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궁극적으로 어떤 존재인지를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된 곳 동대문
2019년 봄
나는 동대문 전철역에서 지상으로 나가려고 에스컬레이터로 향하고 있었다.
그때 반대편에서 몸이 불편하신 할아버지가 걸어오시는 것을 보았다.
할아버지는 몸의 왼쪽을 잘 가누시지 못하셔서 오른 손으로 지팡이를 짚고 에스컬레이터 쪽으로 걸어오시고 계셨다.
나는 할아버지보다 걸음을 늦춰서 할아버지가 먼저 타시는 걸 지켜보았는데 아마 무의식적으로 할아버지가 안전하게 타시는 걸 확인하고 내가 타는게 좋겠다고 판단했던 것 같다
할아버지가 무사히 에스컬레이터에 올라 타셔서 나도 안심을 하고 뒤에 올라섰는데 문제는 그때 발생했다
할아버지는 불편하지 않은 오른손에 지팡이를 들고 계셨는데 그래서 에스컬레이터 손잡이를 잡지 못하신 것이다.
몸이 불편하시니까 균형 잡기 어려우셔서 손잡이를 잡아야 히는데 지팡이를 들고 계시니까 손잡이를 붙잡을 수 없었고, 불편한 왼쪽 손은 쓰실 수가 없어서 순간적으로 균형을 잡지 못하신 할아버지는 그만 뒤로 넘어지며 떨어지기 시작하셨다.
내가 바로 뒤에 있었기 때문에 나는 순간적으로 두 손으로 할아버지를 붙잡으며 넘어지지 않게 하려고 했는데 그러나 순간 상황이 크게 잘못 된 걸 즉시 깨달았다.
몸이 불편하지 않은 사람의 경우라면 이런 상황에 스스로 몸의 균형을 잡으려고 하면서 어떻게든 버티려고 할텐데 할아버지는 그게 어려우시니까 본의아니게 나에게 온 몸의 무게를 싣고 넘어지실 수 밖에 없는 것이었다.
참 신기한게.... 사람들이 이런 상황을 겪으며 하는 얘기들은 대부분 옳구나 라는 걸 나는 바로 그 순간 깨달았다
할아버지 몸무게가 아마 대략 팔십 이상이 나갈 거라고 생각을 하는데 나는 키가 작지 않은 편인데 많이 왜소한 체형이라 사십 킬로를 약간 넘기는 체형이다.
그런 나는 할아버지의 무게를 온 몸으로 감당하며 그 짧은 영 점 몇 초 정도의 순간에 상황을 모두 알았다.
나는 백프로 이 무게를 감당할 수 없고 할아버지와 함께 뒤로 떨어지겠구나...
목이나 허리뼈가 부러질 수 있다..
난 죽을 수 있는 거다...
거짓말 하나도 안 보태고 그 짧은 영 점 몇 초의 순간에 저 생각들이 머릿속에서 다 흘러갔다...
그리고 나서 사람들이 쉽게 믿기지 않겠지만 그 짧은 순간에 머리에 충격을 받은 듯 눈을 한 번 깜박하는 것 같은 짧은 순간 동안 정신을 잃었다 깼다.
그게 가능한 일인가 하겠지만 내가 그랬다
눈 깜박하는 정도의 순간의 시간, 정신을 잃었었다.
아마 너무 갑작스러운 끔찍한 상황이라 정신이 감당이 안됐던 것 같다.
그런데 정신이 확 든 순간 나는 아래로 할아버지와계단 아래로 굴러 떨어지지 않았다는 걸 알았다.
어떻게 된거지 하고 생각하는 순간, 나는 내 뒤에서 뭔가가 나를 지탱하고 있는걸 느꼈다.
바로 사람이었다.
누군가 뒤에서 나와 할아버지를 둘다 지탱하고 있는 거였다.
내가 에스컬레이터에 탈때 뒷쪽에 사람이 없었고 할아버지와 나만 탄 걸 알고 있었다
즉 좀 더 나중에 타신 분, 아마 우리보다 훨씬 아랫쪽에 계셧던 분이 우리가 함께 뒤로 밀려 떨어지는 것을 보고 빛의 속도로 뛰어 올라온 거였다
아 ………
정신 없는 와중에 고개를 급히 돌려 나를 받치고 계신 분 얼굴을 보니 외국인이시다.
