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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열혈청년 훈 Dec 15. 2024

[시사잡설]윤석열 탄핵, 윤석열정부는 어떻게 기록될까?

윤석열은 2022년 5월 10일 대한민국 제20대 대통령으로서 임기를 시작하였습니다.

그리고 2024년 12월 14일 오후 7시 24분, 국회의 탄핵소추의결안이 헌법재판소에 전달되며 직무가 정지되었습니다.

이어질 탄핵심판에서 탄핵소추안이 기각되지 않는 경우, 윤석열 정부는 951일간 유지되어 1,000일도 채우지 못하게 됩니다.


이 시점에서 윤석열 정부는 어떠한 정부였는지 한 번 간단히 기록해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 같습니다.

저의 사견이지만 이 글을 읽는 분들이 지난 951일을 복기하는데 도움이 된다면 더 바랄 것이 없겠습니다.


키보드를 멈추고 곰곰히 생각해보았습니다.

윤석열 정부는 도대체 어떤 정부였는가?


윤석열 정부 집권기는 한 마디로 "신념을 가진 무식한 사람이 권력까지 잡았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가?"를 보여준 일종의 거대한 사회실험 기간이었다고 생각됩니다.

문제는 이 실험에 국민은 참여하겠다는 동의를 한 적도 없는데, 그 피해는 고스란히 받았고 대한민국의 미래에까지 파장이 이어질 것이라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습니다.


그러면 본격적으로 글을 시작해보겠습니다.

사람이 열이 난다고 할 때 해열제를 처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왜 열이 났는가?"를 판단하는 일입니다.

간단한 감기로 인한 것인지, 맹장이 터지는 등 내부 장기가 문제가 생긴 결과로 발열이 난 것인지, 뼈가 골절되거나 뼈가 드러날 정도로 상처를 입어서 그런 것인지 등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하지 않은채 단순히 해열제만 처방해서는 다시 열이 오르는 것은 당연지사입니다.



1. 무식한데 신념만 강한 사람의 특징 - 합리적인 사람, 진심으로 자신을 생각해주는 사람이 떠나간다


무식한데 신념만 강한 사람이 단 하나의 예외도 없이 보이는 특징이 있습니다.

바로 주위에 좋은 사람, 합리적인 사람, 자기를 진심으로 위해주는 사람이 없다는 것입니다.

정확히 말하면 그런 사람이 스스로 떠나가지 않으면 안 되도록 만듭니다.


윤석열은 어떠했을까요?

정치참여 선언, 대선기간 중 본인과 함께 했던 김종인을 내치고 이준석을 쫓아냈습니다.

여기까지만이라면 백번 양보해서 김종인, 이준석이 대통령이 된 이후 지분을 주장할 수 있어(실제로 주장했는지는 모르겠으나) 토사구팽을 했다는 식으로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를 정계입문때부터 도왔던 죽마고우 연세대 이철우 교수가 뉴라이트로 분류되는 김형석 교수를 독립기념관장으로 임명한 뒤에는 비판을 하며 거리가 생겼고,

윤석열 당시 대선후보와 단일화했었던 안철수 의원은 지난 1차 탄핵소추안 정족수 미달시에도 자리를 지켜 윤석열을 손절(?)했음을 다시 한 번 각인시켰으며,

무엇보다도 그가 검찰에 있을 때 가장 아끼는 후배였으며 윤석열 정권의 황태자였던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와는 불화를 넘어서서 12.3 내란사태 때 체포를 지시할 정도로 남보다 못한 사이를 넘어 거의 원수지간에 가깝게 되었습니다.


신념이 강해도 똑똑하면 애초에 틀린 소리, 이상한 소리를 할 가능성이 낮고

무식하더라도 신념이 약하면 주위의 합리적인 조언에 귀를 기울일 수 있습니다.

오직 무식한데 신념만 강한 사람이 옳은 조언을 듣지 못하고 혼자 폭주를 하다 나락을 갑니다.


