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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친절한겨울 Jan 24. 2022

소화할 수 없는 존재의 우울감

아마추어같이 왜 이래



  약도 나이도 먹을 만큼 먹었다고 생각했는데 생각과 다르게 불쑥 찾아오는 우울감은 아직도 여전히 소화하기 어렵고 힘들다. 잠들지 않는 꿈을 꾸는 느낌? 노래 가사가 괜히 나온 게 아니구나. 나랑 비슷한 느낌을 가진 사람이 있는 거라 생각하니 좀 위로가 된다. 분명히 며칠간 행복했고 어제까지도 잘 지냈는데 오늘 아침 눈을 뜨면서부터 시작된 이상한 우울감. 이유를 알 수 없으니 ‘이상한’이라고 이름 붙여도 전혀 이상하지 않다. 지금 말장난이 나오냐.



  한 달에 한 번씩 뵙는 선생님께 고민 상담도 해보고 소울 메이트 남편과 아이랑 함께 맛있는 것도 먹고 잘 지냈다. 따뜻한 가족이 있고 내가 좋아하는 일도 있는데 어딘가 허전하다. 갑자기 지난 잘못들이 떠오르고 괜히 후회스럽다. 스스로 부족하다고 느껴지고 뭔가 인정받고 싶다. 욕심 많은 바보는 계획 세우길 좋아해서 머릿속이 복잡하다. 그러나 혹시나 성공하지 못할까 싶어서 비밀만 늘어난다. 자세히 살펴보면 내용은 죄다 사소하고 쓸데없는 것들인데 비밀이다. 메모 왕이라 글을 쓰고 있다가 아이나 남편이 보면 손으로 쓰윽 가리고 노트북을 딸각 덮고 휴대폰 액정도 끈다. 뭐 전부다 비밀 이래. 비밀을 만들게 된 이유는 아마도 어릴 때 엄마가 프라이버시를 많이 침해해서 그때부터 숨기는 버릇이 생긴 것 같다. 머쓱한 바보는 괜히 엄마 핑계를 대본다. 그래서 나중에 아이가 비밀을 만들고 공유하지 않는다 해도 할 말이 없다.



  지금의 나는 혼자 있고 싶다. 혼자서 이것도 하고 싶고 저것도 하고 싶은데 도의적으로 혼자 있을 수 없는 상황(?)이다 보니 속으로 스트레스받으면서 겉으로 함께이고 있다. 독립적이지 못한 나는 어쩌다가 외로움도 많으면서 혼자이고 싶은 복잡한 존재가 된 것 일까. 해결 방안을 생각해 본다. 첫 번째는 비밀 없애기. 오히려 숨기지 말고 비밀을 없애보자. 나는 이런 글을 쓰고 있고 이런 생각을 하고 있어. 공유하고 밝혀보자. 개방감 덕분에 스트레스 없이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다음으로는 혼자가 아니라서 못한다 어쩌고 핑계 대지 말고 하고 싶은 거 다 해보기. 내 주변에 이해 못 해줄 사람은 없으니까 어쩌면 다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아이로부터 감정에서 자유로워지기, 수다 떨기, 글쓰기, 영상 찍기, 별거 다 해보자. 제일 어렵지만 스트레스를 에너지로 전환하기. 시기 질투 말고 롤모델에게서 에너지 받기. 이런 뒷심없는 녀석. 갑분 ‘파이팅’ 기승전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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