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하기 - 공명(共鳴)
마음으로 들으며 공감하는 것
함께 있지만, 함께 하지 못한 날들
그럴 때가 있다.
서로의 생각을 이해하지 못하고
마음을 공감할 수 없을 때.
함께 있지만 외롭다 느껴질 때.
분명 함께 있으면 행복해서 결혼했는데, 언젠가부터 나는 남편과 함께 있을 때 외로웠다.
남편과 대화하면 ‘너무 다른 가치관을 가졌다’는 생각이 들고, 이해할 수 없다는 허탈함만 남았다. 점점 입을 다물었고, 마음도 닫아가고 있었다. 우리는 함께 있지만, 함께 하지 못했다.
그 모습을 보며 가장 힘들어한 건 아이였다.
아무리 아이와 즐겁게 놀아주어도 서로에게 냉랭한 부부를 지켜보는 아이는 괴로워했다.
같은 자극에도 과잉 반응하는 예민한 아들은 부모가 주고받는 부정적인 기운을 온몸으로 흡수했다.
자신 탓이라며 여기며 깊은 우울에 빠졌다.
그런 아들을 위해 나는 마음을 닫았던 남편에게 손을 내밀자고 결심했다.
간절히 좋은 엄마가 되고 싶었고, 아이를 잘 키우고 싶었다. 그러려면 먼저 행복한 부부가 되어야 했다.
내 마음과 함께 하기
남편에게 손 내밀기 위해 상처 받은 나의 마음부터 돌보았다.
생각을 멈추고 느낌을 알아차리고 의식을 일깨운다. 감정이 흘러가기를 물끄러미 바라본다. 때론 감정의 파도를 견디기 힘겨워 울기도 했다. 왜 그런 느낌이 드는지, 나에게 무엇이 필요했는지 내 마음을 관찰하고, 내가 듣고 싶었던 말을 글로 써보기도 했다.
<비폭력대화>에서 이것을 ‘자기 공감’이라 말하고, <상처 받지 않는 영혼>에서는 ‘놓아 보내기’라고 부르기도 했다.
인정받고 싶고, 소통하고 싶었지만 적절한 방법을 몰랐다. 서글프고, 쓸쓸했던 내 마음과 충분히 함께 했다.
그의 마음과 함께 하기
내 마음을 돌보았더니 어느 순간 남편의 마음이 느껴졌다.
‘왜 그렇게밖에 할 수 없었을까?’
'진짜 원했던 건 무엇이었을까?'
더욱더 그의 입장이 되어보려 노력했다. 그러자 답답함과 억울함이 물러가고, 남편에 대한 안쓰러움과 먹먹함이 흘러들어왔다.
공감으로 대화하며 함께 하기
남편과 마주 앉아 이전과 다른 대화를 시작했다.
“여보, 당신이 내 말을 들었을 때 이런 느낌이었나요?”
“당신에겐 ~들이 중요했나요?"
"나를 통해 ~을 채우고 싶었던 거였어요?"
남편의 입장이 되어 떠올렸던 느낌, 그가 충족하고자 했던 필요에 대해 물어보았다.
조용히 내 말을 듣던 남편의 눈가가 붉어졌다.
그리고 잠시 뒤 말했다.
"당신 말을 들으니 정말 그래.
나한텐 그런 것들이 참 중요했던 것 같아.
나도 몰랐던 속마음을 알아차려줘서 고마워요."
공감으로 연결되던 그날,
우리는 함께 뜨거운 감동의 눈물을 흘렸다.
함께 한다는 것은 공감하는 것
진정으로 함께 한다는 것은 공감한다는 것이다.
마음으로 들으며 공명하는 존재가 되는 것이다.
마음을 솔직하게 털어놓고, 서로 공감할 때
깊은 위로가 되고, 새 힘으로 나아갈 수 있다.
나는 그런 존재로 함께 하는 사람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