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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몽고메리 Sep 28. 2023

18화. 고생했어! 교직의 소중함을 아는 만큼

좋은 교사가 될거야

18화. 고생했어! 교직의 소중함을 아는 만큼 좋은 교사가 될거야


아기가 잘 때 그 옆에서 밥상을 펴서 시작한 공부.


그런 내 모습을 보고 가족분이 이렇게 말씀하셨다.

“그렇게 해서 공부가 될까?” (에휴. 그 말을 들으니 많이 낙담이 되었는지 지금도 생각이 나는 구나)     


  암기를 잘 하지도 못하고, 임용공부를 하면서 공부에는 때가 있음을 뒤늦게 깨닫게 되었다.

공부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시기에 최선을 다해서 동료들과 함께 달려가야 최선의 결과를 만날 수 있음을 알게 되었다.  그냥 결혼하고 시험에 도전하면 되겠지~ 라는 생각은 나에게는 통하지 않았다.

     


  몇 해를 임용준비를 했지만, 1월부터 온전히 달린다는 생각을 처음부터 하지를 못했다. 아이들을 키우면서 집안일을 하면서 더구나 암기도 정말 못하면서 공부를 한다는 것은 악조건이었다. 시간을 쪼개서 써야하며 반복, 또 반복을 해야 했다.     

  그런 와중이었지만 늘상 봄에는 워밍업처럼 공부를 하고, 더운 여름에 점차 스트레스를 받다가 찬 바람이 불면 그제서야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것처럼 정신없이 암기를 하면서 하는 임용공부가 나에게는 전혀 점수가 나오지 않았다.

  시험유형은 많이 바뀌어 있었고, 한국사 시험도 미리 준비해야 했다. 교육과정은 많이 바뀌어 있었고, 공부할 분량이 정말 많았다.


  둘째 아이가 3살이었을 때는 아직 어린이집에 다니지 않을 때였다. 아이가 낮잠을 잘 때 공부를 하고, 밤에 공부를 하고 그런식으로 공부를 했는데 공부양이 많이 부족했는지 결과가 좋지 않았다. 아이 건강문제로 집에서 돌봐야 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고 아이에게 엄마손이 많이 필요했다.     


  다행히 둘째가 3살 겨울부터는 근처 어린이집을 보내게 되었다. 처음에는 반일반으로 하다가 몇 달이 지나자 종일반을 다닐 수 있을 만큼 적응하게 되었다. 둘째가 4살이 되자, 아침에 아이 어린이집에 보내고 도서관에 갔고 공부시간을 제대로 확보할 수 있는 한해였다.     


  위기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2015년. 그 해에는 메르스 때문에 공포가 있었다. 둘째는 몸이 약했고 2014년에는 기침증상을 비롯한 폐렴으로 병원에 입원도 하고, 꾸준히 호흡기 치료를 하는 등 건강에 조심을 많이 해야 했다. 메르스시기에는 조심스러워서 병원도 가급적 삼가고 3개월가까이 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지냈다. 아이가 기침이 잦아지면 어린이집을 쉬고 집에 데리고 있었다.     


  더운 여름에 어디 놀러도 못가고 주로 집에서 지내다가 우연히 눈에 들어온 싹이 튼 고구마를 수경재배하게 되었다. 잘 크니까 왜 이리 예쁜지 고구마가 나에게 힐링을 주었던 기억이 난다.   

                     

고구마가 이렇게 예쁜지 알았던, 집콕했던 그 해 여름.


  힘들었던 여름의 시기가 지나고 아이 기침이 줄어들면서 다시금 공부에 집중할 수 있었다.

낮에는 아이가 어린이집에 가면 독서실에 가서 공부를 했다. 그 전해에도 독서실을 다녔는데 그때 다녔던 곳은 좀 어둡고 습하면서 나에게 좀 맞지 않았던 기억이 난다. 아이 4살 때는 좀 더 환기가 잘되는 2층 독서실을 다니면서 쾌적하게 공부를 할 수 있었다. 낮에 공부를 하다가 큰아이가 2학년이어서 학교 끝날 시간이면 집에 가서 간식을 챙겨 주었던 기억이 난다.

  임용에 집중해야 하므로 아이가 스스로 하도록 습관을 들여야 하는데 그런 것이 능숙하지가 못하다. 그냥 완벽하지 못한 상태로 그대로 꾸준히 공부를 했다.     


  가을부터는 남편이 퇴근을 가급적 일찍 7시경까지는 집에 왔던 것 같다. 원래는 회사 일이 바빠서 거의 8시가 넘어서 집에 오고, 일중독 성향이 있는 사람이었는데 웬일인지 협조를 해 주었다. 그래서 남편이 퇴근해서 오면 바로 두 아이를 맡기고 독서실에 가서 12시 정도까지 공부를 하고 왔다. 


