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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민기 Jul 12. 2023

한국, 근대화 그리고 김중업

KBS다큐인사이트, '자화상, 중업'을 보고 남기는 메모

김중업은 베네치아에서 우연히 르 꼬르뷔지에를 만나 "운명처럼" 그의 프랑스 사무실에서 일하게 된다. 찬디가르, 롱샹성당 등 기념비적인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1950년대 초, 김중업은 전쟁으로 폐허가 된 한국으로 돌아와 "숙명처럼" 한국의 근대화에 기여하게 된다. 삼일빌딩, 주한 프랑스대사관, 제주대 본관, 서산부인과 등의 작품을 남겼다.

그것은 건축가 김중업이 떠안은 시대의 소명이었다. 하지만 이후 빠른 산업화와 경제개발만을 밀어붙이던 군사정권은 그를 고독하게 떠나보냈다. 인간을 위하지 않는 무자비한 건설과 개발에 건축가 김중업이 있을 곳은 없었다. 그는 필연적으로 고독한 건축가였다.

지금의 한국사회는 그의 건축적 이상을 충분히 담아낼 만큼 성숙해졌는가? 그의 말처럼, 우리는 진정으로 사람을 위해 건물을 짓고 있는가?

얼마 전 부실시공으로 붕괴되었던 GS건설의 아파트를 '순살자이'라 부른다고 한다. 자조 섞인 우스갯소리에 그저 실소만 터져 나오다가 곧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한국사회는 몸집만 커졌을 뿐 생각은 전혀 변하지 않았다.

"과연 그들은 자신이 만들고 있는 곳에 살고 싶어 할까요? 저는 절대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절대로요. ... 우리는 더 이상 사람을 위해서 건물을 짓지 않아요. 정말이에요. 더 이상 전혀 사람을 위해서 건물을 짓지 않아요."

"그런 점에서는 우리나라 지식인들이 좀 모가 너무 없어져 간다고 말할까요. ... 소위 너무 졸속주의라고 말할까. 너무 서둘러서 개발하다 보니까 여러 가지 부작용이 많이 생기지 않았겠느냐." - 김중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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