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연 있는 파스타 5. 벚꽃 크림 파스타
바람이 점점 따스해져 마음만은 벌써 봄이 된듯한 요즘입니다. 저만 그런가 싶다가도 무심결에 들린 카페의 시즌 상품을 보면서 이런 이른 봄맞이를 하는 건 나뿐만이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또 들었습니다.
최근 지인에게 기프티콘을 선물 받아 장 볼 겸 나온 마트 옆 스타벅스 매장을 방문해 보았습니다. 매장에 들어서자마자 한눈에 들어온 건 누가 봐도 봄을 기대한다는 듯이 놓인 벚꽃이 그려진 봄 시즌 원두였습니다.
소화불량으로 자주 마시지도 못하는 커피지만 그날따라 집에서도 설레는 봄을 느끼고 싶어 손이 갔습니다. 더불어 그런 봄을 담은 요리와 함께라면 그런 설렘이 더해지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그래서 장을 보면서도 벚꽃을 닮은 파스타를 만들어 보려 이 재료 저 재료 고르게 되었습니다. 분홍빛 설렘이 하얗게 활짝 핀 벚꽃의 모습을 마음속에 그려보고 소중한 사람과의 분위기 있는 한 끼를 상상하며 이번 한 그릇을 만들어 보았습니다.
재료
마늘 12쪽, 양파 1/2개, 콜리플라워 1/4개, 비트 1/10개, 다진 돼지고기 안심 200g, 우유 200ml, 생크림 200ml, 명란젓, 건크랜베리 한 줌, 스파게티면 1인분
이번 재료 선정에 있어 가장 고심했던 부분은 어떻게 하면 파스타에 벚꽃의 이미지를 연출하면서 요리의 자연스러운 맛을 낼 수 있을지 였습니다.
이러한 고민 끝에 비트를 활용한 분홍빛깔 크림소스를 베이스로 하얀 꽃잎이 활짝 핀듯한 콜리플라워를 넣었습니다. 그리고 분홍빛 꽃송이의 느낌을 살릴 짭조름한 명란젓과 달달한 건크랜베리를 더했습니다.
4컷 레시피
1. 마늘 여섯 쪽은 편 썰기, 나머지 여섯 쪽은 돼지고기 잡내를 없애기 위해 다집니다. 양파는 잘게 썰고 콜리플라워는 벚꽃의 이미지를 연출하기 위해 잘게 썰고 2분간 데쳐 준비해둡니다.
2. 껍질을 벗기고 블렌더에 간 비트와 우유 200ml, 휘핑크림 200ml를 통해 분홍빛 크림소스를 만들 준비를 합니다.
3. 팬에 버터 2조각을 두르고 양파를 살짝 노릇하게 캐러멜 라이징 한 후 마늘과 다진 돼지고기 안심을 볶습니다. 이후 후추와 맛술에 절여둔 명란젓 한 스푼으로 간을 한 후 볶습니다. 이때 다진 돼지고기 안심은 물기를 제거한 후 소금 반 스푼과 후추, 올리브 오일 한 스푼에 미리 절여두시는 것을 권장드립니다.
4. 돼지고기 안심이 익었을 때 준비해둔 우유와 크림을 붓고 기호에 맞게 비트즙을 넣어 색을 맞춥니다. 8분간 삶은 스파게티 면을 넣고 크랜베리 한 줌을 곳곳에 뿌려주고 플레이팅 시 삶은 콜리플라워와 명란젓으로 플레이팅 마무리를 합니다.
* 벚꽃의 하얀 느낌을 보다 살리기 위해 토핑으로 파마산 치즈를 올리는 방법 또한 추천드립니다.
너무 진하지도 연하지도 않은 은은한 분홍빛 크림소스 위 송이송이 피어난 콜리플라워와 달콤 짭조름한 면과 크랜베리의 맛에 기분마저 들뜨는 한 끼였습니다. 얼핏 보기엔 너무 달지 않을까 싶지만 명란과 마늘, 다진 돼지고기 안심이 짭짤한 맛을 내어 그 균형을 잘 맞췄습니다.
함께 곁들인 드립 커피도 원두의 종류 때문인지 요리 때문인진 모르겠지만 쓴맛만 떠올랐던 커피가 시럽이나 설탕을 넣지 않아도 그저 달게만 느껴졌습니다.
요리를 하면서 항상 먼저 떠올리는 것은 보는 즐거움과 먹는 즐거움입니다. 작은 한 그릇에 담더라도 그 날의 감정을 더 분위기 있게 채워줄 모양새, 그리고 이와 어울리는 기분 좋은 맛을 담은, 그런 소소한 즐거움을 선물하려 합니다.
그런 작은 진심을 이번엔 낭만적인 봄의 설렘으로 한 접시에 표현해 보았습니다. 괜스레 들뜬 마음에 혼자 조금 이른 봄맞이를 해보았지만 거리 곳곳에 꽃잎이 가득할 그 무렵 소중한 사람과 함께 다시 한번 이 한 끼를 나눠보려 합니다.
살랑살랑 부는 봄바람에 분홍빛 설렘이 하얗게 활짝 피어 산들산들 흩날려 나에게서 당신에게 따스하게 전해질 그 날이 오길 기다려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