언론을 통해 간간히 흘러나왔던 것처럼 용산이 처음부터 마냥 이상하지는 않았습니다.

윤석열 정권 초창기를 보면 말도 안되는 정책 - 예를 들면 주 69시간 근로, 초등입학연령 1세 낮추기 등 -이 나오면 그 이후에 "오해다", "와전되었다", "단순 검토중이다"라면서 어떻게든 수습을 했습니다.

아마 이 때만 해도 합리적인 분들이 대통령실에 포진하여 대책없이 지른 것을 뒷수습했기 때문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러나 그 이후 그런 합리적이고 정상적인 사람들이 하나, 둘 용산을 떠났던 것 같습니다.

올해 초반부터 지금까지 우리 사회를 혼란과 혼돈으로 몰아넣고 해결되지 못하고 있는 의대정원 2,000명 문제만 하더라도 정권 초반처럼 다소 모양새는 빠질지언정 슬그머니 없던일로 하면 지금과 같은 심각한 문제로는 발전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렇게 되지 않은 가장 유력한 해석은 용산에서 정상적이고 합리적인 판단을 하며 브레이크를 걸던 사람들이 모두 사라졌기 때문이라고 보는 것이 합리적일 것입니다.



2. 무식한데 신념만 강한 사람들의 특징 - 신념의 기반이 되는 확신을 스스로 만들어내지 못하니 외부에서 가져온다.


사전적 의미로 신념은 '굳게 믿는 마음'입니다.

무언가를 굳게 믿기 위해서는 확신이 필요합니다.


보통 이러한 확신은 자기 스스로 만들어갑니다.

살아가는 과정에서 내가 배우거나 스스로 경험한 것을 적용해보고 수정하고 보완해가다보면 어느 순간 신념이란 것이 만들어집니다.

이처럼 제대로 된 신념은 외부와의 상호작용에 의해 만들어집니다.


요즘처럼 빠르게 바뀌고 정답이 무엇인지 알기 어려운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모두가 각자 나름의 신념이 필요합니다.

이 점은 무식한 사람이라고 해서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문제는 무식한 사람은 신념을 스스로 만들어가기보다는 외부에서 간편하게 빌려와서 자기의 신념으로 씁니다.


물론 모든 무식한 사람이 그런 것은 아닙니다.

무식한 사람 가운데서도 스스로 훌륭한 신념을 만들어내는 사람도 있고, 무식하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기만 해도 말도 안되는 이상한 다른 사람의 확신을 그대로 자신의 신념으로 만들지 않습니다.


오직 무식한데 정작 스스로는 자기를 굉장히 똑똑한 사람으로 착각하는 이들만이, 다른 사람의 이상한 확신을 스스로의 신념으로 그대로 수입합니다.

다른 사람에게 자기 생각을 밝혀서 반박을 받고 교차검증을 받는 과정을 거치게 되면 자신의 빈약한 논리와 부족한 지능이 드러날 것이 두려워 그러지는 못합니다.


여기서 실제로는 무식한데 자기 스스로는 똑똑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지름길, 편법을 택합니다.

공부를 하고 수양을 쌓는다는 선택보다는 자기가 생각하기에 똑똑하다 생각하는 사람, 옳다고 생각하는 사람의 확신이나 생각을 그대로 자신의 생각으로 받아들여 다른 사람과 맞서는 길을 선택합니다.


비극은 여기서 간택의 대상은 높은 확률로 비이성적인 믿음이나 사기꾼이 된다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조금만 사회생활을 해봐도 아시겠지만, 괜찮은 사람, 현명한 사람일수록 말을 아낍니다.

단순히 책임을 지기 싫어한다는 식의 논리가 아니라, 본인이 충분히 많이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본인의 부족한 점을 파악하고 있으며 실수할 가능성에 조심하는 것입니다.


반면에 사기꾼들은 그런게 없습니다.

1밖에 모르면서 10을 아는 것처럼 떠벌립니다.

