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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근수 Apr 14. 2024

별도 진화한다

별은 종족((stellar population) I, II, III로 나눌 수 있다. 종족 I은 태양 같은 일반적인 별로 수소와 헬륨보다 무거운 원소가 많은 별이다. 따라서 주변에 행성을 거느리고 있을 가능성도 높다. 반면 종족 II는 무거운 원소가 별로 없는 별이다. 표준 우주 모델에 의하면 빅뱅 직후의 초기 우주에는 무거운 원소가 없었지만, 초신성 폭발과 함께 최후를 맞이한 무거운 별들이 무거운 원소를 우주에 공급했다. 따라서 종족 I은 비교적 최근에 만들어진 신세대이고 종족 II는 오래된 노령층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 이론이 맞는다면 무거운 원소가 전혀 없는 태초의 별이 있을 수밖에 없다. 한 번도 관측한 적은 없지만, 태초의 1세대 항성을 종족 III라고 명명한다. 오랜 관측에도 한 번도 보지 못한 것은 가스의 밀도가 극히 높은 시기에 생성된 거대별이기 때문이다. 별이 무거울수록 중심부의 핵융합 반응이 강하게 일어나면서 연료를 금방 소진하고 빠르게 초신성으로 최후를 맞이한다. 


초기 우주에 처음 만들어진 1세대 항성을 제3종족 항성(Pop III Star)이라 부르고 금속 함량이 거의 0에 가깝다. 초기의 별은 질량이 무거워 핵융합이 빠르게 이루어져 수명이 1억 년도 되지 못했을 것이어서 관측된 적이 없다. 초기 우주에서 쿨런트 역할은 수소 이온화 헬륨(HeH+)이 했을 것이라고 추정된다.


1세대 항성을 오랫동안 찾았지만 포착하지 못하다가 2019년에야 발견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발견된 곳은 행성상 성운 NGC 7027이다. 행성상 성운은 태양 같이 가벼운 별이 핵융합 과정이 끝나고 폭발과 함께 남기는 구름 덩어리이다. 가벼운 별의 폭발은 초기 우주와 같이 뜨겁고 밀도가 높아 천문학자들이 이곳을 탐색하여 확인하였다. 이번에 발견된 것은 빅뱅 직후 우주에서 처음 탄생한 화학적 분자라고 볼 수 있다. 서로 다른 두 원자가 만나 하나의 새로운 분자가 만들어지는, 우주 최초의 화학 결합의 증거를 확인한 것이다. 이것이 없었다면 1세대의 별이 탄생하지 못했을 것이고, 지금의 우리도 존재할 수 없었을 것이다.


종족 III 별의 질량이 태양의 수백 배에 달한 것으로 추정되어 수명은 수백만 년에 불과하다. 그러나 관측결과 추정한 종족 III 별의 질량은 태양의 12~60배 정도였다. 대부분의 우주 모델은 종족 III 별의 질량을 태양의 50~1000배 정도로 추정한 것과 차이가 있다. 그래서 슈퍼컴퓨터를 이용해서 역대 가장 상세한 우주 시뮬레이션을 한 결과 태양 질량의 8~58배 정도 되는 별이 만들어져 관측치와 부합되었다. 이는 종족 III 별에 대한 논란을 해소하고 실체에 좀 더 다가갈 수 있는 결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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