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보며 너를 떠올린다는 게 참 낯설다.
나에게 너는 소위 그런 애가 아니었으니까. 나와 같은 사람이 아니었으니까
나갈 채비를 하며 초조하게 거울을 보고 화장을 하는데 그 순간조차도 나는 무슨 생각을 하는 건지.
나는 내가 저절로 "괜찮아"라는 말을 내뱉는 걸 봤어.
나는 대체 무엇이 괜찮다는 것일까, 또 대체 무엇이 그렇게 불안한 것일까.
아무리 생각해도 모르겠어. 분명히 요즘 나는 여유로운 생활을 보내고 있는데 말이야.
그 생각을 하고 나니 내 일상에 문제가 많다는 생각을 다시금 하게 됐던 것 같아.
그리고는 내가 자주 듣는 노래를 틀어 공감했어. '너도 문제가 많구나. 나 못지 않게. 아니, 그보다 더.'
이미 성공해서 돈과 명성 모두 얻은 사람에게 내가 할 말은 아닌 것 같지만.
그런 생각을 하고 나니 너에 대한 생각으로 이어지더라.
너는 이런 것들에는 전혀 안 어울리는 애라고만 보였는데, 나보다 더 힘들어하고 있던 너가 떠올랐어.
사진 속의 너는 정말 누구보다 당당하고 행복해보였는데, 너가 하는 어떤 일이든 잘 되어가는 것처럼 보였는데.
그것도 맞는 말이긴 하지. 넌 그런 애가 맞으니까. 누구보다 당당하고, 너가 하는 일들을 항상 잘 해결해내는.
너는 나에게 그저 올려다볼 수 밖에 없는 빛과 같은 존재였다고 내가 전에 말한 적이 있잖아.
난 프로필 사진 속 웃고 있는 너의 표정을 믿을 뻔했었는데, 참 우리 동네 좁잖아.
너에 대한 안 좋은 소식이 들려왔어. 너는 나에게 전하고 싶지 않았을 텐데 내가 알아버려서, 그리고 이렇게 너에 대한 소식에 대해 여러 생각을 갖고, 감정을 가져서 미안해. 하지만 이미 들려온 이상, 생각은 멈출 수 없다는 걸 너도 알잖아.
그러니까 나는 오늘 아침 나의 모습을 보며 너를 떠올린 거야. 내가 알지 못하는 너의 모습. 소문으로만 들은 너의 모습을. 내가 직접 보기 전까진 상상도 안 되는 모습이야. 원래 주변 사람들의 이런 어두운 모습들은 상상조차 하기 힘들지. 그게 많이 웃고, 항상 확신있어 보이는 사람일수록.
'혼자 있을 때의 너는 어떤 모습일까. 과연 너는 너에게 어떤 말을 되새길까. 그 모습은 나와 썩 비슷할까.'
때로는 남이 이러한 모습을 궁금해해주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될 때가 있어. 너에겐 아닐 수 있겠지만, 나에겐 그렇더라.
그래서 그냥 나는 너에게 너의 이런 모습을 궁금해해주는 사람도 있다는 것을 전하고 싶어진 것 같아.
너는 이 글을 못 읽겠지만. 그래서 쓰는 거야.
너는 지금 너대로 잘 살고 있겠지. 넌 그런 애니까.
그러니 너는 어느 순간 그 모든 것들을 극복하고 있을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