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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하고 아름다운 시도 쓰는 인공지능

인간에 버금가는 인공지능이 가능해진다면 ‘난 나의 뇌인가?’라는 질문은 새로운 양상을 띨 것이다. 인간이 인간과 같은 인공지능을 만들어 낸다면 의식이 뇌라는 하드웨어, 그 하드웨어를 이루고 있는 분자 하나하나로 환원될 수 있다는 걸 증명하는 것이다. 인간의 뇌란 결국 생각하는 ‘기계’라는 걸 증명하는 셈이다. 더글러스 호프스태터(Douglas R. Hofstadter)와 다니얼 데닛(Daniel C. Dennett)이 쓴 책『이런, 이게 바로 나야』(2017)대로 탄성이 나올 것이다.


인공지능이 단순한 ‘기계’를 넘어 생각하고 공감하는 능력도 나타나고 있다. 마음이론(Theory of Mind)은 타인의 의도를 파악하는 인지적 공감으로, 사회적 상호작용의 핵심 요소이며 소통과 공감 경험에 필수적이다. ‘챗 GPT’ 같은 거대언어모델은 타인의 마음을 읽는 능력에서 사람과 비슷하거나 능가한다는 것은 이미 밝혀졌다. 간접 표현, 잘못된 믿음, 잘못된 지시를 식별하는 등 타인의 마음을 추적하는 능력 테스트에서 인간과 유사하거나 능가하는 성능을 보인 것이다. 그렇다고 미묘한 감정을 가진 인간과 같거나 마음이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이것이 진화하면 인간 못지않은 공감능력을 가질 것이다.


시 같은 문학작품은 인공지능이 넘을 수 없는 능력으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2024년 연구를 보면 생각이 달라질 것이다. 유명 시인의 시와 인공지능이 쓴 시를 사람들은 잘 구분하지 못한다. 심지어 인공지능이 지은 시를 더 좋아한다. 저명한 시인 10명의 시와 이를 모방해 인공지능(챗GPT3.5)가 만든 시를 사람들에게 주고 실험을 했다. 유명 시인의 시 5편과 AI의 시 5편을 무작위로 제시한 다음 시인과 AI의 시를 구별하도록 했더니 정확도는 46.6%로 나왔다. 무작위로 찍을 경우 나오는 기대 값은 50%에도 미치지 못할 정도로 구분을 못 했다. 인공지능이 만든 시를 사람이 쓴 것이라고 판단할 가능성이 더 높았다. 또 이들이 시인이 쓰지 않았을 거라고 평가한 시 5편은 실제 시인이 쓴 것이었다. 두 번째 실험에서는 ‘사람이 쓴 시’, ‘AI가 쓴 시’, ‘출처 정보 없음’ 등 정보를 주고 평가하게 했다. ‘AI가 쓴 시’라고 하면 ‘사람이 쓴 시’라고 들은 시에 비해 낮게 평가했다. 시의 출처 정보가 없다는 말을 들은 참가자들은 인공지능이 만든 시를 시인들이 쓴 시보다 더 높게 평가했다. 이 연구 결과는 인공지능이 이미 인간 수준만큼 왔음을 보여준다. 이번 인공지능은 구 버전이며, 한층 성능이 향상된 인공지능(챗GPT 4.0)이 서비스되고 있다.

https://www.nature.com/articles/s41598-024-769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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