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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어문 Jun 11. 2023

인연

'나쁜 엄마'

처음 만남은 인연

마지막 만남은 운명

'나쁜 엄마' 드라마 속 대사입니다.


이생에서 사랑하게 되는 운명도

전생에서 수없이 닿았던 인연이 쌓여야만 한다는 어른들의 말씀이 생각납니다.


수많은 사람 중에서 나와 비슷한 주파수의 사람을 만난다는 건 기적에 가까운 일일 거예요.

설명할 수는 없지만,

분명 서로를 끌어당기는 전파가 흘렀을 겁니다.

스쳐가는 인연이 될 수도 있고

운명 같은 만남으로 이어갈 수도 있을 겁니다.


만날 때부터 운명인 인연도 있겠지요.

나의 의지와 무관하게 이미 정해진 운명

부모와 자식의 만남이 그렇습니다.

그래서 천륜이라고  말하는 거겠지요.


엄마가 아이를 낳으면 탯줄을 자릅니다.

뱃속에서 오직 나에게만 의지해서 살아갔다는 증거, 그 흔적이 배꼽이 된다는 게 신기했어요.

나의 모든 것들이 아이에게 전달된다는 건

태어나서 처음 느껴보는 책임감이었습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아이가 저절로 크는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요.

내가 살아가는 방식들이, 공기처럼,

아이에게 영향을 주고 있음이 느껴집니다.

보이는 탯줄은 없지만

여전히 보이지 않는 탯줄은 있는 것 같거든요.


엄마는 세상 모든 것을 대신할 수 있지만

세상 어떤 것도 엄마를 대신할 수 없다는 대사를 들으며, 엄마의 무게에 대해 많은 생각이 듭니다.


바르고 건강하게 살아야 할 책임감이

가끔 버거울 때도 있어요.

하지만 그 무게가,

나를 살아가게 한다는 사실도 알고 있어요.


아이를 살리기 위해

기꺼이 바닷물에 뛰어드는 엄마.

아이 혼자 살아가야 할 세상을 위해

마지막까지 자신을 놓지 않던 엄마.

나를 희생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는 또 다른 나이기에

그 또한 행복으로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아이가 나를 행복한 엄마로 기억하면 좋겠어요.

그래서 지금 함께할 수 있는 시간들을

좋은 추억들로 잘 채우고 싶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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