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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fia May 31. 2023

학벌은 폐지되어야 한다

학벌 폐지의 정당성


 "서연고 서성한 중경외시" ... 이런 어떤 불경과 같은 이 주문. 바로 대학교의 서열을 열거해놓은 것이다. 지방에선 소위 '인서울'을 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며 학창시절을 불태운다. 명문대학교를 가기위한 몸부림이다. 과연 이런 학벌 사회는 우리에게 유익하다고 볼 수 있을까? 건강하게 자신의 가치관에 맞게 인생을 설계하는 민주 시민을 길러내기에 적합하다고 할 수 있을까?


 나는 극도의 학벌주의로 사회가 흘러가는 것에 대해 매우 회의적이다. 먼저, 학벌로 인해 양극화가 심화된다. 입시 결과로 대학을 잘(?)가서 상위 5%에 드는 학생들과 그렇지 못한 나머지 학생들... 입시 결과가 벌어졌듯이, 앞으로의 그들의 인생의 격차도 점점 더 벌어진다. 이러다보니 사회의 통합은 요원해진다.

 또한, 모든 사람들이 다 좋다는 대학을 가기 위해 재수, N수를 하는 학생들을 보면 우리나라의 교육 비효율성이 얼마나 심각한 지 알 수 있다. 학창시절의 아름다운 시기를 모두 반납하고 모든 학생들이 획일적으로 같은 곳만을 바라보는 것이다. 적성에 따라 진로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맹목적으로 명문대를 가야 성공한다는 생각이 만연하다. 사실은 자신이 진짜 하고 싶은 것도 아닌, 굳이 필요없는 학위를 취득하기 위해 한 학기에 수백만원이 드는 대학교를 다닌다. 명문대 프리미엄(인맥, 대학교간판 등)을 얻기 위해서일 것이다.

 양극화를 심화시키고 사회통합을 방해하며 비효율적인 이런 학벌 사회가 실질적으로 폐지된다면 여러가지 좋아지는 부분을 생각해볼 수 있다. 먼저, 사교육이 줄어들고 공교육이 더 공고화 될 것이다. 우리가 사교육에 열풍이고 공부에 목을 매는 이유는 상위권 학교에 들어가야 인생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인식 때문일텐데, 그런 대학의 서열이 없어진다면 그렇게 입시 교육에 모든것을 올인하는 사회는 없어질 것이다. 어느 대학을 가도 똑같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면 지방 학생들과 저소득층 아이들에게 기회가 열릴 수 있고, 소위 대한민국이 '서울 공화국'이라는 오명을 벗을 수도 있을것이다.

 또 학생들은 자신에게 맞는 자유로운 진로를 설계할 것이다. 대학교 입시와 상관없이 내가 진짜 좋아하는 일을 선택할 시간을 더 많이 가질 수 있다. 사실 대한민국의 아이들에게, 자신이 어떻게 앞으로 살아갈지를 고민하는데 주어진 시간은 턱없이 부족하다. 아이들에게 충분한 시간과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학벌이 폐지된다면 사회의 부익부빈익빈 현상이 현저하게 완화될 것이다. 집이 잘 살고 못 살고가 대학입시와 전혀 상관이 없고, 가계 소득이 입시 결과에 비례하지도 않을 것이고 그 둘의 연결고리도 끊어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러면 학군 때문에 오른 동네의 집값도 자연스럽게 잡힐 수 있다. 더불어, 학벌이 폐지되면 대학의 기회도 누구에게나 열릴 것이다. 대학공부를 하고 싶어하고 필요하다고 느끼는 사람들은 얼마든지 대학에 입학해서 공부할 수 있는 것이다.


 현대 사회에서 학벌 문화는 구시대적이며, 그저 기득권일 뿐이다. 이제 점점 사회는 학벌의 효용성이 낮아지고 있다. 고학벌의 능력있는 사람이 중시되던 사회는 끝나가고 있다. 서로 토론하고 협력해서 함께 일하고 연대해서 살아나가는 능력이 더 중요해질 것이다. 하나의 기득권을 형성하고 있는 고학벌 계층이 자신의 성공이 스스로 혼자만의 노력이 아님을 깨달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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