감정도 있었구나’라고 발견하는 계기로 삼는 다면, 객관적으로 상황을 보는 제삼자의 눈을 갖게 된다.

감정관리도 업무 전략의 하나라는 말은 당연하다. 화, 짜증, 두려움등은 편도체의 흥분으로 차분히 생각할 수 있는 전전두옆에 에너지를 공급하지 못하게 한다. 그래서 지나고 나서 후회할 실수들을 하게 되는 것이다. 편도체가 활성화되었다고 생각이 들 때는 심호흡을 하거나 잠깐 그 상황에서 벗어나는 지혜도 도움이 된다.


불안이나 당황스러움이 올라오면 바라보면 된다. 짜증이나 화도 습관인 것 같다. 이런 감정들을 부정하고 바꾸려 하기보다는 그 감정을 수용하는 유연한 자세가 필요하다. 또한 가지고 싶은 것, 해내고 싶은 것 등 다양한 욕망들도 바라볼 때, 물속 흙먼지가 가라앉듯이 다시 맑고 깨끗한 내면이 된다. 주기적으로 집안 청소하듯이, 내면 속에서 일어나는 감정들을 부모의 눈으로 바라봐 주어야겠다.


자본과 시장은 선함도 악하도 아니라는 말도 공감이 간다. 성공한 CEO는 인격적으로 성숙한 삶을 살지 않으면, 그 성공은 완성품이 될 수 없다. 저자의 말처럼 회사와 나를 동일시해서는 안된다.

책에서 비유된 여유 사냥도 인상 깊다. 여우는 사냥꾼이 놓아둔 살구씨 기름을 덥석 먹지 않는다. 한 번 살짝 맛보고 돌아간다. 하지만, 그 향긋한 살구씨 기름 생각 때문에 다시 돌아가 먹게 되고, 결국 잡힌다. 인간의 욕망도 이를 닮아 있다. 매일 조금씩 노출된 수많은 광고가 한 번에 사람을 유혹하지 않는다. 살구씨 기름처럼 한번 보고 나면, 자신도 모르게 여우처럼 구매 버튼을 누르게 된다.


한 개인이 자신을 객관화할 수 있다는 것은 엄청난 능력이다.’

명상 관련책을 통해 객관화 보는 힘을 기르는 중이다. 자신을 객관화해서 볼수록 메타인지력이 향상된다. 탁닉한 스님이 프랑스 보르도에 세운 ‘플럼 빌리지 Plum village’의 일상 리추얼은 생각보다 단순하다. 거창한 의식이 아니라 조급해지는 마음의 속도를 늦추어 주는 단순한 활동으로도 많은 사람들의 정신적 안정을 돕는다고 한다. 느리게 걷기와 식사하기 전 20분 침묵의 시간이 다른 시간들의 생기를 더해 주는 것 같다.


경영자는 시간을 자신의 편으로 만들 수 있어야 한다고 한다. 장기간 프로젝트와 방향성에 대한 통찰과 확신은 명상을 통해 길러낼 수 있을 것 같다.


책에서 소개된 ‘법구경’ 속 꿀 빠는 인생 편은 여러 생각을 만들어 낸다. 코끼리 떼에 쫓겨 벼랑 끝에서 떨어진 인간이 겨우 칡넝쿨을 잡았다. 낭떠러지 아래로 바다 괴물이 입을 벌리고 있고, 설상가상으로 쥐들이 인간이 잡고 있는 칡넝쿨을 갈아먹고 있다. 칡넝쿨에 걸려 있던 벌통에서 꿀이 한 방울씩 떨어지자 인간은 그 떨어진 꿀을 먹느라 잠깐의 위기를 잊는다. 삶이 이렇게 진행 된다. 그러니 마음을 다스려 일상을 평온하게 하고 인내하는 마음으로 현실 직시 할 때 삶의 위기는 극복된다.


스트레스가 무조건 나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려 준다. 스트레스 유발 인자인 코르티솔은 우리를 살아 움직이게 하는 기제가 되고, 활동을 지속하기 위해서 혈중 포도당 수치가 떨어지지 않도록 돕는다고 한다. 코르티솔이 분비되지 않으면, 일할 수 있는 원동력도 없어지고, 무기력과 생동감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살아 있는 것이란 물살을 거슬러 수영하는 것과 같고, 스트레스는 이 거스르는 물살을 향해 생존 유지에 필요한 조건임을 알 것 같다. 유기체의 생명 충동과 생산성 향상의 메커니즘을 제공하는 게 스트레스라는 것이다. 스트레스도 우리가 함께 들고 가야 할 또 다른 마음기제다.


스트레스 자체는 나쁘지 않지만, 과하면 해가 된다. 스트레스로 편도체가 활성화되어 있다면, 잠깐의 명상으로도 위축시킬 수 있다. 명상을 통해 전전 두피질과 편도체 사이의 연결을 강화시킬수록 마음은 고요를 유지하는 힘이 커진다. 즉, 정서적으로 반응하는 수준 조절이 가능해진다.

주의를 다룬다는 것은 내가 나의 주인이 되는 것이라 이야기한다.

‘우리가 일상에서 주의를 조절하고 의도대로 다룰 줄 안다는 것은 더 높은 삶의 질을 유지하는데 있어 필수 조건이라 할 수 있다.’


다양한 명상법 중 호흡에 우리의 인식을 두는 수식관이 기본 명상법이다. 이는 정신적 충족감과 마음의 중심을 잡아 주는 역학을 한다. 5~6초 동안 숨을 들이마시고, 같은 시간만큼 숨을 뱉어 내는 결호흡이 호흡전문가들이 말하는 가장 이상적인 호흡이라고 한다. 들어마시고 뱉어내는 한쌍을 하나로 세고 10세트를 하는 게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중간에 잡념들이 올라온다. 10세트를 3번 하니 10분 정도 걸린다. 첫날보다는 둘째 날이 훨씬 집중도 잘되고, 얼굴색도 밝아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결호흡을 지소적으로 해야겠다.


일이 즐거우면 인생은 천국이고, 일이 의무가 되면 인생은 지옥이다.’

러시아 대문호 막심 고리키의 말이다. 천재 발명가 에디슨이 이를 잘 보여 준다. 평생 일을 즐겼고, 자신의 대부분의 시간을 일에 쏟아 넣어 높은 성취도를 이루면서 건강하게 장수하다가 세상을 떠났다. 에디슨이 창업한 제너럴 일렉트릭 회사가 여전히 건제하다는 것은 그의 영향일 수도 있다.


일터에서 할 수 있는 명상효과를 주는 활동들은 언제든 실천이 가능하다. 기지개 켜기, 업무 시작 전 호흡 명상하기, 발바닥을 느끼는 연습, 5분 눈감고 쉬기, 세 번 호흡하기는 일하는 공간에 평화를 선물할 것이다.

일상과 명상이 조용하게 겹쳐질 때, 삶이 평온해진다는 믿음을 주는 책이 <명상에서 찾은 경영의 길>이다. 명상하는 사람이 많아지고, 세상은 더욱 평화로워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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