어느 정도 지식이나 경험이 있는 사람은 '아, 이 사람 사기꾼이구나 또는 말만 앞서는 사람이구나'고 생각하여 가볍게 거르지만...

스스로를 똑똑하다고 생각하는 무식한 사람은 그걸 간파할 지능, 경험이 없으니 그대로 홀라당 넘어갑니다.


부창부수라는 말이 있습니다.

영부인 김건희 여사가 무속을 좋아하는 것은 이제는 거의 공공연한 사실이 되었습니다.

부부는 서로 닮게 마련이고 완전히 정반대의 성향인 사람이 삶을 함께 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무당을 신봉하는지는 모르겠으나, 이번 내란사태에서 선관위를 장악하려고 시도한 근거가 틀튜브에서 제기하는 부정선거를 밝히기 위해서였다고 하니 결과적으로 스스로가 똑똑하다고 생각하는 무식한 사람 부류에 들어가지 않나 싶습니다.



3.  윤석열 정부 폭주에 언론은 책임이 없는가?


윤석열 정부는 셀 수 없이 많은 지록위마를 행했습니다.

그런데 그 때 단 한 번이라도 언론에서 한 목소리로 정권을 질타했다면, 그 때도 과연 12.3 내란사태와 같은 것을 벌일 수 있었을까요?

저는 이번 윤석열 정부의 폭주, 내란사태의 숨은 조력자 내지는 방조자는 언론이라고 생각합니다.


따지고 보면 전국민 듣기평가를 실시했던 "바이든 날리면"부터 조짐은 이미 있었습니다.

그냥 단순히 말실수를 했다고 하면 넘어갈 수 있는 문제였습니다.

그러나 정권은 전국민 듣기평가를 실시했고 MBC를 이후 전용기 탑승에서 배제했으며, 질문기회를 주지 않았고, 소송까지 걸었습니다.


한 번 이런 방법으로 위기를 돌파(?)하고 나자, 이후부터는 거침이 없어졌습니다.


그나마 결과적으로 장악에 실패한 MBC는 계속해서 언론 본연의 자세를 유지하려고 노력했으나, 장악된 KBS에서는 차마 눈 뜨고 보기 어려운 목불인견의 행태들이 지속되었습니다.

뉴스 논조가 정부 홍보지 수준으로 바뀐 것은 백번양보해서 어느 정도 각 정권에서도 그런 면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조그만 백 파우치 논란으로 국민들 화를 돋군 박장범 앵커를 사장으로 임명하는 것은 민망하기 그지없는 일이었습니다.


뉴라이트인사를 독립기념관장으로 앉히고, 군사기밀 누설 유죄판결을 받았던 김태효를 사면하면서까지 안보1차장으로 발탁하고 이후 사실상 대한민국의 모든 외교를 관장하는 것이 적절했는지, 이런 부분에 언론의 책임은 없는지 묻고 싶습니다.



4. 마치며 - 검찰과 기재부는 누가 대통령이 되든 곡소리가 날 것이다.


윤석열이 기적적으로 탄핵이 기각되어 대통령으로 복귀하건, 조기대선이 치러져 국민의힘에서 설사 다시 한 번 대통령을 배출하더라도....

검찰과 기재부는 서슬 퍼런 칼날을 피해가지 못할 것입니다.


이번 정권은 많은 사람들이 말하듯 검찰과 모피아의 연합정권이었습니다.

그들은 이번에 민낯을 적나라하게 보여줬습니다.


다음에 누가 대통령이 되건, 이 두 부처에 대한 대대적인 개혁은 불가피할 것입니다.

특히 검찰은 개헌이 된다면 현재의 무소불위 권력의 상당부분을 내놓지 않으면 안 될 것입니다.


윤석열 정권 951일은 궁극적으로 기존 대한민국 엘리트, 기득권 세력에게 이 나라를 더 이상 맡길 수 없다는 것을 확인하는 시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대한민국이 앞으로 벌어질 신냉전시대, AI시대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조속한 방향전환이 필요합니다.

이보전진을 위한 일보후퇴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라마지 않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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