아!!! 나는 죽지 않는 거였다..
상상할 수 없는 안도감이 들었다.
그런데 이 분 혼자 어떻게 이 무거운 두 사람을 한 번에 지탱하고 계시지.
경황없는 중에 아저씨가 걱정이 되어 나는 <아유 오케이> 하고 비명을 지르듯 외쳤다.
<오케이!!!!!>
외국인 아저씨는 얼굴에 핏대가 올라올 만큼 버티고 계셨는데 지금도 잊히지 않는게 나를 향해 미소를 지어 보이셨다.
아마 내가 너무 놀라고 두려워 하는 목소리로 크게 외쳐서 안심시키려고 하셨는지도 모르지만 어떻게 그 상황에 미소를 지으실 수 있었을까.. 돌이켜 보면 신기할 따름이다.
앞으로는 할아버지의 무게가 나를 압박했는데 등으로는 외국인 아저씨의 든든한 팔이 나를 받치고 있었다.
에스컬레이터가 입구에 도착하자 나와 할아버지는 무사히 지상에 발을 디딜 수 있었다.
지상에 도착하자 마자 바로 외국인 아저씨께 감사하다고 말하는데 너무 놀란 나머지 온 몸이 다 덜덜 떨려서 어떻게 인사를 했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내 온 몸은 이리저리 흔들리고 있었다.
아저씨 뒤에는 부인도 함께 서계셨다 .두 분이 추락하는 할아버지와 나를 지탱해 주신 것이었다.
그리고 아저씨는 바로 계단 아래로 뛰어내려가시더니 내가 떨어뜨린 텀블러와 할아버지의 지팡이까지 주워오셔서 전해 주시고 너무 쿨하게 아무일도 없었던 것처럼 웃으며 손흔들고 길을 가셨다.
그리고 할아버지는 본의 아니게 자신으로 인해 여러 사람이 큰 피해를 볼 수 있었을 뻔 했던 것이 미안하셨던지 아무말 없이 고개 숙이고 불편한 몸을 돌려 바로 자리에서 이동하셨다.
나는... 원래 가려던 목적지는 경황이 없어서 갈 수 없었고 대신 일단 마음을 안정시키려고 청계천 길을 따라 걷기 시작했다.
그런데 몸이 점점 더 심하게 떨리기 시작했다.
그 이유는 잠시전에 내가 죽음 가까이에 깄다 욌다는 것이 너무나 확연히 실감이 되기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나 죽을 뻔 했구나. 뒤에 그 외국인 부부가 없었으면 할아버지를 뒤에서 받친 채로 그대로 둘이 에스컬레이터에서 추락했겠구나>
<설마 넘어지는 사람 뒤에서 받쳤다고 죽기야 하겠어> 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 그러나 직접 경험해 보면 절대 그렇지 않다. 할아버지는 몸이 불편하셔서 본인의 무게 전부를 나에게 실으실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내가 그런 할아버지를 뒤에서 받쳤을 때 나는 일반적인 상황이 아니라는 걸 바로 알았던 거다. 내가 감당할 수 잇는 그런 상황이 아닌 것을.. 그래서 내가 죽을 수도 있었다는 것을..
마치 십 년, 이십 년 간 겪어야 하는 삶의 많은 일들을 단 이 삼 분 만에 모두 축약해서 겪은 것처럼 너무 큰 강도의 감정이 나에게 덮쳐왔다. 그것은 태어나서 처음 겪는 감정이었다.
나는 걸으면서 극심하게 흐느껴 울기 시작했다.
온 몸을 떨며 울었다.
정말 많은 마음과 생각들이 한순간에 나를 휘몰아치고있었지만 나를 이렇게 흐느끼게 만든 건 바로 이 생각때문이었다.
나는 아까 누구의 도움 없이도 죽지 않을 뻔 할 수 있었다. 사실 그런 위험한 상황에서 즉시 탈출할 수 있었다.
그러기 위해 빠르고 즉각적으로 어떤 행동을 하면 됐었다. 그건 어떤 행동이었을까 …
그건 바로……
옆으로 비켜버리는 거였다..
