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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과 수명연장의 상관관계와 인과관계


과학자들은 오랫동안 선충과 초파리에서 생쥐와 영장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동물을 대상으로 칼로리를 제한하면 수명을 연장하는 효과가 있다는 것을 알아냈다. 칼로리 제한이 세포와 유전자의 노화 속도를 늦출 수 있다는 것도 밝혀졌다. 칼로리를 줄이면 체중과 함께 혈압, 염증이 줄고 혈당 조절 기능이 향상됐다. 소식을 하면 장수한다.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러나 사람은 모두 다르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인간은 똑같은 유전적 배경을 가졌지만 사람마다 차이가 많다.


초파리를 대상으로 열량을 줄인 실험을 한 결과 50% 정도만 수명과 건강수명이 함께 연장되었다. 건강하게 오래 살기 위해 식사를 제한할 경우 사람에게 어떤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에 대하여 조심스럽게 판단하여야 한다는 연구이다. 13%는 먹이를 제한했을 때 신체적 활동이 더 활발해져 건강효과가 있는 것으로 추정됐지만 수명은 오히려 짧아졌다. 5%는 수명은 더 길어졌지만 신체 활동성은 떨어져 건강은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32%는 먹이를 제한한 것이 수명이나 건강수명에 어떤 이로움이나 해로움도 주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먹이를 똑같이 제한해도 각 개체의 반응은 유전적 특성에 따라 다를 수 있고, 그에 따라 수명 연장이나 건강 등에 대한 미치는 영향도 다를 수 있다. 유전적 배경에 따라 식사 제한이 자신에게 미치는 영향이 달라질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물론 소식을 하면 수명이 연장되는 효과는 있다. 평균적으로. 2022년 연구를 보면 흥미로운 점이 있다. 소식을 하더라도 언제 하느냐에 따라 수명연장 효과가 다르다는 점이다. 생쥐를 대상으로 실험은 한 결과를 보면 소식을 하면 평균 10% 오래 산다. 그런데 활동을 많은 시간에 식사를 하면 수명연장 효과가 극대화된다. 생쥐의 경우 35%까지 수명이 늘어났다. 다시 말해 활동하지 않는 한 밤중에 먹으면 소식을 하더라도 수명연장 효과는 떨어진다. 아침을 많이 먹고 저녁은 적게 먹어야한다는 의미이다.


소식이 수명을 증가시킨다는 것은 상관관계이다. 인과관계와는 다르다. 무엇이 수명을 증가시키는 것인지가 인과관계이다. 2024년 제한적이지만 인과관계를 밝힌 연구가 나왔다. 


칼로리를 제한하면 특정한 단백질 효소(adenosine monophosphate-activated protein kinase, AMPK)는 생화학적 경로를 활성화한다. 배가 고플 때 활성화돼 혈당을 낮추고 체지방을 개선하는 효과가 나타난다. 이 효소를 자극하는 분자가 장내 박테리아가 만드는 ‘리토콜산(Lithocholic acid)’이라는 점을 밝힌 것이다. 쥐에게 리토콜산을 주었더니 신진대사가 개선되고 미토콘드리아의 수와 성능이 향상되었다. 리토콜산을 얻은 쥐는 오래 달리고 원기 왕성해지면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는 않지만 수명도 약간 증가했다. 초파리와 선충은 통계적으로 의미가 있는 수명 연장을 보였다. 쥐와 같은 포유동물에서 수명 연장 효과가 미미한 것은 이 연구의 한계이다. 특정 쥐에게만 적용한 결과이므로 보다 넓은 범위의 쥐 대상 연구가 필요하다. 이를 보면 소식과 장내미생물이 무언가 관계가 있음을 암시한다. 자연식품이 유익한 장내미생물을 늘리므로 소식을 하더라도 자연식품 위주로 먹을 것을 권장한다.

https://www.nature.com/articles/s41586-024-08348-2

https://www.nature.com/articles/s41586-024-08329-5


소식을 하면 노화를 늦추고 수명을 늘려주는 유전자도 초파리와 인간 세포에서 발견됐다. 유전자 이름은 산화저항유전자이다. 이 유전자의 발현이나 변이는 수명을 늘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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