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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니가나나 Feb 04. 2022

2022 제주 (제주 바다는요._)

제주패스 쓰기에 돌입한 날이 밝았다. 한경면~ 한림읍~애월읍~제주시내까지 해안로를 따라 제주를 돌아볼 생각인데 아침부터 날씨가 좋지 않다. 빗방울이 우두둑 떨어지다 해가 뜬다. "오후엔 갤 건가?" 남편이 묻길래 "아니"라고 대답한다. 통영에서 자라며 알게 된 게 하나 있다면 날씨를 가장 먼저 눈치채는 건 바다라는 거다. 오늘따라 바다가 사납다.




역시 예상은 틀리지 않았나 보다. 달리는 내내 비가 추적추적 내린다.

"내려서 바다를 보고 싶은데..."먼저 말을 꺼낸 건 남편이었다.

"어디 마땅한데 있으면 주차하자. 차에서라도 보게..."

그렇게 차를 세운 곳이 제주 해양경찰서 고산출장소 옆 공원이다. 그곳에 차를 세우고 차 안에서 와도 와 차귀도를 보다 차에서 내려버렸다.

"비 좀 맞으면 어때! "

내려서 보니 멀리 수월봉도 보인다. 방파제를 왔다 갔다 하고 공원도 한 바퀴 돌아보고 했더니 몸이 오들오들 떨린다. 세찬 바람에 비까지 맞으니 옷을 아무리 겹쳐 입어도 소용이 없다.

"덜, 덜, 덜, 나... 아... 안.. 추운데!"




내리는 비를 온몸으로 맞고 차 안에서 보는 바다가 가장 아름답다며 해안로를 달리다 풍력발전기 주변으로 주차된 유모차를 보고 "차 세워!!!"라고 외쳤고 어느새 나는 차에서 내리고 있다. 풍력발전기 아래에 쪼르르 세워진 초록색 그물을 메단 유모차가 마지막 주인을 기다리는 모습이 왠지 쓸쓸해 보였기 때문이다. 오빠는 계속 풍력 발전기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어 준다고 하는데 나는 마음이 그쪽으로 기울지 않는다.


하얀 파도가 으으슥하면서 다가오는데 해녀들은 으쌰으쌰 하면서 물질을 한다.

유모차 주인들은 오늘도 바쁘다.





안덕면에서 제주시까지 해안로 드라이브 중 발견한 카페다. 2층짜리 건물의 카페로 1층에서는 주문 및 음료 제조 하고 2층은 커피를 마시는 공간이다. 주인이 직접 로스팅을 한다. 기본 아메리카노 외에 원두에 따라 커피 가격이 다르다. '파나마 게이샤'도 있었는데 제일 비쌌던 듯... 다양한 커피를 마실수 있는 카페지만 비싼 커피를 찾는 소비자는 거의 없을 텐데 원두 관리는 어떻게 하는지 궁금했다.




주인이 직접 로스팅한 커피를 마시고 싶었지만 제주패스 쓰느라 커피를 너~무~ 많이 마셨던 날이라 레몬 생강차를 주문했다. 레몬과 생강이 넉넉하게 들어있는 찐~한 레몬강차였다. 너무 달지도 너무 지도 않은 딱 좋은 맛!


거기에 파노라마처럼 펼쳐진 제주 해안은 선물이다. 왜, 전망대 카페라고 하는지 알 수 있었다. 1분 뒤의 날씨도 가늠하기 어려운 제주의 하늘과 바다. 요란하게 돌아가는 풍력발전기가 한눈에 보인다.

얼마간 앉아 있었더니 하늘이 맑아지기 시작한다. 날씨가 오락가락.

"그래, 이게 제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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