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있음의 증거로서의 먼지
“이놈의 먼지는 치워도 치워도 끝이 없네.”
하루에도 몇 번씩 청소기를 돌리고, 걸레를 쥔다.
그럴 때면 문득 생각한다.
정말로 먼지는 왜 이렇게 쌓이는 걸까?
왜 우리 집은 하루만 지나도 다시 먼지투성이가 되는 걸까?
아마도 그건 단순히 청소의 피로가 아니라, 살아 있음이 끊임없이 증식하는 현상이기 때문일 것이다.
먼지는 사라지지 않는다.
공기 속에서도, 우리의 피부에서도, 빛이 부서지는 틈마다 새로이 태어난다.
하루를 살고, 밥을 짓고, 아이를 웃기고, 한숨을 내쉬는 그 순간마다 작은 입자들이 공기 중으로 흩어진다.
그건 더러움이 아니라, 하루의 흔적이다.
기쁨이 지나간 자리, 눈물이 마른 자리, 사랑이 머물렀던 공기 속에는언제나 미세한 입자들이 남는다.
그게 바로 먼지다 — 감정이 굳어 남은 형태, 시간이 남긴 빛의 잔향.
그래서 아무리 치워도 또 생긴다.
우리가 여전히 숨 쉬고, 살아 있기 때문이다.
주부의 하루는 먼지와의 싸움으로 시작해 먼지와의 화해로 끝난다.
“이놈의 먼지는 왜 이렇게 쌓이지?”
그 투정 속에는 사실, 삶이 아직 움직이고 있다는 조용한 위로가 숨어 있다.
살고, 숨 쉬고, 사랑하고, 먹고, 웃고, 울면 그 모든 작은 사건들이 공기 속에 남아 조용히 빛을 반사한다.
그건 보이지 않는 생활의 별빛이다.
먼지는 우리가 살고 있다는 증명이다.
그래서 먼지를 치우는 일은 단순한 청소가 아니라, 오늘을 정리하는 일이다.
손끝으로 닦아내는 건 쌓인 피로만이 아니라, 지나간 하루의 흔적과 감정을 조용히 정돈하는 의식 같은 것이다.
어쩌면 먼지는, 우리가 살아 있다는 것을 가장 확실히 보여주는 빛의 가루다.
먼지는 사라진 삶의 파편이 아니라, 오늘이라는 시간을 증명하는 빛의 가루다.
그걸 알고 나면, 청소는 피로가 아니라, 조용한 감사의 몸짓으로 바뀐다.
창문을 열면 빛이 들어오고, 그 빛 속에서 먼지가 반짝인다.
그건 오늘 하루가 여전히 살아 있다는 신호다.
살아 있는 사람들만이 볼 수 있는, 작고 확실한 우주의 숨결이다.