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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캐미 스토리텔러 Feb 26. 2022

나, 오늘부터 미국 시민

행운을 세트로 받은 MK, 쉬운 케이스부터 이야기해 봅시다

미국 이민국 샌 버나디노 사무실


MK 가족도 바쁘게 생활하는 동안 5년의 시간이 흘러 2021년 5월, USCIS 웹사이트를 통해 시민권 신청서를 제출하였는데 9개월 만에 인터뷰 일정에 대한 편지가 왔다.

평균 1년을 기다려야 한다던데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선 이후 시민권 받기 위해 기다리는 시간이 조금 짧아졌다는 말이 사실인가 보다.


MK는 2022년 2월 10일 오후 12시가 인터뷰 일정이라 1시간 거리에 있는 인터뷰 장소로 2시간 전에 황금손이 운전기사로 봉사해 주는 차를 타고 출발하였다.

주변에 별다른 건물 없이 덩그러니 세워져 있는 이민국 건물 주차장에 도착하자 MK의 심장은 점점 빨라졌고, 산타아나 강풍으로 인한 이상고온 현상 때문인지 아니면 긴장감 때문인지 손에선 땀이 났다.


예약시간 20분 전, 필요한 서류들을 다시 한번 꼼꼼히 체크하고 KF-95 마스크를 긴장감 가리개처럼 고 난 후 건물로 들어갔다.

입구에는 제복을 입은 보안요원들이 무슨 일로 왔는지, 총이나 흉기는 소지하지 않았는지, 최근 코로나 증상이 있었는지, 혹은 2주 내에 해외여행을 한 적이 있는지 물었고, 이민국에서 보내온 편지와 신분증을 확인한 다음 금속탐지기를 통과하고 2층 인터뷰 대기 장소로 향했다.


그곳에는 여러 명의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었는데 5분 정도의 시간이 흘렀을까 MK는 자신의 이름과 비슷한 이름을 호명하는 심사관이 보여 얼른 손을 들어 보이고 다가가 본인의 이름을 제차 확인했다.

심사관의 사무실로 들어가 먼저 오른쪽 손을 들고 진실만을 말할 것을 선서한 후 인터뷰가 시작되었다.

Q: Do you promise to tell the truth, the whole truth,
and nothing but the truth?  
A: Yes, I do  

먼저 MK의 영주권과 신분증(운전면허증 or state ID)을 확인한 후, 생년월일, 주소 등을 확인한 다음, 미국 정부와 역사, 그리고 미국의 상징 등에 대한 시험(civic test-100문제로 구성)을 보았다.

10문제 중 6문제를 맞혀야 하는데 구술시험인 관계로 문제를 듣고 바로 답을 해야 하니 충분한 연습이 필요하다.


그다음으로 태블릿에 쓰여 있는 문장 읽기와 심사관이 불러주는 문장 쓰기 시험(각각 3 문장 중 1 문장씩만 읽고 쓰면 합격)이 있다.

쓰기 문제을 위해 스타일러스펜을 사용하는데 펜 끝에 있는 고무가 굵고 긴장한 상태에서 쓰다 보니 글씨가 엉망이었는데 심사관이 읽고 패스하다니 참 다행이었다.


이렇게 시험이 끝나면 다음으로는 시민권 신청서인 N-400에 대한 질문으로 이어진다.

N-400에는 신청자에 대한 많은 정보를 기입하게 되는데 이름, 생년월일, SSN(Social Security Number- 사회보장 번호로 한국의 주민등록 번호에 해당), 인종, 키와 몸무게, 눈과 머리카락 색깔, 주소, 직업, 국적과 태어난 나라, 부모들에 대한 정보, 지난 5년 동안 국외로의 여행 기록, 결혼 여부, 기혼자라면 배우자에 대한 그리고 배우자의 전 배우자(2번 이상 결혼한 경우)에 대한 정보, 이혼에 대한 정보, 아이들에 대한 정보 등을 자세히 기록해야 한다.


그다음으로 이어지는 부분은 지원자가 불법적인 조직에 가입하거나 법에 어긋나는  행동을 한 적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들과 향후 미국 정부와 헌법에 대해 충성을 다할 것이라는 의지에 대한 추가적인 질문들로 일명 '마의 part 12'라 불리는 부분이다.

Part 12에 대한 질문들은 평소 잘 사용하지 않는 단어들이 여러 개 있는데 예를 들면 성매매, 포주, 군법회의, 탈영, 가석방, 보호관찰, 자경단, 반역자, 민병대, 의용군, 등등 생전 처음 들어 보는 단어들이 많이 포함되어 있다.  


다행히 MK는 정말 친절한 심사관을 만나 질문에 대해 "YES or NO" 대답만 하고 통과했으니 이보다 다행스럽고 기쁜 일이 또 있을까?

심사관이  "Congraculation~~"이라 말하며 합격을 말해 주었을 때 MK는 "휴~~" 하는 안도의 한숨이 절로 나왔고 고마움의 표현으로 그녀의 빨간색 멋진 드레스를 칭찬했다.

이 또한 사회생활의 일환으로 그 자리에서 MK가 할 수 있는 최고의 감사 표시였던 것이다.


인터뷰가 끝나고 1층에 마련된 선서 장소로 가니 영주권을 반납하고 인터뷰 이후 변경된 사항이 있는지 체크하는 문서를 작성했다.

MK가 불과 10분 전에 인터뷰를 마쳤으니 그 사이 뭐가 바뀌었을까 만은 필요한 서류이니 잘 읽어 보고 `NO` 칸에 체크해 제출한 후 대기석에 앉아 기다렸다.


얼마 후, 시민권 증서를 손에 든 직원이 와 사람들과 함께 나란히 서서 충성 선서를 따라 읽고 시민권 증서를 받아 퇴장. 건물을 나오면서 만난 보안요원들도 웃으며 축하의 말을 전했다.

긴 시간 동안 긴장하며 준비한 것에 비해 조금은 싱겁게 그리고 매우 다행스럽게도 어렵지 않게 모든 과정을 마친 MK는 오늘부터 '미국 시민'이 되었다.


산타아나 강풍이 불어 낮 기온이 30도까지 오르고 먼지가 풀풀 날려도 그 순간 MK의 기분은 초여름 싱그러운 바람이 부는 숲을 걷는 것만큼이나 상쾌했다.  

선서식에서 받은 흰 봉투 안에 있던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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