할아버지를 받치고 있던 손을 떼고 몸을 옆으로 틀어 버리면 됐던 거였다… 폭이 넓은 에스컬레이터였으니까....
아주 간단하고 단순한 사실이었다. 그건 …
손을 뗀다. 그리고 옆으로 비킨다.
그리고 할아버지를 떨어뜨린다……
그러나,
나는 그러지 않았다…
그리고 바로 이것이 나를 오열하게 한 사실이었다.
할아버지가 뒤로 추락하시면서 내가 할아버지를 받치고 나도 뒤로 넘어가기 시작하면서의 그 영 점 몇 초의 순간은 인간이 삶과 죽음의 경계를 인식하는 가장 짧은 순간 중 하나였고 너무 급박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여기에는 어떤 사고력이나 분석력 등 뇌의 판단 기능이 작용되기 어려웠다.
즉 가장 근원적이고 궁극적인 본능 밖에 작용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적어도 내가 판단할 때는..
그런데 나의 가장 근원적인 본능에는 이 데이터가 입력되어 있지 않았던 거였다.
<내가 살기 위해서 누군가를 죽게 하는 것>
내가 죽더라도 생명을 해할 수 없는 마음이 내가 가지고 있는 근본적인 마음이었다.‘
그것은 생명에 대한 존중의 마음이었다. 내 안에 살아있는.....
생명을 보호하려는 본능, 지키려는 본능, 살리려는 본능..
그래서 나는 울었다…
신이 인간을 이런 존재로 창조하셨음을 태어나서 처음 내 온 몸으로 실체적으로 체감한 순간이었기 때문이었다.
이게 … 가장 근원적인 인간의 형질이구나
신이 창조하신......
신은 인간을 이렇게 창조했다.
생명을 목숨보다 소중하게 여기도록..
생명의 가치가 그 어떤 것보다 우선시 될 수 없도록..
내가 죽더라도 생명을 해하는 것이 가능하지 않은 존재로...
내가 만들지도 않았는데 내 안에 있었던 고유의 것,
바로 생명을 ‘사랑’ 마음..
내 생명을 넘어서 누군가의 생명을 지키려는 형질의 마음을 인간 안에 있는 ‘사랑’ 이라는 말 외에 달리 표현할 수 있는 말이 있을까.
신의 인간 창조의 본질적 형질을 온 몸과마음을 통해 깨달은 듯 해서 나는 쓰나미처럼 크게 밀려오는 마음들이 감당이 안돼 소리내어 울었다.
청계천 길을 따라 걷는 동안 내내....
원래도 사람과의 마음의 거리가 무척 먼 나였다. 극한의 내향인이었던 나는 장애 판정 직전까지 건강이 악화됨과 동시에 인생의 정말 큰 사건들을 여럿 거치면서 사람들과 질풍노도 같은 모진 일들을 겪었었다. 그래서 사람에 대해 차갑고 건조한 마음 외에 남은 것이 없었다. 사람에 대한 가치성을 하염없이 잃어버리고 있던 중이었다.
그런데 이 일이 나에게 쓰나미 같은 알림을 준 거였다.
내가 무슨 일을 겪었던, 사람에게 어떤 환멸을 보았건상관없이 가장 근본적으로 사람에 대해 가져야 할 자세는 변해서는 안되는 거라고..
그리고 인간 근원의 가치성에 대한 존중도 잃어서는 안된다는 알림이었다.
그것이 나의 인간적 가치를 지키는 일이기도 하다라는 것을 깨닫게 해 준 것이다
그래서 나는 울었다…
그 경황 없는 와중에 이런 생각들이 다 머리에 지나갔냐고 묻는다면 믿기지 않겠지만 맞다고 대답할 수 있다.. 사실이니까 ..
아마 동대문 역이 없어지지 않는 한 나는 늘 동대문을 지나며 이 일을 생각할 것이다.
가장 극적인 방법으로 나에게 하나님께서 나를 어떤 존재로 만들었는지에 대해 생각하게 해주신 것에 대해…
내 인생 가장 중요한 경험 중 하나가 동대문에 있고
청계천에 있다..
