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장소라 할지라도 낮에 보는 풍경과 밤에 보는 풍경이 전혀 다르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바로 이곳, 마리나베이가 제게는 그런 장소였습니다.
낮에는 즐거운 놀이동산 같았는데 밤에는 화려한 조명이 켜지며 빛의 향연이 이뤄지는 곳으로 변화하였습니다.
마리나베이 샌즈 호텔은 오성급 호텔로 가장 작은 룸의 가격이 100만 원을 호가하며 그 명성에 맞게 루프탑에 위치한 인피니티 풀은 투숙객만 이용할 수 있습니다.
또한 배모양 앞쪽에 해당하는 마리나베이 샌즈 스카이파크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풍경도 멋집니다.
해 질 녘, 도심의 스카이 라인도 멋지고 무역업이 최고인 나라답게 먼바다에 정박해 있는 많은 선박들이 보입니다.
낮에 만났던 머라이언의 자태도 선명하게 확인할 수 있네요.
해가 완전히 사라지고 어둠이 더해질수록 무수히 빛나는 불빛에 마리나 베이의 풍경은 다시 태어납니다.
특히 싱가폴 플라이어 관람차 아래에 위치한 싱가폴 F1 그랑프리 마리나 베이 서킷이 더욱 선명하게 보입니다.
이 서킷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야간 F1 레이스가 열리는데 덥고 습한 이곳 기후 때문에 밤에 경기가 진행된다고 합니다.
낮에 다녀온 세계 최대의 온실 옆으로 화려한 불빛의 인공 나무들이 보입니다.
총 18개의 슈퍼트리는 철근과 콘크리트로 뼈대를 만든 것으로 높이는 25~50m로 16층 건물 높이에 해당합니다.
슈퍼트리는 마다가스카르 섬에 있는 바오밥 나무를 모티브로 하여 만들었으며 매일 저녁 7시 45분과 8시 45분, 15분 동안 '가든 랩소디'라는 조명쇼가 펼쳐집니다.
테마에 맞춰 음악과 함께 조명이 화려하게 움직이는데 관람객 대부분이 바닥에 앉거나 누워 감상할 수 있는 무료 조명쇼입니다.
마리나 베이의 야경을 즐기는 또 다른 방법으로는 싱가폴 리버크루즈를 이용하는 것입니다.
전통적인 배, 범보트(bumboat)를 타고 오디오 가이드를 통해 싱가폴의 역사적인 랜드마크와 현대적인 스카이라인을 감상할 수 있으며 약 40분 정도 소요됩니다.
리버크루즈의 탑승 장소는 클락키(Clarke Quay)인데 이곳은 과거의 무역 항구였던 곳으로 현재는 레스토랑, 바, 상점등이 즐비한 활기찬 워터프런트 지역입니다.
조금 일찍 도착하여 근처 강변을 따라 걸으며 맛집 투어를 하는 것도 이곳을 즐기는 좋은 방법입니다.
특히 이곳에서 가장 유명한 칠리 크랩은 누구나의 입맛을 사로잡기에 충분합니다.
과거의 항구처럼 호객행위가 성행하는 식당들이 많아 조금 복잡할 수 있지만 활기찬 전통시장에 온 기분이 들기도 하더군요.
낮과 밤의 느낌이 확연히 달라 온종일 머물며 즐길 수 있는 이곳이 싱가폴 최고의 명소가 아닐까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