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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네잎 Nov 18. 2022

책갈피에서 툭! 떨어진 시

- 생텍쥐페리, 『어린 왕자』에서

“아저씨도 알 거야……. 아주 슬플 때면 해 지는 것이 보고 싶어져.”

“그럼 해 지는 것을 마흔세 번이나 본 날, 넌 아주 슬펐던 거구나?”

그러나 어린 왕자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 생텍쥐페리, 『어린 왕자』, 대교베텔스만, 2007, p34.





마젠타*

- 정서진에서





태양의 고도가 서서히 낮아지는 장면을 나란히 함께 응시한다


그러나 다른 감정으로


마침내 서로 누군지 모르게 되겠지만 서쪽이 내일도 서쪽일까 의심 없이


우리는 점점 더, 어둠 쪽으로 옮겨 앉는다


기다리는 것이 다가와 눈을 감겨도 보이는 것이 있다


상처는 왜 일몰 후 더 즉물이 되는 걸까


지금 내게로 응혈이 고인다 서둘러 빠져나간 한 사람의 깊이만큼


저 달은 하늘이 있지만 언제나 검다지 내 안에 내가 있는 것처럼



*보라 빛이 도는 빨간색


- 김네잎,「마젠타」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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