나에게 인생 소중한 곳, 청계천
오직 ‘사랑’ 으로
안간을
나에게는 신이 창조한 대상체인 ‘인간’에 대한
그 깊이를 다 알 수 없는 존중의 마음, 사랑이 있었던 걱이다
내가 죽는다고 해도,
상대를 죽일 수 없는
상대를 손상 시킬 수 없는
<그리고 한가지 더 설명하자면 내가 사랑하는 하나님이 사랑하는 존재인 인간에 대해>
******
나는 울었다
당시 나는 자칫 장애 판정읗 받알 수 있엇을 만큼 몸을 많이 다쳣럿소 그 전후로 너무 많은 일들을 겪으며 사람에 대한 신뢰는 완전히 부서지고 나 자긴에 대한 자존감도 망가져 있던 때얐다
나는 그래서 내 자신을 잃어버리고 잇엇던 것이다
나라는 사람이 으ㅓㄴ래 가지거 익억던 인간적 가치를
존엄을 …….
어떤 일이 잇아도 결코 잃어 버려서는 안더ㅣ는 갓이
지기 지신에 대한 그리고 타인에 대한 존엄의 마음이라는 갈 나는 느꺗다 뼈저리게
우리가 자주 빠지는 오류가 이것임을 나는 깨달악다
사람에게 상처 받으면
사람이라는 전체가 잠재적으로 나를 상처 줄 수 있는 존재라고 인싣이 바뀌는 것
그 일부의 사람들이
인간 전체로 치환 되는 걱이다
거봐 원래 사람들은 이래
거봐 원래 인간들은 이런 거야
아니…. 그렇지 않다
나를 가해한 사람은 칠십 억 인구 중 거의 칠십억 분의 몇 밖에 안되는 걱이다
나는 이 오류에 빠져잇억다누닥이다
그래서 나는 본연의 자긴을 계속해서 상실해
가고 잇것다
내가 누구인지
나는 무엇을 간직하고 잇던 사람인지
그런데 나는 내가 죽는다 하더라도 타인의 생명을 파손할 수 없는 존재로 태어났고 사는동안 내내 그것을 지키며 살아 왔던 것이다
많은 삶의 기복을 겪어왔어도
무참하게 말로 행위로 사람에게 상처입히고 죽이는 사람이 되지 않앗던 거다 나는
언제나 선의를 가진
사람 온화한 사람 평화를 지키는 사함이 되거 싶엇다
이게 나라는 사람의 ‘신념’ 이라는 것을 나는 온몸으로 시리게 깨달았다
그래서
나는 청계천을 걸으며 끊임없이 흐느껴 울었다
사람들이 저신의 존엄을 뺏기지 않앗으면 좋겟다
사람으로 인한 상처를 피할 수 없는 때도 많이 잇을 구 잇다
자전감이 밟히거나 저전김을 잛히거나 모욕 당하거나
해아릴 수 없이 원치 않는데도 많은 상처나 모욛을 당을 구도 익다
근대
왜냐하면
나를 만드신 분 내가 사랑하는 존재가
사랑하는 대상이기 때문에
그래서 나의 뇌에는 즉시 손을 떼서 할아버지를 추락시키고 나는 인전하게 멈을 피신하는 선택의 옵션이 전햐 발현되지
않앗다 그 옵션 자체가 그런 강류ㅏㅇ에서 내가 취할 구 잇는 의식 . 무의식에서 저차도 밝동되지
않았던 것이다
유ㅐ일 까
나는 그것이 인간의 가장 깊은 본연의 모습 중 하나라는 생각이 들엇다
신이 인간을 이렇게 창조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바로 ‘사랑’ 그 지체로
생명을 ‘사랑’하는 존재로
나 자신을 넘어서 누군가를 무언가를 지키고 희생할 수 있는 존재ㄹ
나는 걸으면서 계속 복받쳐 흐느껴 울었다
사람에 대한 신뢰도 부서지고
나 자신에 대한 자존감도 망가져 있었던 때였다
그래수
나는 내가 아닌 전혀 다른 사람이 더ㅣ고자 했엇다
사람을 부정하고 믿지 않는 사람
………
그런데 인간은 그랗개 만들어지지
ㅏㄴㅎ은 것이 근원이하는 걸 인식
ㄱ
런데 인간 근원의 존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