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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멀더와 스컬리 Jul 01. 2023

젠장할! 버스를 놓쳤다.

오늘도 긍정 1

이른 휴일 아침, 유학 간 막냇동생의 빈집을 살피러 왔다. 고지서를 챙기고 환기도 시키고 소소하게 이것저것들을 살피고 집을 나왔다. 오늘따라 무거운 몸을 이끌고 터덜터덜 버스정류장으로 발걸음을 옮기는데, 신호등에 초록불이 깜박인다. 집으로 가려면 어느 방향이었지? 조급한 마음에 정류장을 기억하지 못했고 그대로 신호를 놓쳤다. 그리고 횡단보도를 다급히 건너 정류장으로 뛰는 한 남자를 바라봤다. 곧이어 버스가 한 대 도착했고, 그 남자는 내가 타야 할 버스를 타고 유유히 떠났다. 젠장할! 버스를 놓쳤다. 어플을 확인해 보니 8분을 더 기다려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도 긍정!

이제 두 번 다시 정류장이 헷갈릴 일은 없겠다. 다음 초록불엔 망설임 없이 건널 수 있겠다. 그는 타고 나는 타지 못한 단 하나의 이유, 그는 방향을 알았고 나는 몰랐기 때문이다. 그것은 어떤 불운도 아니라는 것을 나는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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