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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롱이 Jun 30. 2022

미디어를 만드는 사람은 누구일까?

언제나 떠날 수 있지만 그러려고 하지 않았어. 마음만 먹으면 진실을 알 수 있는데도 시도하지 않았지.


 영화 <트루먼 쇼>의 트루먼은 태어나서 지금까지의 모든 일상이 24시간 생중계되는 쇼의 주인공이다. 그의 집과 직장, 그가 사는 섬 전체가 세트장이고, 그의 부모님, 이웃과 친구, 심지어 아내까지 모두 배우다. 본인만 이 사실을 모른다. 그러던 어느 날, 하늘에서 떨어진 조명 때문에 의심을 하기 시작한다.

 만약 나의 삶이 트루먼 쇼처럼 상품화되어 생중계됐다면, 제작자들에게 어떤 말을 할 수 있을까? 트루먼 쇼는 윤리적인 문제가 컸음에도 큰 성공을 거두었다. 그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전통적으로 미디어의 생산자는 전문 콘텐츠 제작자였다. 방송사, 신문사, 드라마·영화 제작사 등에서 일하는 피디, 기자, 작가, 감독 같은 사람들이다. 그러나 인터넷이 등장하고 일반인도 쉽게 크리에이터가 되면서 적극적인 콘텐츠 생산자가 됐다. 단순히 소비만 하던 사람들도 댓글이나 상품평과 같이 콘텐츠의 일부를 만들거나, 소셜 미디어로 콘텐츠를 생산하고 유통하는 주체가 된 것이다. 과거에는 피디나 감독 같은 전문가가 미디어를 생산한다고 인식되었으나, 현재는 생산자와 소비자의 구분이 허물어지면서 ‘생비자’와 같은 신조어가 등장하는 시대에 살게 되었다.

 미디어에 담긴 메시지는 생산자에 의해 구성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그 메시지가 생산자 개인의 가치관, 그가 속한 조직이나 사회의 문화, 나아가 광고주나 소비자와 같은 외부 요인에 의해 끊임없이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미디어는 완전무결한 것이 아니라, 여러 주관적인 요인으로 종합된 결과물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미디어가 생산되는 목적은 상업적인 이익이나 사회적 힘을 얻기 위해서이다. 먼저 상업적인 이익은, 미디어도 기업이기 때문에 수익을 창출해야 한다는 것이다. 미디어의 주 수입원은 바로 광고다. 광고주는 자신의 광고가 가능한 많은 소비자에게 전달되길 원한다. 미디어 또한 이에 부응하고자 더 많은 소비자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한다. 이 과정에서 미디어는 공공성을 잃거나 윤리적이지 못한 내용을 다루게 되기도 한다.

 따라서 소비자는 ‘미디어가 특정 제품이나 업체를 홍보하는 건 아닌지’, ‘다양한 주장을 무시하고 한쪽으로 치우쳐 있지는 않은지’, ‘사건에 대한 진실을 외면하거나 호도하지는 않는지’, 비판적으로 바라보며 점검해야 한다. 무엇보다 미디어 생산자 스스로는 미디어가 많은 사람에게 쉽고 빠르게 영향을 주는 도구임을 인식하고, 이에 걸맞은 책임 의식으로 공공성과 상업성의 균형을 지키고자 노력해야 한다.


 미디어를 통해 얻게 되는 사회적 힘이란, 우리가 미디어를 생산하고 소비하면서 타인과 소통하며 영향을 주고받는 것이다. 카톡으로 대화를 하고, 인스타그램에 사진을 올리고, 발표를 위해 PPT를 만드는 등 미디어를 생산하는 일은 우리의 삶과 밀접하다. 따라서 일반인인 우리도 미디어 생산자임을 인식하고, 마땅한 책임 의식으로 윤리적인 표현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미디어를 생산할 때는 초상권과 개인정보 침해에 주의해야 한다. 미디어에 게시된 글이나 사진은 순식간에 퍼져나갈 수 있고, 그 과정에서 타인의 사생활을 침해할 수 있다. 따라서 영상을 찍을 때는 반드시 상대의 의사를 물어야 하며, 민감한 정보는 노출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더불어 저작권을 잘 지켜야 합니다. 폰트, 음악, 영화 등 모든 저작물에는 그것을 창작한 사람의 고유한 노력이 담겨 있다. 타인의 저작물을 허락 없이 공유하거나 변형하는 것은 창작자의 노력을 무시하는 것이므로 조심해야 한다. 미디어를 생산할 때는 사용을 미리 허가한 CCL 표시가 있는지 확인하고, 참고한 자료의 출처를 명확히 표기해야 한다.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저작물의 사용을 정식으로 허가받거나, 마땅한 비용을 지불하는 등 올바른 절차를 지켜야 한다.

 우리는 미디어의 생산을 통해 자기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하고 소통할 수 있다. 그와 더불어 타인의 권리를 인정하고 존중할 수 있는 균형 잡힌 미디어 생산자가 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한국언론진흥재단, 「고등학교 청소년과 미디어」, 서울특별시교육청, 2021.

한국언론진흥재단, 「중학교 청소년과 미디어」, 서울특별시교육청 2021.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미디어 탐구생활 카드뉴스」, 교육부,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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