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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멀더와 스컬리 Jul 01. 2024

치과에 빨리 가고 싶은 이유

남매일기/열살/딸/열네살/아들/일상/어록

딸아이가 어금니를 뽑았다.

 

태권도가 끝날 무렵

아빠가 아이를 픽업해서

치과에 가는데


아이는 치과에 빨리 가고 싶다며

서둘렀다고 한다.


흔들리지도 않는 생니를 뽑아야 해서

무서웠을 법도한데...


그 모습이 의아했던 남편은

뒤늦게 치과에 도착한

나에게 말했다.


남편 : 보통 아이들은 치과에

가는 걸 무서워하지 않나요?

왜 빨리 오고 싶다고 했을까?


아내: ㅎㅎ글쎄요.

치과 선생님께서

매번 의젓하다고 칭찬해 주시니까

그러지 않았을까요?


그러는 사이

아이는 어금니를 뚝딱 뽑았고

선생님이 주신 예쁜 목걸이를 목에 걸고

치료실 밖으로 나왔다.


뭐가 그렇게 분이 좋은지

지혈용 거즈를 입에 물고도

재잘재잘

집으로 돌아오는 내내 떠들었다.


결국 지혈시간도

예상했던 30분보다 오래 걸렸다.


엄마는 아이의 책가방을 메고

아빠는 아이의 바이올린을 들었고

딸아이는 가운데서

엄마아빠의 손을 잡고

신나는 발걸음으로 집으로 돌아왔다.


저녁이 되도록

치과에서 받은 목걸이를 걸고 있는

아이를 보며 낮에 있었던 일이

문득 궁금해졌다.


엄마: @@아,

그런데 왜 아까 치과에 빨리 가고 싶었어?


딸 : 이빨을 빨리 뽑고 싶었어요.

이빨을 뽑으면 좀 귀엽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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