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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쿼이아 나무와 민물조개로 보는 2억 년 전 대륙이동


그래도 지구는 돈다.

Eppur si muove.

And yet it moves.

갈릴레이(Galileo Galilei)


인간 무지를 깨는 역사적 말이다. 인간의 오감이나 직감으로 가지는 상식이란 오류투성이임을 보여주는 말이다.


3억 년 전에는 대륙이 하나로 뭉쳐져서 판게아 초 대륙이 만들어졌다. 판게아는 2억 년 전부터 해체되기 시작해 여러 개의 대륙으로 갈라졌다. 공통 조상에서 유래해 초 대륙에 흩어져 있던 생명은 초 대륙의 분리로 각기 다른 진화 경로를 통해 대륙 고유종으로 진화하게 됐다. 대륙마다 다른 생물이 살게 된 오래된 역사이다. 인간의 상식으로 알 수 없었던 역사이다. 인간의 인식능력이란 너무도 무지한 것이다.


판게아의 형성과 해체는 현재 대륙의 모양과 화석의 분포 등을 통해 확인됐으며 판구조론이 정립되는 결정적인 근거가 됐다. 판게아의 해체 후에도 대륙의 이동은 계속되어 현재의 대륙 분포가 만들어졌고, 현재도 대륙의 이동, 합체와 분리가 진행 중이다. 한 인간이 살아가는 생애 동안에는 거의 표가 나지 않지만.


약 2억5000만 년 전 고생대 말 페름기에는 지구 생명체의 90% 이상이 멸종하는 엄청난 사건이 일어났다. 사실 지구의 역사는 ‘창조’의 역사가 아니라 대멸종과 파괴의 역사였다. 거의 대부분의 생명은 지구상에서 사라졌다. 우리 인간과 우리가 지금 보는 생명은 극히 일부일 뿐이다. 이후 중생대 초 트라이아스기(Triassic Period, 2억4500만 년 전~1억8천만 년 전)에 어류, 양서류, 연체동물이 담수 생태계로 이동해 진화했다. 담수 생태계는 다양한 생물이 육상으로 이동할 수 있는 징검다리이며 육상 생물의 다양성 진화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하지만 각 생물 종이 어떤 시기에 어떤 과정을 통해 이동하여 진화했는지는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아 오랜 연구 주제 중 하나다. 이러한 진화과정에서 나타난 식물과 동물의 예는 무수히 많을 것이다.


사이프러스 나무(Cypress)도 약 2억 년 전 초 대륙 판게아가 여러 대륙으로 갈라질 때 운명을 같이 해 여러 종으로 갈라졌다. 판게아 대륙이 갈라지면서 사이프러스가 거대한 아메리카 삼나무와 세쿼이아 등으로 진화했다. 판게아의 북반구 쪽 절반인 로라시아 대륙에는 북미, 그린란드, 유럽, 아시아 대부분 지역이 포함돼 있었고 남반구의 곤드와나 대륙에는 남미, 아프리카, 인도, 남극대륙과 호주가 포함돼 있었다. 고대 식생의 흔적은 아직까지 남아 있어 편백아과의 후손들은 주로 옛 로라시아대륙에서 서식하는 반면 칼리트리스속의 후손들은 과거 곤드와나에 속했던 지역에서 자라고 있다.


2024년 연구에 의하면 담수에 서식하는 조개는 1억9000만 년 전 초 대륙 판게아가 남반구와 북반구로 갈라지는 과정에서 바다에서 육상으로 이동해 진화했다.

https://www.nature.com/articles/s42003-024-06871-6


지구상의 생명은 환경변화의 산물이다. 소행성 충돌 같은 초대형 참상, 빙하기와 간빙기 같은 기후변화, 대륙의 이동, 화산대폭발 등으로 수많은 생명이 멸종하고 진화하면서 살아남은 것이 현재의 생명계와 인간이다. 과거의 역사는 미래에도 이어질 것이다.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미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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