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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롱이 Dec 07. 2021

그러지 않을 거야, 안심해.

나는 지레짐작하여 걱정하고 부정적으로 해석하는 면이 있다.

일반적으로 걱정의 대부분은 사소한 고민이거나 이미 일어난 일이거나 절대로 일어나지 않을 일이라고 한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걱정이 많다.


원시 시대에는 외부의 자극이 실제로 위험한지 그렇지 않은지 판단하는 것보다, 알려지지 않은 것에는 일단 부정적으로 해석하는 것이 생존에 유리했다고 한다.

그 본능이 아직도 남아있는 걸까.

지금은 그때만큼 필요가 없어진 본능임에도 어떤 일을 만나면 최대한 부정적으로 해석하고야 만다.


연인과의 말다툼 속에는 늘 최악의 해석이 곁들여진다.

너는 이랬을 거야. 너는 이런 의도로 말한 걸 거야. 선의는 무의미가 되고, 무의미는 악의가 된다.


아는 사람이 인사하고 가지 않아도 생각이 많아진다. 부정적 센서는 최고의 성능을 낸다. 그가 단지 나를 못 봤을 수도, 봤지만 아는 척 하기 무안했을 수도, 그저 아무 생각이 없었을 수도 있는 데도 말이다.


부정적으로 해석하고 보는 인간의 본능은 무섭다.

지나고 보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내가 생각했던 부정적인 결과는 없다.

생각하는 것처럼, 그렇지 않다. 안심해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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