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살의 폭풍오열

남매일기/열살/딸/열네살/아들/일상/어록

요즘 우리집 중학생은

자유학기제 진로탐색활동으로

특별한 날들을 보내고 있다.

클라이밍도 하고

모델과 댄서도 만나고

그야말로 다양한 직업들을

알아가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게다가

특별한 수업일정으로

하교시간까지 빨라져서

아이에겐

더없이 좋은 하루들이다.

문제는 점심을 먹지 않고

집에 온다는 점인데...

다행히

엄마아빠와 점심시간을 맞출 수 있어서

셋이 만나서 밥을 먹었다.

하루는 갈비정식

또 하루는 제육과 고등어구이

그런데 어젯밤!

배가 고팠던 오빠는

무심코 낮에 먹은 음식 얘기를 꺼냈고

딸아이가 그 사실을 알게 되었다.

숨기려 한 것도 아니고

충분히 이해할 거라 생각했는데...

딸은 엄마품에 안겨 폭풍오열했다.

어찌나 서럽게 우는지

미안하다가도

또 너무 귀여워서

 웃음을 참느라 혼났다.

나 빼고 셋이서 맛있는 거 먹고
여태까지 말도 안 했어요?!

그것도
내가 좋아하는 갈비도 먹고
내가 좋아하는 된장찌개도 먹고
내가 좋아하는 제육도 먹고
내가 좋아하는 고등어도 먹고
......

---

#울면서도 조목조목 할 말은  다하는 열 살

#대체 좋아하는 음식이 얼마나 많은 거니?

#어른스럽게만 생각했는데

#역시 어린이는 어린이

#다음엔 꼭 같이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