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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근수 Jun 19. 2024

종달새 형과 올빼미 형 인간의 수면건강

종달새 형과 올빼미 형 인간의 수면건강


2022년 6월 서울에 열대야가 나타났다. 서울에서 6월의 열대야는 관측 이후 2022년이 처음이었었다. 오늘은 2024년 6월 19일인데 아침부터 덥다. 나같이 더위를 많이 타는 사람은 에어컨을 켜고 냉커피를 마셔야 살 수 있다. 오늘도 그렇다. 지구온난화로 점점 더 심해질 것 같다. 열대야는 수면을 방해하고, 수면장애가 있는 사람에게는 더욱 고역이다. 


누우면 5분 내로 잠들고 초저녁부터 잠들어 해가 뜰 때까지 죽은 듯이 너무 많이 잤었다. 게다가 점심 먹고 낮잠도 ‘충분히’ 잤다. 그래서 친구들과 여행을 가면 핀잔을 많이 들었다. 밤새도록 노는데 혼자 잠이 들었다. 중년이 넘어가면서 자다가 종종 한밤중에 깨서 잠을 설친다. 사실 인간의 뇌는 자는 동안 늘 잠시 깼다가 다시 잠들기를 100회 이상 반복한다. 뇌가 이렇게 짧은 깨어남과 수면을 반복한다고 해서 수면의 질이 떨어지진 않는다. 정상적인 수면이고, 오히려 기억력 강화에 도움이 된다. 호르몬 작용으로 여러 차례 뇌가 깨어나도 잠자는 사람은 못 느끼기 때문이다. 뇌는 깨어 있을 때와 똑같이 활동했지만 각성 시간은 매우 짧다. 밤에 자다가 잠깐 깬다고 해서 신경 쓸 필요는 없다. 짧은 시간의 깨어남은 기억력과 연관된 수면 단계의 한 부분이다. 그러나 불면증은 다르다.


밤에 잠이 안 오거나 잠을 자다가 너무 일찍 깨거나 너무 자주 깨어나는 것을 불면증이라고 한다. 열 명 중의 한 명이 불면증이 있으며 세계적으로는 7억 명이 넘는 사람이 불면증에 시달린다. 불면증이 나타나는 원인은 다양하다. 스트레스, 수면 습관, 우울증, 심혈관질환, 기타 생리장애 등이다.


밤늦은 시간에 정신이 맑아지고, 아침에 일어나는 게 힘든 증상이 지속되면 ‘지연성 수면위상증후군’이다. 잠드는 시각이 새벽 2시 이후로 늦어져 충분히 자지 못한다. 지연성 수면위상증후군은 전 세계 인구의 약 6%가 겪는다. 청소년기에 발병하는 확률은 10~12%로 전체 평균의 2배 가까이 된다. 문제는 정신건강에 좋지 않다는 점이다.


사람들은 자신의 생체리듬에 따른 수면시간(chronotype)에 맞춰 잠을 자고 사는 것이 좋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렇지 않다. 자신의 생체리듬에 상관없이 ‘올빼미’ 족은 정신건강에 좋지 않다. 영국인의 경우 아침 형이 25%, 야행성이 9% 나머지는 중간형이다. 전 세계 사람들도 비슷할 것이다. 올빼미 족은 아침 형이나 중간형보다 정신건강 장애 진단을 받을 확률이 20%~40% 더 높다. 일찍 일어나는 사람이 대체로 정신건강 상태가 가장 좋다. 해가 져서 어두우면 자고 해가 뜨면 일어나는 것인 오랜 진화과정에 적응된 행태일 것이기 때문이다. 다행이도 필자는 여기에 속한다. 야행성인 사람은 일찍 자는 습관을 들여야 하지만 쉽게 바뀌지 않는다.

https://www.sciencedirect.com/science/article/abs/pii/S0165178124002415


극히 일부 사람들은 늦게 자고 아주 짧은 수면을 취해도 건강에 문제가 없는 사람도 있기는 하다. 그래도 태양의 일주기에 따라 사는 것이 아무래도 진화과정을 생각해보면 좋을 것 같다. 수면시간을 바꾸는 것은 쉽지 않지만 불가능도 아니다. 인간의 의지는 놀랍다. 그걸 자유의지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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