  평일에는 오전 10시 정도~ 오후 4시정도까지 독서실에서 공부할 수 있었고 큰 아이가 태권도 학원에서 돌아오는 시간 즈음해서 둘째 어린이집에서 하원시켜서 집으로 데리고 왔다. 아이들 저녁도 먹이고 남편올 때까지 기다리는 시간을 공부를 할 수 없었다. 저녁에 다시 공부. 그런 패턴으로 가을을 보냈다.


  또한 주말에는 기차를 타고 노량진으로 가서 모의고사 강의를 들었다. 인강으로 들어도 되지만, 집중력 있게 듣기가 쉽지 않고, 효율적으로 시험시간에 맞춰서 연습해 보고 싶어서 모고 강의를 다녔다. 많이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강의를 들으며 어떤 언니를 만났는데 이야기 나누며 조언을 얻은 것도 좋았다. 늦은 오후시간에 아이들을 보느라 공부시간을 확보하기가 어렵고 아이가 아파서 어린이집에 못가는 날의 경우에는 낮잠시간이외에는 도통 암기시간을 확보할 수 없는 나에게 좋은 언니가 좋은 조언을 해 주셨다. 아이가 옆에서 놀 때 중요문제들을 스크랩하면서 눈여겨 보라고, 시간을 쪼개서 쓸 수 있는 조언이었는데 좋은 팁이었다.    

 


  독서실에 늦은 시간 있다보니 30대~40대분들도 준비하는 시험이 있어서 열심히 하는 분들이 많이 계셨다. 나랑 같은 시험은 아니었지만 은근히 힘이 되고, 동기부여가 되었다. 사실 공부하는 과정이 힘들었다. 집중해서 1년만 하고 끝났으면 괜찮았을 텐데, 조금씩 붙잡고 늘어지다보니 준비기간이 늘어나서 몇 년이 되고, 준비를 제대로 못했으니 결과도 좋지 않고, 자신감만 하락하는 시간이었다.

  육아맘이 시험준비를 할 경우에는, 아이 성장연령과 본인의 여러 여건을 잘 살펴보고 제대로 집중해서 2년 정도 안에 끝낼 수 있도록 단기간 목표설정을 하고 집중해서 공부하는 것이 좋은 것 같다. 그리고 나의 경우에는 주로 상반기에는 강사를 하거나 일년동안 강사를 하면서 시험을 보는 형태도 있었는데, 암기를 잘하지 못하는 나의 성향을 보면 욕심이 과했던 것 같다.

  나의 경우 임용에서 좋은 결과가 나왔던 해는 1월부터 공부를 했고, 둘째가 어린이집을 일년동안 다닐 수 있을 만큼 컸던 4살이던 해였다. 공부에는 때가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물론 공부에 재능이 있어서 효율적으로 하시는 분들은 다를 것이다.     

30대를 아이들을 키우면서 집에 있고 시험은 자꾸 떨어지고 하다보니 꿈에 대한 생각은 멀어지고, 내가 선생님이 될 수 있을까? 자신감이 계속 하락했다.


하지만 꾸준히 하다보니 결국 합격을 하게 되었다. 그때 지인들과 소통하던 카카오스토리에 소식을 올렸었다.

 

 “이번에 임용시험에 최종합격이 되었습니다^^”

그동안 제가 힘든 일들이 참 많은 시기를 보냈는데, 다방면으로 도움을 주시고 따뜻한

말 한마디 건네주신 지인여러분께 정말 감사를 드립니다.

그 동안의 경험들을 바탕으로 훌륭한 선생님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저 또한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될께요~“라는 내용이었다.     


  나의 메시지에 지인들이 많이 축하해 주었다.


“언니 멋져요. 꿈을 이룬 언니의 앞날이 눈부시도록 아름다울 거 같아요. 축하해요. 언니”

“축하해. 몸과 맘으로 고생했지만 값진 열매를 맺어 이제 날개 달 일만 남았구나

좋은 선생님이 될 거야. 남편이 젤 좋아하겠는걸 . 최고 “

“방금 소름돋았어요! 축하드려요^^ 넘 기쁜 소식!~~”

“와~ 언니 진심 축하해요”

“추카한다. 그동안 고생했다 ”

“언니~ 맘고생 많이 했을텐데 애키우며 해내다니 정말 훌륭해요”

“대단하다! 축하해”

“축하해^^ 언니는 좋은 선생님일 거야”

“고생했어! 교직의 소중함을 아는만큼 좋은 교사가 될거야~ 파이팅!”

“축하해~ 좋은 선생님 일 것 같아”

“언니 대박이에요~ 넘넘 축하해요”          


지인들의 축하메시지를 읽으면서 다시금 돌아보며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게 되었을 때

어떤 모습일지 상상해보면서 기대에 차게 되었다.



- 이어지는 내용은 그 후에 어떤 선생님이 되어 갔을까에 관한 성장스토리를 다루겠습니다.

부족한 성장에세이를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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